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철강 생태계 개선 경쟁력 강화 …수입재 "고부가 품목 확산 막아야"
[인터뷰] 철강 생태계 개선 경쟁력 강화 …수입재 "고부가 품목 확산 막아야"
  • 김세움
  • 승인 2025.01.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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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통상환경 변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
이차전지·우주항공 등 첨단산업향 고급재 개발 '必'
포스코,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등 현지화 '긍정적'
'철강 수출입 현안 TF' 운영…쿼터제 등 대책 마련
수소환원제철 개발, 철스크랩 고품질화 촉진 지원

◆ 인터뷰 : 송영상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세라믹과 과장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철강을 포함한 산업계 전반에서는 혹독한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특히 2050 탄소중립(Net-Zero) 등 ESG 정책 확대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숙제로 지목된다. 이처럼 철강업황을 둘러싼 변동성,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본지는 송영상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세라믹과 과장을 만나 국내외 철강업황에 대한 정부 측 시각과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송영상 과장은 "친환경 첨단 소재산업 도약을 목표로 기업 투자, 정부 정책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공급망 측면에서 확대가 필요한 품목과 축소가 필요한 품목을 선별해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급강, 특수강 개발과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단기 수익성 확보에 치중한 저부가 품목 시장 진입 등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저가 수입재에 대해서는 고부가가치 품목까지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미국 철강 쿼터제 재협상 등 국제 현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해 두고 '철강 수출입 현안 TF'를 운영하며 업계, 전문가 등과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며 "굵직한 이슈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양자, 다자간 통상 대응에 적극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대한 시각도 밝혔다. 철강 수요는 축소되고 있고, 공급과잉 품목에 대한 구조조정은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저가재 유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과 관련된 고부가 품목까지 그 영향이 확산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주요 기업 사업 조정이 철강 생태계 개선 등 긍정적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1선재공장,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폐쇄를 추진했었다. 

아래는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송영상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세라믹과 과장.
송영상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세라믹과 과장.

Q. 지난해 1월 산업부 철강세라믹 부문을 담당하게 되신 이후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철강산업에 대한 관점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A. 첫 번째로 철강산업에 대해 그동안 막연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 중 하나로 알고 있었다면, 지금은 왜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지 명확하게 인식하게 됐다. 건설, 조선, 자동차 등 핵심 국가 주력산업은 철강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홀로 서기 어렵다. 철강은 산업계 전반을 지탱하는 기간사업이자 기초산업인 셈이다.

두 번째로 과거 수소에너지 진흥업무를 담당할 때 수소환원제철이 실제로 가능할지 다소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업무를 담당한 뒤 우리만의 독창적 기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완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면 국내를 넘어 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최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탄소중립 움직임 확대 등 철강산업이 극복해야 할 위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이어가야 하는지.

A. '친환경 첨단 소재산업'을 목표로 기업 투자, 정부 정책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철강 범용재는 공급과잉 상태지만 전기차, 이차전지,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고급·특수 강종은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생산자는 제한적이다. '산업의 쌀'이라는 철강산업의 소명을 고려할 때 공급망 측면에서 확대가 필요한 품목과 축소가 필요한 품목을 선별해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처럼 시황이 좋지 않을 때 단기적 수익성을 추구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미래 지향적 투자가 늦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작금의 여건이 녹록치 않더라도 구조적 변화에 대비해 고급·특수 강종 기술 개발과 생산에 투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 국내외 철강시장이 공급과잉 상황임을 감안해 조강생산량 단순 증가, 저부가 품목 시장 진입 등은 지양해야 한다. 정부 정책도 질적 투자를 촉진하고, 양적 확장은 지양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다. 전기로, 수소환원제철, 철스크랩 등 탄소중립 관련 투자는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 적극 지원할 것이다. 단기 수익성보다 미래 준비를 우선하는 투자, 철강산업 생태계 및 공급망에 기여하는 투자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

Q. 일본제철 등 해외 주요 철강사들은 글로벌 시장 재편에 따라 현지 진출 및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철강기업들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A.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된 가운데 철강산업의 경우 각 국가 무역구제 조치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중국산 철강 관세 인상, 브라질 철강 수입 쿼터 도입, 멕시코 철강 수입 관세 인상 등 고강도 조치가 연이어 시행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지 진출 및 투자도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포스코가 인도 일관제철소 합작 투자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정부도 국내 기업들이 현지 투자 진행 과정에서 겪는 애로 사항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Q. 국내 철강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중장기적 시각에서 구조개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습니다. 최근 포스코, 현대제철 등 양대 고로사가 각 1선재공장, 포항 2공장 등 설비 폐쇄를 추진했었다. 본격적 구조조정의 신호로 보시는지. 

