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실적압박에 쫓긴 '高價' 정책…"너무 비싸다" 거래처 구매축소
[핫이슈] 실적압박에 쫓긴 '高價' 정책…"너무 비싸다" 거래처 구매축소
  • 김종혁
  • 승인 2023.04.13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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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철강업황 하락전환 이후에도 '고가' 정책
올해 4월까지 4개월 연속 인상…5월도 인상기조 유지
고객사 "명분 신뢰관계 없는 자사 성과만 몰입' 지적
포스코산 열연 대응재 105만 원 중국산 오퍼 81만 원
중국 오퍼 작년 3월 900달러 11월 500달러까지 폭락
포스코 줄곧 '고가정책'…포항제철소 가동중단도 영향

국내 철강재 공급 가격은 업황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작년 4분기부터 국내외 업황이 하락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도 대다수 철강사들이 고가(高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가 가격 책정의 지표로 삼는 중국 오퍼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인상기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고가 정책은 명분도 없고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를 '뒷전'에 둔, 자사 실적과 성과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현재 국산 가격은 중국산 등 수입재와는 최대 20만 원 이상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 대기업에서 철강 소재를 구매하는 기업 사이에서는 구매 자금 부담과 함께 추후 하락에 따른 손실을 우려해 구매를 축소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표 품목인 열연 거래 가격은 포스코산 수입대응재 기준 톤당 105~106만 원이다. 1월 8만 원이 오르면서 100만 원으로 뛰었고, 2월과 3월은 101만 원, 103만 원으로 계속 상승했다.

수입 비중이 높은 중국산은 이보다 20만 원 낮다. 가장 최근인 이달 중국 사강강철의 열연코일 오퍼 가격은 CFR 톤당 640달러, 원화로는 약 85만 원이다. 안펑강철은 이보다 낮은 622달러로, 원화 기준 82만 원을 조금 넘는다. 유통 시장에서 중국산 소재를 쓰는 편이 원가나 수익성에서 유리하다. 

중국의 오퍼 가격은 작년 3월 900달러에 육박하던 것이 작년 11월 500달러 초반까지 폭락했고, 올해는 연초 700달러대까지 회복된 이후 현재 600달러 초반에서 최저 500달러대로 등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와 달리 줄곧 고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일시적인 조정이 있었지만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 피해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하락장에 대응할 이유는 사실상 사라졌다.

올해는 매월 4월까지 인상을 실시했고, 5월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4월은 판매점 등 유통향 공급 가격은 물론 냉연 및 강관사들에도 인상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냉연 및 강관사는 동국제강 KG스틸 세아제강 휴스틸 등 전문압연업체(리롤러)들을 말한다. 냉연 및 강관사향은 유통향보다 비교적 낮지만, 중국산 등 수입산과는 최소 10만 원 이상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페로타임즈DB
페로타임즈DB

후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포스코산 대응재 유통 거래 가격은 톤당 102~103만 원이다. 수입산 거래 가격은 톤당 97~98만 원이다. 이달 중국 주요 밀(mill)들의 오퍼 가격은 비교적 큰 차이로 낮다. 지난주 당산강철의 오퍼 가격은 CFR 699달러(10~60mm), 씨청은 660달러(10~60mm)다. 푸양강철은 705달러(14~60mm), 잉커우는 701달러(12~120mm)다. 잉커우를 기준으로 할 때 원화 가격은 93만 원으로 포스코산보다 약 10만 원 낮다. 

포스코산 소재를 구매하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불만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진다. 

한 냉연업계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포스코의 인상을 감내할만큼 제품 가격에 인상분을 반영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부터는 국내외 업황이 하락으로 전환하면서 원가부담이 높아진 상태"라며 "올해도 인상은 계속되는데 제품가에 반영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강관업계 관계자는 "중국산과 가격 차이가 현재와 같이 큰 상태에서는 포스코 소재로 제품을 만들면 경쟁력도 없고, 수익성은 크게 떨어진다"면서 "가동률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가 '고가' 정책을 계속 유지한다면 구매를 줄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현재 가격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수요가 부진하고 환율 등 수입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3월부터 수입이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포스코가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지만 이는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특히 포스코 소재를 쓰는 기업들은 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고스란히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고가 정책은 작년 4분기 태풍 피해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는 동시에 올해 실적 성과에만 몰입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지적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출 가격은 한국과 일본산이 높아야 700달러 초반, 중국산 압연재 및 일반재는 600달러 초반이고, 국제 가격이 하락중인데 국내 가격을 이렇게 높게 가져가는 것은 자사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기업은 이익을 우선에 둬야하지만 거래 고객, 협력사들도 그만큼 중요하며, 현재와 같은 가격 정책은 상대 기업의 신뢰를 잃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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