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뿔난' 고철업계 "더이상 납품 못한다" vs 제강사 이익률 10% '초호황'
[핫이슈] '뿔난' 고철업계 "더이상 납품 못한다" vs 제강사 이익률 10% '초호황'
  • 김종혁
  • 승인 2022.11.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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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연결기준, 한국철강 한국특강은 별도 기준/페로타임즈 정리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연결기준, 한국철강 한국특강은 별도 기준/페로타임즈 정리

국내 철스크랩(고철) 업계가 전기로 제강사에 대해 원성을 높이고 있다. 과도한 납품 가격 인하도 모자라 입고통제까지 실시되면서 불만을 넘어 생존의 기반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제강사들의 영업이익률은 1~3분기 10% 내외를 기록하는 반면 고철업계는 그나마 남겼던 이익마저 소진하고 적자 상태에 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기로 제강사별로 짧은 시차를 두고 고철 납품 가격을 일주일에 1,2차례 인하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제철 기준 5일을 시작으로 9일과 14일, 16일과 18일, 최근 22일까지 6차례나 인하했다. 인하폭은 대부분 톤당 2만 원 수준으로 그간 인하폭은 10만 원에 이른다. 

구좌업체(제강사 납품권 보유업체) 등 제강사에 납품하는 고철 업체들은 속이 탄다. 시장 소규모 고물상으로부터 중소 고철상, 일반 제조 공장 등에서 수집하는 가격은 내리기가 쉽지 않은데 납품 가격만 하루가 멀다하고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남지역에서 고철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는 "(방통차) 한 대를 제강사에 납품하는 5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도 손해를 본다. 제강사들은 이익이 너무 많아서 세금 문제로 어떻게 쓸 지를 고민한다는 데 협력사 사정은 안중에 없나"고 언성을 높였다. 

실제 고철업체가 톤당 50만 원에 고철을 구매해서 제강사에 25톤 방통차로 고철을 납품할 경우 1250만 원이 원가인 셈이다. 제강사들이 2만 원을 내리면 1200만 원에 납품하고, 50만 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인건비, 유류비, 금융비용, 재고비용 등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커진다. 월 1000톤을 납품하는 고철업체라면 연이은 인하에 따라 수천만 원의 손해는 당연지사다. 

수도권 지역 고철업체 대표는 "가격 상승기에 이익을 내더라도 이익률은 1% 내외가 고작"이라며 "그나마도 냈던 이익도 바닥을 드러내고 이제는 적자로 들어선 상태"라고 말했다. 

제강사들은 3분기 실적이 떨어졌지만 여유가 있다. 올해 누적 이익률은 10%를 넘나든다. 핵심 원료인 고철 가격 인하는 실제 제강사들의 이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페로타임즈 정리
페로타임즈 정리

본지가 주요 전기로 제강사 5곳의 1~3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은 30조89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조8327억 원으로 11.3%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9.2%로 높게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4%p 떨어졌지만 일반 제조업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철근 등 제품 가격을 건설 및 유통에 연중 100만 원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매출도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되려 전년보다 실적이 좋다. 

업체별로 보면 대표적인 철근 전문 메이커인 한국철강과 대한제강은 11.6%, 10.5%를 각각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10.0%, 현대제철은 8.9%로 나타났다. 한국특강은 4.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철업계 관계자는 "제강사들은 고철 공급사에 대해 협력사, 동반성장을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데 실제 행동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익이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철강업황 전반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시장에 납품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고철 공급사들의 기반을 흔들지 않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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