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WSD 출장에서 본 철강의 미래 ]
2024년 6월 중순, 필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월드스틸다이나믹스(WSD)에서 주관하는 포럼에 참석하였다. WSD는 매년 6월 세계 각국 철강업계의 리더들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철강산업이 직면한 복합 위기와 그 해법을 두고 열띤 논의를 벌이는 자리다. 올해 포럼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Demolition Derby(멸망戰)'와 '포뮬러1(Formula1)'이었다. 과잉공급, 탄소 규제, 에너지 부족, 통상 마찰 등 수많은 위협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치열한 경쟁이 마치 미국의 지역 축제 등에서 차끼리 부딪혀 끝까지 고장나지 않고 굴러가는 차가 이기는 게임처럼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게임의 우승자를 라스트 루저(마지막 패배자)라고 부르는 전통이 있다. 그러나 철강산업이 지향해야 할 미래는 그렇게 무작정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전략과 기술, 속도와 효율이 조화를 이루는 'Formula 1'형 산업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1. 구조적 과잉공급과 중국 변수: 세계 철강의 불균형
OECD에 따르면 세계 철강산업은 현재 수요의 약 1.8배에 달하는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약 7억3천만톤(42%)의 과잉 생산능력이 존재하며, 특히 아시아의 경우 신규 철강설비의 68%가 여전히 고로(BF)에 집중되어 있어 탈탄소 전환 속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은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철강을 과잉 생산한 뒤 수출하여 글로벌 시장을 교란해 왔다. 그 결과 미국, 유럽, 인도 등은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고율 관세, 수입쿼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의 방어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중국은 철강산업을 고용 유지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민간기업보다 국영기업에 자원을 몰아주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순수출 증가와 비중국권의 수요 감소가 맞물릴 때 글로벌 철강 가격은 하락해 왔다. 현재도 중국 철강 가격은 한계비용 이하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고로 비중이 여전히 높고, EAF 전환은 고철 수급 문제와 경제성 한계로 지연되고 있다.
2. 철강과 에너지의 충돌: 새로운 자원 경쟁의 시작
철강산업은 전통적으로 에너지 다소비 산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제는 에너지 소비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원을 두고 ICT 산업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2050년을 기준으로 철강산업의 전력 수요는 174TWh로 예측되며, 이는 데이터센터의 587TWh에 비해 적지만, 성장속도나 에너지 집중도 측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미국은 산업 전력 비중이 전체의 20%에 불과하여 철강산업이 안정적으로 전기를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중국은 산업용 전력 비중이 60%에 달하며, 이는 철강 생산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수소 기반 제철 기술의 도입은 철강의 에너지 소비를 더욱 구조화된 정책 과제로 만들고 있다. Midrex, Primetals Technologies 등은 수소 기반 DRI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소개하며,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탈탄소는 요원하다고 진단했다. 포럼에서는 미국 내 SMR(소형모듈원자로), ESP 기술, 고효율 스크랩 최적화 기술 등 현실적 접근법이 중시되었다.
3. 주요 국가들의 대응 전략: 미국, 유럽, 아시아의 길
미국은 철강산업 재건을 명확한 산업 전략으로 삼고 있다. Cleveland-Cliffs, NUCOR, SDI 등은 고철 중심의 EAF 생산 전환, 원자력 기반 전기 활용, 디지털 용융 시스템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과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Q-MELT, SMARTEC)을 통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품질과 에너지 관리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이들은 탈탄소 전략을 정부의 규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 실현’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럽은 ETS(배출권거래제)와 CBAM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높은 전력 요금과 금융기관의 비협조로 인해 실질적인 설비 전환은 지연되고 있다. Arvedi, SSAB 등은 은행이 수소 기반 외의 경로에는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며, 정부 역시 유연한 정책 수립에 미흡하다. CBAM의 기준이 생산방식별 평균이 아닌 수입 철강 평균에 근거할 경우 고로 기반 생산국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일본은 고로 중심 생산 체계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품질 강판 개발, 공공조달에서의 녹색 철강 우대 등을 통해 간접적 탈탄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Tata Steel은 인도 내 수요 확대에 따라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는 정책적 개입보다 자율 시장 기제를 통해 산업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4. 통상 환경의 변화: 지역화와 보호주의의 강화
포럼에서는 통상 구조의 재편도 주요 이슈였다. 미국은 철강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였고, Cleveland-Cliffs의 곤 칼베스 회장은 멕시코, 캐나다가 우방을 자처하면서도 미국 철강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차 로고만 붙인 외국산 차량은 진정한 미국 제품이 아니며, 철강과 자동차 산업은 미국 내에서 부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평가는 상반되었다. BC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2조 관세가 미국 GDP를 약 1.37% 감소시켰으며, 철강 고용 증가보다 더 많은 다운스트림 일자리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단기 고통과 장기 이익 사이에서 관세 정책의 성패는 결국 공급망 재편과 투자 유치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USMCA, EU와의 자유무역 재협상, 공급망 지역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SSAB는 “미국과 유럽이 공동 블록을 형성하고 중국을 견제해야 하며, 이로써 자원과 기술의 최적화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아르베디는 유럽이 미국산 철강을 수입하는 구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보았다.
