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 오너일가 경영능력 없다"
영풍이 국내 최대 규모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의 지분 인수에 나섰다. 고려아연 측은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당사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의 지분 최대 14.6%(302만4881주)를 주당 66만 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총 매입 규모는 2조 원에 달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공개매수일 이전 3개월 및 6개월 간의 평균종가(거래량평균가중 가격 51만6735원, 50만7393원)에 각각 27.7%와 30.1%의 프리미엄(할증)을 더해 산정됐다. 매수 기간은 13일부터 내달 4일까지다.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은 총 685만9254주(33.13%)다. 이번 공개매수 이후 지분 보유량은 최대 988만4135주(47.74%)에 달하게 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고려아연 M&A에 대한 사전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공개매수 이후 영풍 오너일가 소유의 고려아연 지분 절반에 1주를 더한 콜옵션을 부여받는 방식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되며, 향후 영풍과 공동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측은 강력한 반발에 나섰다. 이번 공개매수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진행됐으며,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당사의 기업가치와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영풍 오너일가는 환경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잦은 위반과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경영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그간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 매각과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일삼는 등 기업가치를 저해한 사례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사 경영권을 인수하고 해외자본에 재매각하는 경우에는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한편, 영풍과 MBK는 13일 고려아연에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매수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영풍의 특수관계인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자사주 취득에 나설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과 시세조종 혐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