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태만상] 철강의 도시 린츠
[철태만상] 철강의 도시 린츠
  • 김종대
  • 승인 2020.10.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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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츠 다뉴브강 전경/사진=Pixabay
린츠 다뉴브강 전경/사진=Pixabay

린츠는 오스트리아 최대의 공업도시였다. 지금은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문화도시로 성장했지만 아직도 오스트리아 최대의 제철소 푀스트알피네(voestalpine Stahlwelt)는 린츠를 대표한다. 린츠는 LD전로를 개발한 장소여서 철강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린츠는 정확히 오버-외스터라이히의 주도(主都)이며, 인구는 약 20만 명에 불과하다. 오스트리아의 3번째 큰 도시 린츠의 역사 속에는 외침의 흔적이 많다. 린츠의 혈관에는 켈트족의 피가 흐르고, 시작점은 로마시대의 요새였다. 린츠는 히틀러가 학창시절에 미술을 배웠던 고향 같은 도시였다. 그랬으니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를 점령했던 히틀러는 린츠에 거대한 제철소와 광공업 기지, 그리고 대량의 도시 건축물을 건설했다.

린츠의 푀스트알피네(Voestalpine)제철소는 포스코가 포항제철소를 건설할 때 기술지원을 요청하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영부인 프란체스카여사가 오스트리아 출신이었기 때문에 지원했다는 야사도 있다.

수년전부터 푀스트알피네제철소는 친환경체제로 바꾸어 나갔다. 노력 덕분에 린츠는 2009년, 한 해 동안 유럽문화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했다.

얼마 전 당진시와 포항시가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향해 고로의 불을 끄라고 엄포를 놓았던 코메디 같은 사건과 린츠의 환경 정책은 전혀 달라 보인다.

린츠가 제철소를 품은 본질은 도나우 강이 유유히 흐른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 강을 통해서 철광석을 독일로부터 들여와 철강재를 만들고 이웃나라에 수출 했다.

당진은 아산만의 항만을 통해서 포항은 영일만을 통해서 고품질의 철강재를 세계 곳곳으로 수출하고 있다. 철광석이 없는 우리의 단점을 장점으로 뒤집어 국가 경제를 일으켰고, 경제활성화의 밑거름 역할을 하는 일등 공신이라는 점은 린츠와 다를 바 없다. 더불어 살 궁리를 하다보면 개선점을 찾기 마련이다. 우리의 고로메이커들은 행정당국과 환경단체의 압력 때문에 고로의 불을 꺼야 할지도 모른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린츠를 보면 얼마든지 제철소와 문화 공간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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