5. 포스코의 전략과 철강산업의 방향성
포럼 2일차에서는 포스코 장인화 회장의 인터뷰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포스코의 미래 전략을 DX(디지털 전환)와 GX(그린 전환)으로 구분하고, 단기적으로는 인텔리전스 팩토리(IF)를 통한 제조 혁신에, 중장기적으로는 소재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AI 기반의 제강·압연 제어 기술, 코팅 균일화 등은 품질 혁신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동시에 가능케 한다. 그는 “포스코는 철강이 중심이며, 새로운 소재는 이를 보완하는 형태”라고 강조하며, 철강 50과 소재 50의 균형을 추구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그는 “세계 통상 구조의 분절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완결형 공급망 구축이 필수”라며, 각국 현지에서 소재부터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러한 전략은 포스코가 단순 수출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생산 거점 기업으로 진화하고자 함을 시사한다.
6. 결론: 철강은 산업의 과거이자 미래다
이번 WSD 포럼은 철강산업이 Demolition Derby처럼 충돌만 반복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Formula 1처럼 전략과 속도, 기술과 지속가능성이 결합된 산업으로 변모해야 함을 보여주었다. 과잉공급, 에너지 전환, 탄소 규제, 공급망 지역화, 디지털 기술 확산이라는 다층적 과제를 통합적으로 풀어내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철강산업은 이미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그린 이중 전환 전략, 이차전지와 수소 등 고부가 소재 시장 진출, 그리고 글로벌 현지화 전략은 올바른 방향이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송배전 개방, 전기요금 합리화, 통상 방어 전략, 산업기술 R&D 세제지원 등 후방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
철강은 여전히 국가 제조업의 근간이며, 탈탄소 산업 전환의 핵심 축이다. 한국은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정부가 저탄소 에너지 경쟁력을 지원해준다면 지금이야말로 철강산업이 다시 “산업의 심장”으로 도약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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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제철의 세계 패권 추구를 지켜만 볼 것인가? ]
필자의 이번 WSD 포럼 참석은 다섯 번째다. 코로나19 전인 2016년부터 네 번 연속 참석 후 이번에 참석을 했다. 이번 포럼이 필자에게 큰 의미를 준 것은 WSD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공식 발표와 동시에 US스틸 데이비드 버릿(David Burritt) 회장의 프레젠테이션을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세계 양대 철강 CEO의 철강산업에 대한 미래 비전을 들으면서 걱정과 기대가 교차되었다.
◆ 포스코 세계 경쟁력 1위…일본제철, US스틸 인수
WSD는 2002년부터 전세계 40여개 철강회사를 상대로 기술 혁신, 생산 규모, 원가 절감, 가공비, 재무건전성, 고객사 접근성, 원료 확보 등 23개 항목을 심사해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 평가’를 하는데, 포스코는 2010년부터 2025년(2024년 실적)까지 연속 15년 1위를 했다.
필자도 현대제철에 재직할 때 이 평가를 담당해 본 적이 있는데, 세계 1위, 그것도 연속 15년은 정말 경이로운 것이다. 그래서 WSD 50년 역사에서 첫 명에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동양의 한 작은 도시(포항)에서 1973년에 첫 쇳물을 생산한 회사가 이러한 업적을 달성한 것은 기적이고, 그 성장 과정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이었다.
