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 철강산업 탄소중립과 과제…경쟁력 약화 인식 부족 최대 과제
[이슈리포트] 철강산업 탄소중립과 과제…경쟁력 약화 인식 부족 최대 과제
  • 정리 = 정하영
  • 승인 2024.11.20 0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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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강산업의 과제…경제성 있는 그린수소 불가
전력산업 기형적 구조, 미흡한 배출권 거래제도 문제
NGO 역할…기업 행동변화 유도, 데이터·논리 입각해야

한국 철강산업이 탄소중립 과제를 추진하는데 있어 경쟁력 약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NGO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경식 ESG네트워크 대표 및 고철(高哲)연구소장은 최근 ‘한국 철강산업의 탄소중립과 NGO의 과제’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사회적 가치 지향을 포함한 신뢰할 만한 데이터와 빈틈없는 논리가 따라야 기업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들을 정리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 철강의 경제 및 환경 임팩트]

철강산업은 한국이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지만 탄소중립 시대에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철강산업은 구조적으로 탄소를 대량 배출하는 고로 방식을 이용한 생산량이 67%, 나머지 33%도 화석연료 기반의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로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궁극적으로 탄소 배출을 제로화할 수 있는 기술인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 가능성은 현재로서 판단하기 어려우며 약 15~20년 뒤에나 그 성패가 최종 판가름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음.

따라서 탄소저감의 한계는 있지만 달성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추산되는 중단기 과제에 재원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단기적 철강 탈탄소 방안]

◆ 에너지 효율 개선

같은 고로 방식의 조강을 하더라도 에너지 효율 기술을 도입하면 쇳물 1톤당 탄소 배출량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포스코의 2023년 고로 조강 1톤당 탄소 배출량은 2.02톤이며 유럽에서는 1.9톤이다. 여기에 에너지 효율 기술을 최대로 도입할 경우 1.6톤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기로 역시 공정 중 발생하는 배출가스로 고철을 예열하면 전력소비량의 20~30%까지 절감이 가능하다.

◆ (신)전기로 확대

최근 도입되는 새로운 전기로(ESF : Electric Smelting Furnace)는 기존 전기로(EAF : Electric Arc Furnace)에서 사용되는 고품질 HBI가 아닌 저품질 HBI를 고철 또는 직접환원철(DRI)과 함께 사용한다. 이후 기존 전기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전로(BOF) 및 정련 과정을 거치게 된다.

결과적으로 기존 고로 공정을 DRI+신전기로 공정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비교적 의미있는 탄소 절감이 가능하다. 포스코가 2026년 광양제철소 내에 가동 계획인 전기로가 신전기로이다.

◆ 전로 내 고철 투입량 증대

전로(BOF)에 통상 상온의 고철을 15% 가량 투입하게 되는데 고철을 많이 투입할수록 조강 톤당 탄소배출량은 감소한다. 상저취전로 기술을 도입하면 전로에 투입할 수 있는 고철 비율을 30~35%까지 늘릴 수 있다.

포스코는 2026년 포항제철소에 300만톤 규모 상저취전로를 가동할 예정이다. 다만 고철 가격이 비싸거나 탄소배출권 가격이 낮으면 기업은 고철 투입량을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천연가스 DRI-EAF

천연가스 기반으로 DRI를 만들고 이를 고철 대용으로 전기로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공정의 온실가스 배출집약도는 기존 고로 대비 40%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전기로 내 DRI 투입률이 70%까지도 차지하고 있다.
 

[장기적 철강 탈탄소 방안]

◆ CCUS(탄소 포집·이용·저장)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여 저장하거나 다른 화학제품 제조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파일럿 설비 운용 단계에 있는 철강사들이 일부 존재한다.

◆ 수소 활용 하이브리드 제철

고로에서 환원제로 사용 중인 석탄 및 가스를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기존 탄소계열의 환원반응은 발열반응이지만 수소의 환원반응은 흡열반응이기 때문에 열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전력 소비가 동반된다.

기존의 설비를 크게 바꾸지 않고 탄소를 13~20% 절감할 수 있으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수소를 투입하는 것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 수소환원제철

그린수소로 DRI를 생산하고 전기로에서 용융하는 방식이다. 탄소중립 달성에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할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유럽 철강사들은 주로 수직로(Shaft Furnace)에서 고품위 철광석 기반의 펠릿을 환원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며 한국은 FINEX 공정에서 사용되는 유동환원로를 활용하는 HyREX 방식을 연구 중이다. Shaft 방식 대비 저품위 철광석 투입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수소환원제철의 스케일업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제철기술 개발에 더해 그린수소가 저렴한 가격에 풍부하게 수급되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으로 철강산업이 대거 이전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철광석 전기분해

고온(1600℃) 또는 저온(110℃)에서 철광석에 전류를 가해 환원작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MIT 연구진이 설립한 Boston Metal에서 고온전기분해 방식으로 1톤의 철강을 시범 생산한 바 있으며 아르셀로미탈과 11개 협력사가 저온전기분해 방식을 연구 중이다.
 

