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국면 철강 공급부족 조선사 등 내수 우선
투자 ‘불요불급’ 외 속도조절 현금확보 등 대응
팬데믹 혼란 ‘100년 대계’ 수립 기회로 역발상
지주사 전환 7대 핵심사업 포석 비철강 확장세
철강 친환경 중점 해외투자 印 中 美 광폭 행보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를 휩쓴 2020년,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포스코마저 분기 기준 첫 적자의 고배를 마셨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철강 수요의 핵심 기반인 산업 현장은 봉쇄조치로 발목을 잡혔다. 글로벌 시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포스코의 해외 생산기지도 차례로 가동을 멈췄다.
창립 이래 첫 적자라는 점에서 내외부에서의 충격은 매우 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안갯속 업황 전망은 철강업계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유례가 없던 팬데믹 속에서 돌파구는 사실상 없는 듯했다.
포스코는 국내외 대형 수요산업으로부터 시장 근간을 이루는 중소 고객사의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생산과 공급을 각 수요처 상황에 맞게 조정했다. 품목별 포트폴리오도 유연하게 조정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뒀다. 생계에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중소 거래처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스틸트레이드’를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필요 물량이 들어갈 수 있도록 애를 썼다.
포스코의 실적은 팬데믹 초기 일시적인 부침을 겪은 이후로는 빠른 회복을 나타냈다.
철강 사업의 수익성을 보면 2020년 2분기 개별 기준 영업이익률은 –1.8%로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직후인 3분기에 4.0%를 기록해 흑자로 전환했고 4분기는 7.4% 수익성이 더 높아졌다. 2021년 1분기와 2분기는 13.8%, 17.3%, 3분기는 20.3%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4분기는 14.5%로 떨어졌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수익성이었다.
이같은 실적은 내수를 우선에 둔 기민한 정책 대응이 주효했다.
포스코 자료에 따르면 철강재 판매는 2020년 3427만 톤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글로벌 산업 전반이 초유의 가동중단 사태를 맞았던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2021년은 3546만 톤으로 3.5%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회복단계에서 국내 철강재 공급이 부족해지자 수출을 줄이고 내수 공급을 우선순위에 뒀다.
이같은 정책은 실제 판매 지표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수출은 1449만 톤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한 반면 내수는 2097만 톤으로 10.4%나 증가했다. 늘어난 물량만 197만 톤으로, 200만 톤에 달했다. 내수 판매 비중은 59.1%로 3.7%p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후판은 대표적인 사례다. 2020년 하반기부터 후판 수요가 증가하면서 포스코는 수출을 줄이고 긴급 물량부터 국내 시장에 전환 공급했다.
투자와 재무 측면에서의 안살림도 꼼꼼히 챙겼다. 투자는 불요불급한 것을 제외하면 속도를 조절했고, 부채비율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현금확보에도 역점을 뒀다.
부채비율은 2021년 31.0%로 통상 안정적으로 보는 100%를 크게 밑돌았고, 본지가 주요 기업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업계 평균치(50.3%)와 비교해도 우량 체질을 과시했다. 현금은 2배 이상 규모로 늘렸다. 2021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423억 원으로 2019년(9781억 원) 대비 108.8% 증가했다. 늘어난 금액만 1조641억 원에 달했다. 2020년 대비로는 12.0% 증가했다.
팬데믹 속 준비한 100년 대계
포스코는 2021년 12월1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2000년 민영이후 지배구조와 관련한 창사 이래 최대 이슈로 업계는 주목했다. 지주사 전환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엇갈렸지만 내부적으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타개하는 한편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깊은 고민이 출발선이다.
포스코는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표하면서 저탄소 친환경 시대에서의 대전환과 기술혁신 가속화, 글로벌 재계 화두인 ESG경영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에서는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7대 사업분야를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했다.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현재의 3배로 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포스코그룹이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으로 대표되는 편견을 제거하는 동시에 차세대 먹거리로 읽히는 전기차 관련 리튬 이차전지 사업과 무역, 건설 등 주력 계열사들의 가치를 제고한다는 포석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이같은 구조 개선 작업은 그룹 계열사간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력을 높여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글로벌 철강투자와 新성장 출력 강화
코로나로 인해 주춤했던 투자에도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최대 현안인 탄소중립과 관련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줄이기 위해 2조 원을 투자한다. 2030년까지 국내 사회적 감축 10%를 포함해 총 20%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수소환원제철은 2030년까지 국책과제를 통해 포스코 고유의 수소환원제철 모델 HyREX(하이렉스)의 데모 플랜트를 구축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소 사업은 2030년까지 총 10조 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2조3000억 원, 생산 50만 톤 달성을 목표로 한다. 2050년까지 사업을 고도화하면서 연간 700만 톤의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 글로벌 ‘톱10’ 수소 공급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철강 설비 투자는 해외 현지에 집중된다. 2030년까지 12조 원을 투자해 현재 510만 톤의 조강생산능력을 2310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월 아다니(Adani)그룹과 인도 현지에 친환경 일관제철소 합작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중국 허베이강철그룹(HBIS)과도 당산시에 자동차강판 전문 공장을 착공했고, 미국에서는 친환경 전기로 일관 밀 사업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광폭 행보가 이어졌다.
이 외에 해외 첫 고로인 인도네시아 포스코크라카타우(PT-KP)와는 제철소의 상하공정 확대를 위한 투자 방안을 비롯해 광양제철소 전기로 투자 등이 추진되고 있다.
전기차 겨냥 미래형 소재분야 글로벌 선점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약 11만5000톤에서 2030년 68만 톤까지 확대하기 위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양극재는 국내와 중국에서 생산기지를 집적화해서 배터리사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GM과의 합작을 통해 대규모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2030년 생산능력을 42만 톤까지 늘려 글로벌 입지를 다진다.
음극재는 흑연계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실리콘계 사업에 진출해 2030년 26만 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흑연은 특히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크다. 포스코는 천연흑연 공급처를 중국 외 탄자니아, 호주로 다변화하고, 인조흑연은 지난해 12월 1단계 준공을 마친 국내 유일의 생산 공장을 기반으로 자체 수급 능력을 갖춰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차기 전기차에 사용될 실리콘계 음극재는 2023년 양산 설비 구축을 목표로 유럽 완성차 업체와 제품 개발에 협력 중이다.
이차전지 소재 원료 분야는 2030년까지 리튬 22만 톤, 니켈 14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톱’ 제조사로 키울 계획이다. 자체 보유한 광산 및 염호와 친환경 생산 기술은 그 기반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필바라의 광산 지분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공급체계를 구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