이러한 포스코와 대비되는 놀라운 일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이날 공식 발표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행사 마지막에 데이비드 버릿(David Burritt) US스틸 회장이 직접 참석해서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그는 “철강업은 미국에 남을 것이고 140억달러(2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진다, 앞으로 US스틸은 더 빠르게, 더 깨끗하게, 더 강하게 철강을 만들 것이고 CAPA를 늘려갈 것이다, 일본제철과의 파트너십 하에 철강은 언제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일 것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두 회사의 현재와 미래가 철강산업 경쟁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철강산업 경쟁력 변천에 대한 역사적 배경의 이해가 필요하다.
◆ 새로운 위기 직면…기후, 에너지, 탄소 & 중국의 위협
철강산업이 마주한 현재의 위기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위기다. 구체적으로는 2015년 파리협정이 결정적인 변곡점이 되었다. 중국의 공습, 미국의 관세는 기존 철강산업 흐름에서 나온 위기라면, 2015년 파리협정 이후 시작된 위기는 기후 위기, 에너지 위기, 탄소 위기라는 새로운 위기다.
중국의 위협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형이다. 중국의 조강(쇳물) 생산량(세계시장 비중)은 2000년에 1억2700만톤(15.0%)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0년 6억3900만톤(44.5%)으로 급증했고, 2017년에 8억7100만톤으로 50%를 초과하기 시작했다. 2023년 10억2900만톤(54.0%), 2024년 10억500만톤(53.3%)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중국으로의 수출보다 수입량이 많아진 후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2003년 대(對) 중국 수출은 370만톤이었으나 2024년에는 680만톤을 수입했다. 국내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으므로 수입이라는 표현보다 중국산이 국내 시장에 ‘침투’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수입 품목도 과거에는 저가, 저품질의 철근, 형강류에서 이제는 열연, 후판 등으로 다변화되고 품질은 비슷하고 가격은 20% 이상 싸다.
중국도 경제성장 둔화로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 이번 WSD에서 한 참석자(O’Neil)의 분석을 인용하면, “중국의 통치전략은 안정이다. 지금 경제가 아주 힘든데 어떻게 지탱할 것인가? 결론은 사람을 계속 일하게 하고, 국내 수요가 감당 못하는 물량은 그냥 세계로 수출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가 다른 나라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 또 중국 철강사들은 정부 보유 지분율이 많을수록 더 많은 보조금을 받고 있다.
트럼프 1기 미국 관세는 철강의 경우 양면성이 있었다. 미국 철강 부족량(수입량)이 연간 약 2,500만톤 인데 관세를 부과해도 수입은 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품목별로 희비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관세만큼 수출 가격이 인상되었다.
참고로 한국은 당초 트럼프 1기 때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수출 383만톤 보다는 적은 263만톤으로 30%(120만톤)축소되었지만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율 25% 적용을 받지 않았다. 이 쿼터의 장점은 예측 가능한 수출 물량이 확보되었다는 점이고, 단점은 더 수출하고 싶어도 비관세로는 할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1960년대 미국은 연간 약 1억톤의 철강을 생산했고 이는 세계 생산량의 50%나 되었다. 이후 잦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확대, 높은 고임금(1982년 기준 제조업 평균 대비 65% 높음), 과다한 노후 고로 폐쇄(1970년 223개에서 1995년 44개), 혁신 신설비와 기술 도입이 지연되었다.
1970년대 이후로는 일본의 대형 고로 등장, 이로 인한 호주와 브라질 등의 양질의 철광석이 유통되면서 주원료가 ‘국제표준원가’화 되었다. 한편으로는 1970년대 미국에서 풍부한 고철을 기반으로 미니밀(Mini Mill)이 급성장해서 미국 철강 생산에서 전기로 비중은 1969년 14%에서 2024년 현재 69%로 성장했다.
US스틸 같은 고로 회사는 일본 등 외국산 고로 제품(자동차 강판 등) 수입과 NUCOR 같은 미국 내 전기로 경쟁자 등장으로 경영상황 악화가 지속되었다. 이를 관세 등 보호무역으로 연명하고 있었다. 2024년 현재 미국의 연산 철강 생산량은 9000만톤 미만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은 4.2%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자동차 강판의 핵심은 계속 고로 제품을 필요로 하고 있다.