A. 최근 포스코, 현대제철의 가동 중단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건설경기 침체 등에 따른 철강 수요 축소가 있고, 두 번째는 범용·공급과잉 품목에 대한 산업 구조개선 측면에서 긍정적 부분도 존재한다고 본다.

다만 시황 부진, 중국 저가재 유입 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과 관련된 고부가 품목까지 그 영향이 확산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주요 기업 사업 조정이 철강 생태계 개선 등 긍정적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할 것이다.

Q.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철강 쿼터제 등 통상 정책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것이란 예측도 나옵니다. 우리 정부와 업계의 대응은.

A. 살면서 이번처럼 미국 대선에 관심을 가진 경험이 있었나 싶다. 무역확장법 232조 재협상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도 재협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해 두고 '철강 수출입 현안 TF'를 운영하며 업계, 전문가 등과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Q. 최근 철스크랩 자급률이 개선되고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철스크랩 수요 증가 등 여러 변수가 겹쳐 있습니다. 향후 철스크랩 산업에 대해 어떤 인식과 비전,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

A. 부임 이후 현장에 가장 많이 방문한 것이 철스크랩 업체다. 철스크랩은 국내 철강산업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원료이며, 향후 산업 경쟁력 향상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또 세계적으로 특정 국가에 편중된 한정된 자원으로서 향후 수급 안정과 함께 고품질 원료 확보가 중대한 문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는 철강 수요 부진에 따라 철스크랩 자급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근시일 내 부족하게 될 것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부 역시 철스크랩 공급사, 수요사 들과 함께 ‘철스크랩 산업 육성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철스크랩 고품질화 노력 촉진 및 역량을 지원하고 관련 생태계를 개선하는 활동 등이 포함된다.

Q. 철강산업 탄소중립과 관련해 국내 철강 기업들 역시 수소환원제철 등 새로운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정부 지원 사업은.

A. 탄소중립은 철강산업의 가장 큰 과제로서 여러 측면에서 준비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기술, 인프라, 통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먼저 기술적 측면에서 2023년부터 약 2000억 원 규모 철강 탄소중립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고로, 전로 등 기존 설비의 탄소감축 기술은 물론 수소환원제철 기초기술 개발 등을 모두 지원한다. 또 2026년 시작을 목표로 9000억 원을 들여 30만 톤급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무탄소 에너지, 청정수소 공급이 필요하다. 전기로가 증가하면서 전력 수요의 절대량도 증가할 것이다. 이는 철강산업은 물론 우리 산업 전체의 탄소중립 차원에서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이다. 정부의 전력 및 수소 공급 계획에 철강업계 내 수요가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에너지 부서와 적극 협력하겠다.

최근 탄소가 주요 국가의 무역장벽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로, 선제적 대응도 중요하다. 대내적으로 철강 탄소감축을 지원하면서도 관련 국제질서가 과도하게 불리한 방향으로 형성되지 않도록 각종 이니셔티브 초기 논의에 참여하며 우리 입장을 개진해야 한다. 특히 2026년 본격 시행되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굵직한 이슈에서 우리 입장이 배제되지 않도록 양자, 다자 차원 통상 대응에 적극 임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철강업계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정말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국내 철강산업 발전과 고품질 철강재 공급에 힘쓰고 있는 철강업계 및 각계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탄소중립, 무역장벽 등 여러 난관이 있지만 우리 철강업계는 지난 50여년간 기적에 가까운 산업발전을 이뤄낸 저력을 지니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할 수 있도록 애로 사항이나 정책 아이디어를 항상 경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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