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죽음을 준비하는 삶의 태도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죽음을 준비하는 삶의 태도
  • 김진혁
  • 승인 2026.05.12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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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내가 자살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지옥 같은 시간이 끝난 후 인생이 다시 얼마나 좋아지는지 그동안의 경험으로 항상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_어니스트 헤밍웨이

인간은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존재다. 다만 그 사실을 외면하며 살아갈 뿐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곧 삶을 준비하는 일이다. 따라서 죽음을 직시할 때 비로소 삶은 깊어진다. 즉 삶은 결과가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하루하루 후회를 덜 하는 시간이 쌓여갈 때, 삶은 우리 각자에게 고유하고 소중한 의미로 남을 것이다. 죽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끊임없이 고민해온 질문이다.

셰익스피어는 “우리는 꿈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며 보잘것 없는 우리 인생도 결국 긴 잠으로 끝을 맺는다”라고 했다.

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마음과 신체가 상관돼 있다는 심신 상관론을 주장하였고, 소크라테스 제자인 플라톤(Platon)은 영혼과 신체가 별개로 존재한다는 심신이원론을,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영혼이 곧 마음이며 신체가 생명으로서 기능하게 한다는 심신일원론을 주장하였다.

철학자들의 정의는 사뭇 다르다. 죽음을 두려워하느냐 그렇지 않으냐로 구별될 뿐이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도 도망치지 않았으며, 독배를 마시는 순간까지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유명하다. “크리톤, 우리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지고 있네.” 이는 죽음을 ‘치유’로 본 표현이었다. 육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과정으로 이해한 것이다. 죽음을 끝이 아니라 해방으로 본 그의 태도는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논증했다. “우리가 존재할 때 죽음은 없고, 죽음이 올 때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단순한 명제는 인간의 공포를 근본적으로 해체한다. 죽음은 경험할 수 없는 것이기에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현재의 고통과 불안을 줄이고 평온한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근대에 들어 미셸 드 몽테뉴는 이렇게 말했다. “철학한다는 것은 죽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는 죽음을 일상 속에서 사유함으로써, 삶의 집착과 허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죽음을 자주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현재를 더 충실히 산다는 역설이다.

또한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을 준비하지 않은 삶이 얼마나 공허한지를 보여준다. 성공한 법관 이반 일리치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자신의 삶이 타인의 시선과 허영으로 채워졌음을 깨닫는다. 그는 죽음 직전에서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과 연민을 이해한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삶은 진짜였는가?”

실제 역사 속에서도 죽음의 태도는 그 사람의 삶을 증명한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 연설에서 ‘죽음을 기억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거울을 보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를 자문했다. 죽음을 의식하는 삶은 선택을 단순하게 만들고, 본질에 집중하게 한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나치에 저항하다 처형되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담담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는 그의 말은 신앙과 확신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

첫째,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죽음을 외면할수록 삶은 피상적이 된다.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둘째, 관계를 정리하고 사랑을 표현하라. 많은 사람들이 죽음 앞에서 후회하는 것은 더 많이 사랑하지 못했다는 고백이다.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은 미루어두었던 마음을 지금 전하는 것이다. 셋째, 삶의 의미를 점검해야 한다. 돈, 명예, 성공은 죽음 앞에서 무력하다. 중요한 것은 “나는 왜 살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이다. 넷째, 고통과 두려움을 직면하는 연습. 죽음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병과 쇠약, 상실을 포함하며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평소의 삶에서 길러진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방식으로 ‘좋은 죽음’을 정의해야 한다. 어떤 이는 평온한 죽음을 원하고, 어떤 이는 의미 있는 순간까지 살기를 원한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그 의미는 선택할 수 있다. 출생과 죽음은 피할 수 없기에 그 사이를 즐겨라.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은 삶을 낭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이, 더 진실하게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는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에서 벗어나 죽음을 통해 완성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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