◆ 일본제철…글로벌 전략 인도 & 미국, 그리고 에너지와 원료
한편 일본제철은 현 하시모토 회장이 사장으로 취임 후 글로벌전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일본제철의 체질 강화에 착수해서 2020년 4조3000억원의 적자 회사를 2022년 6조2000억원 흑자 회사로 탈바꿈시켰고 이에 힘입어 US스틸 인수를 추진했다. 아마 하시모토 회장은 언제부턴가 세계시장 패권을 염두에 두고 단계적 절차를 밟고 있었을 것이다. 그 첫 단계가 일본제철 혁신으로 내부 역량을 다지고, 2단계로 인도시장 진출, 3단계로 US스틸을 통한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이다. 인도 시장은 아르셀로미탈과 합작으로 AM/NS인디아(AMNSI)를 2019년 11월 발족하고 고로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다음 세대에 꿈과 선택지를 남기기 위해 세계를 선도하는 회사가 되겠다”라고 했다.
하시모토 회장은 명문 히토츠바시 대학 출신이지만 일본제철의 정통파(동경대 금속공학 전공)가 아니었고, 성격이 고분고분하지 않아 주로 해외 지사나 통상 업무를 담당했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그는 주요 철강사의 강약점을 파악하고 글로벌 전략에 정통한 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 예로 그는 미국 철강산업의 허약성(관세 등 보호무역에 의존)과 강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시장의 성장성(높은 이민으로 인한 인구성장, 높은 경제성장율), 자동차산업 성장으로 인한 고품질 철강재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 그리고 특히 미국 에너지 시장, 그중에서도 가스와 재생에너지 강점에 주목했다.
이제 그는 일본제철의 공고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현금 창출 능력과 기술을 US스틸의 낙후된 설비 리엔지니어링에 접목하면 큰 투자 효과가 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일본제철은 전기차와 변압기 등에 들어가는 전기강판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US스틸 인수는 일본 재생에너지의 경쟁력 부족으로 불가능한 저탄소, 수소환원제철의 약점을 극복할 최고의 전략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현안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US스틸 인수를 추진했고, 아마 이를 바탕으로 유럽의 CBAM 극복도 가능할 것이다.
한편 트럼프의 가장 큰 과제는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다. 미국 경제가 금융 같은 서비스와 AI같은 첨단산업 위주로 성장을 하다 보니 철강 같은 가장 기본적인 하드웨어 인프라가 허약해졌다. 배를 만들고 무기를 만드는데 철강 같은 소재도 부족하고 전후방 가치사슬 붕괴로 제조 관련 거의 모든 것을 외국에 의존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특히 그 주 의존국이 중국이 되었다. 따라서 그는 자동차 수입뿐만 아니라 부품에 대한 관세도 더 넓히고 높여서 미국에서 가치사슬을 완성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소재의 핵심이 철강인데, 미국 철강은 너무 낙후되어 미국 철강사 자체적으로는 경쟁력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외부의 힘(돈/기술)으로 철강 경쟁력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한 것이다. 최후의 힘(황금주)이 있는 한 미국에 투자해서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 포스코·현대제철 vs 일본제철·US스틸…저탄소 車강판 좌우
그렇다면 우리에겐 어떤 영향이 있을까? 일본제철이 미국에 신전기로 공장 투자를 약속하고 기존 설비 신예화를 하는 목적은 자동차 강판 장악이다. 그 핵심 무기는 미국에서만 가능한 ‘경쟁력 있는 친환경, 저탄소 강판’일 것이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서 현대차도 에너지가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전기로 제철소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철강 생산이 부족해서 수입이 수요를 대처했으나 앞으로는 친환경, 저탄소(나중에는 무탄소) ‘메이드 인 아메리카 철강’이 세계 시장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메이드 인 코리아 철강’이 들어간 ‘메이드 인 코리아 현대차’의 수출에 제한을 줄 것이고 이러한 현실은 세계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다.
·현대제철 vs 일본제철·US스틸의 미래 경쟁력의 핵심은 저탄소 자동차강판 경쟁력에 달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일본제철 이상의 내부 경영혁신과 기술혁신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