[한국 철강산업의 현 상황]

◆ 공급 과잉

지난 수년간 한국의 철강 수출은 중국산의 낮은 가격 및 원료 단가 상승으로 인해 그 이익률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추이하고 있다.

현재 고로 제품의 순수출은 제품에 따라 48%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는 곧 국내 철강 공급이 과잉 상태임을 의미한다.

◆ 기간산업 경쟁력 기여

한국의 주력 제조업인 자동차, 조선, 기계, 방산, 반도체 등에 소요되는 철강재 대부분은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 철강재의 우수한 품질, 낮은 단가는 국내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에 기여하고 있다.

◆ 포스코의 수익률 문제

현대제철이 2010년 당진제철소 가동하기 전 포스코 영업이익률은 15% 내외로 초고수익을 실현, 이후에도 8~10% 수준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5% 내외 수준까지 낮아졌다. (포스코홀딩스 기준 영업이익률 2022년 5.7%, 2023년 4.6%)

탄소중립 시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포스코의 기존 경쟁우위였던 국제 표준원가 기반의 철광석 조달과 초대형 고로 기반의 규모의 경제가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그린수소, 기후금융 등의 비대칭 원가가 확대되며 국제 표준원가 개념은 희박해질 것이며, 그린수소 생산 여건이 열악한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초대형 고로 설비의 이점 역시 사라질 수도 있다.
 

[한국 철강산업의 과제]

◆ 경제성 있는 그린수소 불가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9%에 불과한 한국은 그린수소 생산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15~20년 내에 경제성 있는 그린수소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현 상황에서는 국내 철강사들이 수소환원제철 기술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이 기술은 그린수소가 풍부한 해외에서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 전력산업의 기형적 구조

OECD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판매시장이 한전의 독점과 정부의 가격 개입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철강사의 산업용 전력 요금은 가정용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해왔다.

시장원리에 따라 고압의 전기를 대상으로 구매하는 철강사들이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야 하나 이를 허용하지 않는 단일가격제로 인해 탄소배출량이 적은 전기로 기반의 공정은 추가적인 원가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 미흡한 배출권 거래제

배출권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고 철강부문 배출권 유상할당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철강사들의 탄소 감축에 대한 경제적 유인 동기가 부족하다.

2026년 시행될 배출권래제 4기에서는 철강부문 유상할당을 도입하고 무상할당은 GF 방식(Grandfathering, 역사적 배출량 기준 할당)의 감축률을 BM 방식(Benchmarking, 동일 업종 내 효율성 기준 할당)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로 인해 철강사에 늘어나는 부담은 유상할당으로 확보된 재원을 철강사에 R&D 자금으로 재분배하고, 탄소 저감으로 상승하는 운영비용을 헷징할 수 있도록 돕는 탄소차액계약제도(CCfD, 기업이 배출 저감을 위해 추가로 소요한 비용에서 탄소의 시장가격(배출권 가격)을 차감한 금액을 정부가 지원하는 개념) 도입 등을 통해 경감해야 한다.

◆ 철강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인식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국내 재생에너지 부족, 중국과의 경쟁 등으로 한국 철강산업의 경쟁력은 지난 10년간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대중에게는 아직까지 이러한 위기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

적기에 정부 및 시민단체가 당근과 채찍을 통해 탄소중립 전환을 유도하지 않는다면 이후 이러한 위기는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을 위한 NGO의 역할]

◆ 기업의 행동 변화 요인 : 불명예 대응

기업이 움직이는 요인은 크게 3가지로 수익 추구, 규제 대응, 불명예 대응이 그것들이다.

어떤 요인을, 어떤 시기에, 어떠한 방식으로 자극하여 기업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것인지 NGO 역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함.

수익 추구와 규제 대응은 보통 기업이 스스로 잘 알아서 한다. 그러나 불명예 대응은 기업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불명예 이슈 발굴은 NGO가 기업을 움직이고자 한다면 가장 활용하기 좋은 지렛대일 수 있으나 요즘은 이 또한 데이터와 논리에 입각해야 한다.

◆ 기업의 행동 변화 요인 : 수익 추구

수익 추구 측면에서 기업은 장기적 위기 요인에 대한 대처는 미루고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본능이 있다. 이 영역에서도 NGO가 제대로 이슈를 발굴하고 지적했을 때 기업과 정부가 움직이게 된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많이 투명해졌고 정보 수집과 대처가 빨라져, NGO의 지적이 날카롭지 못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면 잡음으로 치부하고 무시하게 된다.

이러한 지적에 사회의 가치 지향이 담겨있고 신뢰할만한 데이터와 빈틈없는 논리가 따른다면 기업이 이를 쉽사리 실행에 옮기게 될 것이다.
 

[도표 : 이슈화 과제]

어떤 지적들이 NGO로 하여금 국내 철강사의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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