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의 IT손자병법] 빅데이터 시대는 정신 차려야 제대로 본다
[남영준의 IT손자병법] 빅데이터 시대는 정신 차려야 제대로 본다
  • 남영준
  • 승인 2020.08.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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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는 핵심자원이지만, 사람의 생각과 판단 지배해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알고리즘으로 개인취향 노출
불편해도 검색기록 없애야 세상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남영준 본사 고문 (전 국제종합기계 사장)
남영준 본사 고문 (전 국제종합기계 사장)

빅데이터가 중심인 세상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달러 등 전통적인 돈의 중요성은 갈수록 줄고, 그 역할을 빅데이터가 대신한다.”고 본다. 클라우딩,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빅데이터는 시대의 핵심자원이지만 빅데이터가 거꾸로 우리를 지배한다. 사람의 생각과 판단을 빅데이터가 유도한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듯이 빅데이터로 만든 알고리즘이 우리를 끌고 간다.

빅데이터는 정형적인 것과 비정형적인 것으로 나눈다. 사람의 식별 정보, 신용 정보, 각종 교통 정보 등이 정형적인 데이터이다. 사람의 감정, 정서는 비정형적인 데이터이다. 기업에서는 비정형적인 데이터가 더 중요하 다.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사업가치가 높다.

사람들은 SNS에서 자기감정을 분출한다. 좋아요, 싫어요, 댓글 등으로 나타낸다. 이 감정 표현을 모은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 수 있다.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플랫폼 업체들은 알고리즘을 만들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쪽으로 노출시킨다. 개인 취향까지 맞추어서 점점 더 그 분야에 심취되게 한다.

한국은 네이버가 검색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 키워드를 분석해 연관된 콘텐츠를 띄어준다. 뉴스가 대표적이다. 자기가 보는 뉴스와 다른 사람이 보는 뉴스가 다르다. 뉴스 내용이 다른게 아니라 창에 먼저 나타나는 뉴스가 다르고, 나에 맞추어 나타난다. 점점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간다.

인기를 끄는 유튜브를 한, 두 편 보면 어느새 관련 동영상이 창을 채운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노출시켜 독자를 점점 심화시킨다. 시청자를 붙들어야 광고 수입이 증대하므로 좋아하는 쪽을 유도하는 것이다.

새벽 배송으로 히트한 마켓컬리는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 성공했다. 저녁 늦게 주문한 식품을 새벽에 갖다 놓으려면 미리 근처 창고에 보관해야 가능하다. 무엇을 주문할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면 배송하지 못하거나 재고가 넘친다. 빅데이터로 예측을 잘하는 게 우선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사업이 어렵다. 재고가 부족하거나 없으면 주문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알고리즘에 휩쓸리지 말자. 내 판단과 생각이 알고리즘에 의해 형성되지 않게 검색 기록을 삭제하거나, 불편하더라도 검색 기록을 남기지 말아보자.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려면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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