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대 뉴스] 코로나19 잔혹사와 ‘슈퍼사이클’...철강기업 새로운 투자와 구조조정
[2020년 10대 뉴스] 코로나19 잔혹사와 ‘슈퍼사이클’...철강기업 새로운 투자와 구조조정
  • 박성민
  • 승인 2020.12.22 0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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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철강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안으로는 내수침체, 밖으로는 무역장벽에 가로막혔다.
10대 뉴스를 관통하는 이슈는 기업 측면에서 새로운 투자와 구조조정이 화두가 됐다.대한제강, 영흥철강, 대창스틸은 M&A를 통해 영향력을 확장했다. KG동부제철과 아주스틸은 리쇼어링을 통해, 동국제강 세아제강은 각 분야에서 선두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환경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특수형강, 대양금속은 주인이 바뀌며 경영진을 교체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철강 업황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극심한 침체, 또 하반기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철강 수요와 가격이 수직 상승하는 ‘슈퍼사이클’을 맞았다. 페로타임즈는 2020년 국내외 10대 뉴스를 선정해봤다. [편집자주]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 인수 철강업계 M&A 줄이어

대한제강은 YK스틸의 최대주주인 일본 야마토스틸로부터 지분 51%를 인수했다/사진 좌측 대한제강 전경, 우측 야마토스틸 본사
대한제강은 YK스틸의 최대주주인 일본 야마토스틸로부터 지분 51%를 인수했다/사진 좌측 대한제강 전경, 우측 야마토스틸 본사

페로타임즈는 2월19일자로 대한제강이 YK스틸을 인수한다는 단독 보도를 냈다. 이후 4개월이 지난 6월, 대한제강은 6월 YK스틸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대한제강은 지난 6월 458억 원에 YK스틸의 최대주주인 일본 야마토스틸로부터 지분 51%를 인수했다. 오치훈 사장은 와이케이스틸(신규 회사) 대표로 취임하며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장승호 상무는 와이케이스틸의 생산구매본부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와이케이스틸은 내년 1압연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당진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한다. 와이케이스틸은 최근 당진시와 협약을 맺고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15만7296㎡의 부지에 부산에 위치한 공장을 이전·신축한다. 내년부터 2023년 말까지 총 1933억 원을 투자한다.

선재업계에서는 영흥철강이 CHQ 3~4위 업체인 한영선재, 대호피앤씨를 잇달아 인수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영흥철강은 CHQ WIRE 시장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 올해 1월과 4월 한영선재의 지분을 각각 20%, 65%를 인수했다. 내년 1월에는 대호피앤씨의 지분 41.5%를 약 330억 원에 인수할 계약을 체결했다. 대호피앤씨는 1월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영흥철강 출신들을 경영진으로 임명할 방침이다.

포스코 냉연SSC인 대창스틸은 업계 3위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대창스틸은 부일철강의 주식 100%를 약 255억 원에 인수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연 매출 약 3000억 원 규모로 확대된다. 대창스틸은 철강 영업 증대 및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全사업부문 대상 고강도 구조조정

현대제철 순천단조공장/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순천단조공장/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연초부터 전 사업 부문을 대상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6월 전기로 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하고 설비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로 열연은 고로 대비 수익성이 낮고, 올해 주문량이 급감하면서 손실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전기로 열연에 일하던 근로자들은 모두 전환배치됐다.

현대제철은 2005년 전기로 열연의 상업생산을 시작한지 15년만에 설비를 매각하게 됐다. KG동부제철은 앞서 2009년 본격 가동했던 전기로 열연공장 가동을 2014년 말로 중단했다.

