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영웅은 단련해야 만들어 진다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영웅은 단련해야 만들어 진다
  • 김진혁
  • 승인 2020.09.17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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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기업가 '현장에서 미래 파악하고 실행'
유능한 CEO...고난의 강 건너 미래 만드는 리더
김진혁 한국취업컨설던트협회 대표
김진혁 한국취업컨설던트협회 대표

유능한 CEO는 도전을 두려워 않는다. 그들은 기업가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시장이란 고난의 강을 건너온 존재다. 기업가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미래를 만들어 간다.

촌철살인의 한시가 있다. “봄이 오는 것을 오리가 먼저 안다(春江水暖鴨先知)” 오리는 늘 물속에 발을 담가서 강이 풀리면 먼저 물고기를 잡기 때문이다. 탁월한 기업가는 늘 현장에서 미래 동향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실행에 옮긴다.

전투 시작하기 전에 싸워라

대만의 자이언트를 창업한 류진뱌오(劉金標) 회장은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연간 700만 대의 자전거 생산과 매출 2조 원을 넘겼다. 그는 자서전(자전거 타는 CEO)에서 “현재를 결정하는 것은 미래”라고 말한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싸우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자이언트는 창업 초기 형편없는 품질로 항의에 시달렸다. 류진뱌오는 부품 규격을 통일시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에 성공하고 미국의 유명 자전거 업체 슈윈(Schwinn)의 매출 75%를 차지했다.

회사는 반석에 올라섰다. 류진뱌오는 생각의 끈을 길게 보았다. “슈윈이 마음을 바꾼다면 자기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사고 아래 자체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몇 년 뒤 우려했던 대로 슈윈이 다른 거래처로 변경하겠다고 통보 했다. 미래를 미리 준비했던 자이언트는 고유 브랜드로 유럽, 중국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했다.

그는 “수비만으로는 골을 넣을 수 없다.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보다 공격에 들이는 힘이 커야 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술회했다.

시시콜콜 간섭하지 마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재벌그룹의 오너라고도 할 수 있다. 모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2018년도 기준으로 74개의 자회사와 39만 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버핏은 자회사의 자율경영을 보장한다. 기업을 인수할 때에도 기존 경영자를 존속 시킨다. 매일 전화 보고나 주간 보고서도 요구하지 않는다.

“뛰어난 CEO에게 그가 맡은 회사의 운영 방법을 하달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다. 시시콜콜 간섭하면 우리를 위해 일해 주지 않을 것이다.” 버핏의 남다른 경영관이다. 어쩌다 자회사 대표가 버핏에게 상의를 요청하면, “이런 건 생각해봤습니까?”라고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버핏은 신뢰 경영을 바탕으로 한다. ‘다스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다스림’이라는 노자의 사상을 연상시키면서 큰 울림을 준다.

진흙탕에서 기어 오른 자가 성인이다

미·중 무역 전쟁의 한복판에 서있는 중국 화웨이는 “이해할 수 없다.”고 강경히 맞대응했다. 창업자 런정페이의 면면을 보자. 그는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14년간 인민해방군에 복무하던 중 인원을 감축하자 군복을 벗었다. 선전의 몇 기업에서 일자리를 잡았지만 사기를 당했다. 생계를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43세 늦은 나이에 창업을 했다.

그의 기업은 예민한 후각과 무리지어 공격하는 수직적 위계질서에 충실한 늑대 정신으로 대기업이 되었다. 통신장비 시장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생존 자체가 최고의 목표였다. 미국 진출을 앞두고 런정페이는 군대식 경영전략을 폈다.

“짚신을 벗고 미국 신발로 바꿔 신어라. 진흙탕에서 기어 올라온 자가 성인이다.”

인적자본이 재무자본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의 회사 사내커피 컵홀더에 부착된 “영웅은 태어나지 않고 단련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문구가 ‘미래는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라는 참 의미를 읽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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