[해외토픽] 사우디 원유 생산·정제 시설 테러…월요일 유가 ’공포‘
[해외토픽] 사우디 원유 생산·정제 시설 테러…월요일 유가 ’공포‘
  • 정강철
  • 승인 2019.09.15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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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 드론기 공격 주장…석유시설 당분간 가동 중단
사우디 생산량 절반 감소 세계 공급 5% 차질, 원유가격 영향
사우디·미국 비축유 방출 시사… 에탄올·천연가스 생산도 절반 감소

 

사우디아라비아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에 대한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석유시설 가동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 SAP통신은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57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감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석유 공급의 5%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가동 중단 기간 원유 공급 부족분을 보유 재고로 보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석유화학 원료인 에테르와 천연가스 생산량도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CEO는 이날 시설을 재가동하기 위해 수리 중이라며 이틀 뒤 진행 상황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조직 후티는 14일 새벽 무인기 10대로 사우디 원유 공급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미 국무 장관은 무인기가 예멘에서 온 증거는 없으며 이란이 직접 관여했을 것으로 시사했다.

무인기 공격은 사우디 동부의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의 시설 2곳으로 발생한 화재는 진화했으며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후티 반군이 공격에 이용한 무인기는 비행 거리와 공격의 정확성 등에서 크게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사우디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사우디는 이란이 후티 반군에 무인기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면서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는 더욱 긴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 가격은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수요 침체로 약세 추세가 이어졌지만 이번 공격에 따른 공급 차질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BBC는 이번 공격으로 세계 원유 생산의 10%를 생산하는 사우디의 생산량이 절반가량 줄었기 때문에 월요일 시장이 열리면 원유 가격에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전화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석유시설 공격을 강력 비난하고 자위력 강화를 위한 지연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인프라에 대한 폭력 행위는 분쟁과 불신감을 증폭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성명에서 “세계 원유 시장은 현재로선 재고가 충분해 공급은 잘 이뤄질 것”이라며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사우디 당국, 주요 산유국과 수입국과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도 석유 시장의 안정과 공급 차질 최소화를 위해 국제 원유 시장이 불안해지면 전략비축유(SPR)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중동의 지정학적 복수심이 원유시장을 강타했다. 모두 두려워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피해 시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원유 수입국이 비축유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공격으로 소강 상태였던 예맨 내전이 급속히 격화할 전망이다. 사우디는 석유 기간시설의 공격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미국이 예멘 반군의 후원자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는 만큼 對이란 제재가 다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일부에서는 군사적 위협에 대해 보다 더 강력한 군사적 압박, 이란 석유시설 공격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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