또한 컬러강판 사업도 정리수순을 밟고 있다. 컬러강판 라인은 노사합의를 통해 9월말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제철의 컬러강판 사업은 단조, 강관과 함께 대표적인 적자사업으로 꼽힌다. 생산규모는 연 17만 톤 수준으로 업계선두인 동국제강 75만 톤, KG동부제철 50만 톤에 비해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2월에는 금속 주조 및 자유단조제품의 생산 및 판매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현대아이에프씨를 신설했다. 본점은 전라남도 순천시의 순천단조공장으로 정했다. 앞서 2016년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의 단조용 설비를 매각하고 순천단조공장으로 일원화작업을 실시했다. 또 고부가 단조제품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코로나19 뒤바뀐 실적...포스코 현대 ‘적자’ 동국 KG동부 ‘흑자’

올해 코로나19로 철강기업들의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사진=각사
올해 코로나19로 철강기업들의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사진=각사

코로나19는 2020년 세계 경제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완성차는 공장 가동을 멈췄고 조선과 기계는 수주가 사실상 중단됐다.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는 실적이 공개된 이후 첫 적자(올해 2분기)를 기록했고, 현대제철은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반면 하공정 업체인 전문압연업체(리롤러), 철근메이커, 강관, 특수강, 컬러 전문 기업들은 대폭적인 개선을 기록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환영철강공업, 디씨엠, 유에스티는 1~3분기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으로 수익성 '톱3'를 기록했다.

분기별 실적 추이를 보면 1분기는 작년의 철강업황 부진이 이어졌고, 2분기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라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기록됐다. 3분기는 기업에 따라 회복세가 단계적으로 나타났다. 4분기는 글로벌 철강 수요가 일시에 늘어나면서 철강 판매는 급격히 증가했고, 철강 및 원료 가격은 2010년래 10년 만에 폭등하는 등 ‘슈퍼사이클’을 연출했다.

KG동부제철 아주스틸 국내복귀 선언 ‘리쇼어링’ 신규투자

(좌측부터) 김홍장 당신시장, 이세철 KG동부제철 사장, 양승조 충남지사가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KG동부제철)
(좌측부터) 김홍장 당신시장, 이세철 KG동부제철 사장, 양승조 충남지사가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KG동부제철)

KG동부제철과 아주스틸은 리쇼어링을 통해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KG동부제철은 당진시와 협약을 맺고 3년간 1550억 원을 투자한다. 내년부터 도금공장 건설을 우선 추진하고 상반기 내에 건축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컬러강판 2기의 신설도 진행될 예정이다.

아주스틸은 김천시에 500억 원을 투자해 건축용 자재 생산공장을 신설한다. 김천1일반산업단지 내 부지 6만6116㎡에 친환경 건축용 내·외장재를 생산하는 스마트팩토리형 공장을 신설하한다는 계획이다. 아주스틸은 필리핀 공장을 철수하고 신규공장에서 100명 이상을 신규 고용하기로 했다.

동국제강 세아제강 “선두를 지켜라” 광폭 투자

동국제강 본사 을지로 페럼타워에 전시된 2020년 컬러강판 신제품 샘플/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 본사 을지로 페럼타워에 전시된 2020년 컬러강판 신제품 샘플/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주력제품인 컬러강판 시장의 확대를 위해 10CCL(S1CCL)을 신설한다. 연 생산 85만 톤 체제를 갖춰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생산 인프라, 품질, 영업력, 연구개발 능력, 서비스 등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인 컬러강판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다.

세아제강은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톱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해상풍력 자켓(Jacket)용 핀 파일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지난 9월 순천에 위치한 ㈜신텍의 공장부지 및 건물, 기계장치 등 자산 일체를 125억 원에 인수했다. 세아제강은 인수한 부지 및 건물을 활용해 해상풍력구조물 자켓용핀파일 전용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영국에 초대형 사이즈 모노파일 제작이 가능한 연산 16만 톤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기업이 영국 해상풍력 기초구조물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로, 세아제강은 이를 발판 삼아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글로벌 탑 플레이어로 도약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국특수형강 대양금속 ‘New CEO’ 新 경영체제 갖춰

 

한국특수형강과 다니엘리가 화상회의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다니엘리
한국특수형강과 다니엘리가 화상회의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다니엘리

한국특수형강은 올해 4월 매직홀딩스가 지분 44.67%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한길구 대표이사, 박성우 대표이사를 신규선임하며 최대주주 인물들로 경영진을 구성했다.

