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반대여론 거센 STS반덤핑 제소...영세업체 '핵심소재" 주장
[핫이슈] 반대여론 거센 STS반덤핑 제소...영세업체 '핵심소재" 주장
  • 김종혁
  • 승인 2020.09.22 0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입산 국내 점유율 열연 60.7% 냉연 36.6%
무역위 중국 인니 대만産 반덤핑 조사 착수
5개월 내 예비조사 및 본조사 ‘최종 10개월’
중소기업 수입산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도↑
포스코 등 대기업 독과점 지위 확립 의도 지적
STS업계 고사 우려 vs 수요업계 경쟁력 저하
스테인리스강이 적용된 LNG 파이프라인. 사진=포스코
스테인리스강이 적용된 LNG 파이프라인. 사진=포스코

스테인리스(STS) 수입재에 대한 반덤핑(AD) 조사가 앞으로 5개월에서 최장 10개월까지 본격화 된다. 포스코는 수입산 스테인리스 제품이 국내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을 적시한 반면 중소기업 특히 영세기업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핵심 소재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반대 여론이 거세다. 특히 수입산 스테인리스 제품을 품질에 이상 없이 오랜 기간 사용해왔고, 국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18일 오전 10시 제404차 무역위원회를 개최하고 중국, 인도네시아, 대만산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의 덤핑 사실 및 국내 산업피해 유무를 보고(일반 제2020-9호) 받았다. 이는 포스코가 7월20일 무역위원회에 스테인리스 수입 제품에 대해 반덤핑을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무역위는 WTO(세계무역기구) 반덤핑협정과 국내법령에 따라 예비조사와 본 조사를 각각 5개월 이내로 실시한 뒤 덤핑방지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판정할 예정이다. 최종 판정까지는 최대 10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3국산 스테인리스 수입 제품이 국내에 저가(低價)로 유입돼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피해를 입혔다는 점을 적시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스테인리스 제품 수입은 열연과 냉연을 포함해 총 83만2428톤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45.5%에 이른다. 열연은 41만2367톤으로 전체 60.7%를 차지했다. 냉연은 42만 톤으로 36.6%다.

이 중 포스코가 반덤핑을 제소한 3국의 스테인리스 열연 및 냉연 수입량은 2019년 71만18톤으로 전체 85%에 이른다. 중국산은  43만5271톤(52.3%), 인도네시아는 22만1335톤(26.6%), 대만은 5만3412톤(6.4%) 순이다.

인도네시아산은 특히 청산강철의 공격적인 증설 및 생산 증가로 인해 급격히 늘어났다. 2014~2019년의 연평균 증가률은 103%에 달했다. 2018년(10만3255톤)으로 10만 톤을 넘어서더니 작년에는 2배 규모로 확대됐다. 중국산은 2017년 61만1161톤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지만 전체 수입 비중은 절반 이상으로 국내에서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이번 반덤핑 제소에 대한 반대 여론은 적지 않다.

수입산 STS 제품은 중소기업 특히 영세기업들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소재로 쓰고 있다. 포스코가 독점 생산하는 스테인리스 열연의 경우 현대제철, 현대비앤지스틸, 대양금속 등도 전략적으로 원가절감을 위해 소재로 수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거점을 두고 있는 청산강철의 경우 획기적인 원가절감으로 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가 주류다.

수입재 소재를 쓰는 소규모 철강사 관계자는 “손실을 벗어나기 어려운 국내 구조에서 근근이 중국산 등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반덤핑 조사 소식에 걱정이 크다”면서 “(포스코산보다) 가격이 낮은 중국산을 오랜 기간 사용해왔다. 이번 반덤핑 제소로 소재 조달(수입)이 어려워지거나 가격이 높아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스테인리스 제품은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하면 자연스럽게 방어될 것”이라며 “반덤핑 제소에 앞서 수입산 대비 원가경쟁력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의 반덤핑 제소는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를 막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STS 냉연 파이프 1위 기업인 길산그룹은 대표적인 사례로 인용된다. 길산그룹은 작년 청산강철과 국내 최대 규모의 STS 냉연공장을 합작하기로 했다. 부산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해지만, 포스코를 비롯한 STS 열연 및 냉연 업계의 반대로 투자를 표류 상태에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무역규제로 열연 판로가 막힌 청산강철이 우회수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라고 규정하고, 국내 업계가 고사하고 실업률 상승 등 국가 경제에 악영향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반해 수입산을 쓰는 중소 철강사들은 수입산 반덤핑 조사 자체를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독과점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품질은 사용상 문제가 없이 오랜 기간을 써왔고, 가격 경쟁력은 국산보다 높다”면서 “중소기업의 원가절감 등 경쟁력 향상에 유리하고, 이는 결국 최종 소비처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수입재 방어에 강한 의지를 포스코와 수입산은 핵심 소재로 사용하는 중소기업 간의 입장 차이는 쉽게 좁혀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