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토픽] ‘탈(脫) 포스코’ 러시...고객사 적자마당에 ‘아직도 배고프다?’
[핫토픽] ‘탈(脫) 포스코’ 러시...고객사 적자마당에 ‘아직도 배고프다?’
  • 김종혁
  • 승인 2019.08.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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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최대열연 고객사 동부제철 호주서 3만톤 긴급수혈
- 세아제강 올해 대폭축소에 동국제강도 비중 ‘확’ 줄여
포스코 열연 고객사들의 '탈 포스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 등 수입산 가격은 급락세에 있는 것과 달리 포스코는 되레 인상을 통보했다. 동부제철은 호주산까지 수입에 손을 뻗었고, 동국제강 세아제강은 올해 포스코 열연 구매 비중을 대폭 낮췄다.
포스코 열연 고객사들의 '탈 포스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 등 수입산 가격은 급락세에 있는 것과 달리 포스코는 되레 인상을 통보했다. 동부제철은 호주산까지 수입에 손을 뻗었고, 동국제강 세아제강은 올해 포스코 열연 구매 비중을 대폭 낮췄다.

포스코 권위의 상징이었던 열연소재 분야에서 ‘탈(脫) 포스코’ 분위기가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동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열연 실수요부터 판매점에 이르기까지 반감은 극에 달한 모양새다. 특히 시장이 극심한 부진한 현실을 외면, 작년부터 불붙은 열연 고가(高價) 정책, 글로벌 추세를 벗어난 경직된 가격책정, 지나친 수익중심의 판매 등이 도마 위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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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서 가장 많은 열연소재를 구매하는 동부제철은 호주까지 손을 뻗었다. 지난 5월경 호주 블루스코프로부터 열연 수만 톤을 긴급수혈했다.

실제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호주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8만2483톤이 들어왔다. 작년 연간 364톤에 불과했던 것이 일시에 폭증했다. 5월 5만1937톤, 7월 3만385톤씩이다.

당시 글로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열연소재 원가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었다. 포스코는 높은 가격을 유지, 원가부담을 명분으로 되레 인상기조를 줄곧 유지해왔다. 호주산 수입은 2010년 21만3146만 톤을 정점으로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2017년(7만2675톤)이 가장 많은 양으로 기록됐지만 올해 7월까지 수입량을 밑돈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산 수입은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포스코가 계속 고가 정책으로 일관하면 고객사들의 이탈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 세아제강은 이 같은 지적의 대표적인 사례다. 동국제강은 작년까지만 해도 포스코의 최대 열연 고객사였다. 올해부터는 포스코 열연구매 비중을 대폭 낮추고, 이를 대신해 중국, 일본산 수입 비중을 늘렸다. 세아제강은 이미 포스코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구매라인을 대폭 수정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시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에 호황시장과 비교해 주요 열연고객사의 전체 구매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지 포스코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없다" 면서 "세아제강의 경우 전체 열연구매물량이 줄었으나 포스코 비중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며 동부제철의 경우도 지난해와 비슷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스코가 글로벌 ‘톱’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반면 포스코 열연 고객사들의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이 반감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반면 열연고객사들은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포스코 해당 팀에서는 이익이 많이 떨어져 인상을 해야한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특히 열연보다 냉연도금재 인상폭을 더 높게 책정해 온 것은 대표적인 불만 사례다. 동국제강 동부제철이 주력인 냉연도금재 가격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반감에서 비롯된 ‘탈포스코’ 현상이 심화되면서 열연강판 수입은 최근 급증세를 기록했다. 7월 열연강판 수입량은 총 34.5만 톤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1.7%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35.6% 급증했다. 대체로 6월 전후 진행된 계약 물량으로, 당시 열연 가격은 중국산 기준 톤당 520달러 내외였던 것이 최하 480달러까지 급락했다.

열연 가격은 7월 다시 급등, 520달러선까지 오른 이후 8월 현재 480달러선까지 다시 급락했다. 포스코는 반대로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에 9월 주문투입분부터 톤당 2,3만 원을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10%가 넘는 이익률을 기록하는 포스코가 적자를 보는 고객사에 또 다시 소재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은 지나친 결정”이라며 “더욱이 중국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는 수입 계약이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판매점 역시 작년과 올해 포스코의 고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연이어 제기됐다. 한 관계자는 “시장은 수요부진과 가격약세가 계속되고, 중국산 가격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포스코가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최정우 회장 체제가 본격화 된 올해 내부적으로 실적 하락에 대한 위기감과 부담이 더해진 결과”로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는 몇 개월 동안 판매점들에게 주문량을 채워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격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시장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까지 철광석 등 연원료가 급등해 판매가에 반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나 수입재에 대해서는 중국 오퍼가격과 연동하여 수입대응재 가격을 조정하고 있고 수급에 따라 공급비율도 늘려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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