한 대표이사는 신규설비도입에 850억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282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규 설비는 철근의 생산을 통해 제품 다양화을 추진한다. 다니엘리와 칠서공장에 설치될 직경 10~57㎜의 이형철근(deformed bars)을 생산하는 압연기의 발주를 마쳤다.

대양금속은 2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조상종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조 대표는 제3자 유상증자 배정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투입된 금액은 100억 원에 달한다.

대양금속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고 내부 설비를 강화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에 철저히 대비했다. 포스코 출신인 정순규 부사장, 유광호 전무와 재무책임으로 장태덕 상무를 등용했다.

대양금속은 작년 워크아웃으로 인해 상반기 기간 배제됐던 신규사업 개발과 프로젝트도 이어갈 예정이다. 열연코일 처리 능력을 증대하고 연삭 라인을 합리화해 고수익 제품 생산성을 강화한다. 신시장 개척 및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 내년 연임 결정

포스코 최정우 회장
포스코 최정우 회장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 11월 열린 7차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사회는 사외이사로 전원으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최 회장은 2기 경영방향을 “혁신과 성장”으로 설명하고, 경영관리 활동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철강, 인프라, 신성장사업 등 전 영역에 걸쳐 양적인 성장 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 즉 핵심경쟁력 향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최정우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회장으로 재선임된다.

정문기 이사회 의장은“구조조정을 통해 그룹내 사업의 균형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했으며, 코로나 등 어려운 경영여건 하에서도 철강 사업의 회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차전지소재 등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 투자해 미래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하고, “향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포스코의 장기적인 가치를 증진하고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는 적임자라는데 후추위 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제강사 30조 고철구매 담합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철강사의 철스크랩(고철) 구매 담합을 적발했다. 공정위는 이들 철강사가 10년 넘게 30조 원대 담합을 한 혐의를 확정해 최근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해당 업체에 보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대형 철강사들이 2006년~2015년까지 고철업체로부터 철스크랩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철강사들의 담합 관련 매출액을 30조 원대로 산정했다. 한 대형 철강사는 공정위로부터 관련 매출액이 16조원이라고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징금 등 제재 방안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앞서 2018년 현대제철 등 7개 철강사에 철근담합 혐의로 119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 탄소중립선언…현대제철 등 친환경 설비투자

(좌측부터)김홍장 당진 시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협약식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좌측부터)김홍장 당진 시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협약식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현대제철

포스코는 12월11일 2050년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 달성을 선언했다. 한·중·일 등 대형 고로 생산체제에 기반한 아시아 철강사로는 처음으로 탄소중립 계획을 공식화 했다. 전 세계가 저탄소경제로의 진입에 나서고 있고, 우리나라 정부도 ‘그린뉴딜’을 정책 기조로 삼았다. 포스코는 ‘저탄소 경쟁력’을 ‘100년 기업 포스코’ 실현의 주요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달성과 ‘그린뉴딜’ 이행에 국내 대표 제조기업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친환경설비인 SCR(선택적 촉매환원·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설비에 잇달아 투자했다. 소결공장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은 SCR 설치 전 140~160ppm(포스코 기준)에서 최대 80% 저감된 30~40ppm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오염물질의 발원지라는 오명을 쓴 포스코, 현대제철은 친환경부문에 투자를 대폭 늘렸다. 포스코는 2021년까지 1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현대제철은 제철소 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에 내년부터 5년간 49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환경에 투자한 5100억 원을 포함하면 10년간 환경 관련 투자액만 총 1조 원에 달한다.

 

법인파산신청 사상 최대 관측

철강업계에서 크고 작은 부도가 매월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을 중심으로 한 중소 철강사들의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철강 시장 저변을 이루는 중소 제조 및 건설 등은 여전히 침체된 모양새다. 특히 철강 수요산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부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법인들의 파산 신청이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법인들의 파산 신청은 87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110개) 증가했다.

파산신청은 2019년 연간 931건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올해는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현 추세가 남은 2개월 동안 이어질 경우 1000건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서 일부 가동이 재개되면서 회복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기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장기간 침체로 자금 사정도 좋지 않아 앞으로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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