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의 IPO]는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핵심 이슈를 연재 보도합니다.
◆이경주 대표는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더벨 산업부에서 유통, 운송, 전자, 자본시장부(IPO)에서 취재 경험을 쌓았다. 현재 자본시장 콘텐츠 전문 매체인 '딜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공모주 시장과열이 진정되는 것일까. 최근 상장한 기업들 상장일 수익률(공모가 대비)이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제일엠앤에스와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등이 상장일 시초가 수익률이 40~70%, 종가 수익률은 10~20% 수준이다. 직전딜들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시초가 기준 170%, 종가 기준 150%에 달했다.
3일 상장한 민테크는 시초가가 1만4900원으로 공모가(1만500원) 대비 41.9% 오른 가격으로 시작했다. 이날 종가는 1만2880원으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22.7%였다. 하루전(2일) 상장한 디앤디파마텍도 과거 대비 수익률이 저조했다. 공모가가 3만3000원이었는데 상장일 시초가(4만9250원) 수익률은 49.2%, 종가(3만6500원) 수익률은 10.6%였다. 종가 수익률(10.6%)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직전인 4월 30일 상장한 제일엠앤에스도 공모가 2만2000원으로 상장했는데, 그날 시초가(3만7700원) 수익률은 71.4%, 종가(2만7000원) 수익률은 22.7%였다. 제일엠엔에스를 기점으로 수익률이 둔화한 모습이다.
공모주 시장 과열단초 역할을 한 딜은 작년 12월 6일 상장한 케이엔에스였다. 상장일 종가가 가격제한폭(공모가의 4배)까지 올랐다. 이후로 제일엠앤에스 직전까지 총 19건의 상장(스팩 제외)이 있었는데 19건의 상장일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177.5%, 종가 평균 수익률은 153.9%에 달했다.
시초가 수익률이 세 건 연속으로 80%를 밑돈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추세적 둔화로 볼 수 있다. 올 2월 23일 상장한 이에이트가 시초가 수익률이 30.8%로 다른 딜 대비 크게 저조했지만, 같은 날 상장한 코셈이 162.5%를 기록해 당시엔 추세적 둔화로 보기 힘들었다.
업계에선 시장과열 부작용이 점차 확인된 결과로 보고 있다. 과열시기 상장한 19건 가운데 7건이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과열장의 가장 큰 문제는 펀더멘털이나 공모구조에 약점이 있는 기업들까지도 본질가치 대비 높은 가치로 상장한다는 것이다. 과열장 이후 19건 중 블루엠텍을 제외한 18건이 모두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대비 높여 잡았다.
이달 3일 종가 기준으로 손해율(공모가 대비)이 가장 큰 기업은 올 1월 29일 상장한 포스뱅크다. 공모가가 1만8000원인데 이달 3일 종가는 1만1820원으로 34.3% 하락해 있다. 포스뱅크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1만5000원)보다 20% 높인 곳이다. 이어 블루엠텍 손해율이 30.3%, 스튜디오삼익이 28.8%, 오상헬스케어 26.9%, 이에이트 18.4%, HB인벤스트먼트가 16.3%, 케이웨더가 13.4%였다.
시장과열이 그간 유지됐던 것은 상장 이후 고평가된 주식을 매수해주는 투자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손해를 보기시작 했기 때문에 유지동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른 바 뒷심이 꺾이기 시작했다. 제일엠엔에스 등은 꺾인 뒷심이 상장일 투심으로 옮겨 붙은 결과일 수 있다.
시장수요예측 단계까지 과열현상이 진정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시초가 수익률이 여전히 40%대로 높기 때문에 기관들은 그간 행해온 ‘묻지마’ 청약을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정해지는 ‘상초’ 행렬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한 기관투자자는 “시초가 레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다만 여전히 수익률이 40%대로 높기 때문에 기관들이 ‘상초’ 베팅을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오는 8일 상장예정인 올 상반기 최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올 들어 처음으로 ‘상초’를 중단한 케이스다.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으로 정했다. 대기업 계열사라 당장의 이익보단 평판을 택했다.
다만 해외기관이 상장일 대거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기관에 전체 공모액의 55%(4082억원)를 배정했다. 기관배정액 중 해외기관 몫이 40%(1633억원)인데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은 물량이 대다수(99.9%)다. 상장일 유통물량비중은 약 10%인데 일반투자자와 해외기관 중심으로 매도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