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코 최초 적자 무엇이 문제인가?
[사설] 포스코 최초 적자 무엇이 문제인가?
  • 페로타임즈
  • 승인 2020.07.22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코가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1968년 설립돼 대한민국 산업화의 초석 역할을 담당해왔던, 세계 최고 경쟁력의 포스코마저도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비록 6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기는 했지만 충격, 그 자체다.

코로나19의 위력이 이토록 강한 것인지, 새삼 어려운 시기임이 실감으로 다가온다. IMF 때는 물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수많은 시련과 난관을 뚫고 왔던 우리의 자랑, 포스코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포스코의 2분기 영업적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산업 활동 위축, 특히 자동차 생산 급감 등 철강수요가 감소한 반면 철광석 등 원료 가격 강세가 지속된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하지만 이런 외부적 요인만으로 보기에는 최근 포스코의 움직임이 긍정적이지 못하다. 단기이익을 위한 무리한 마케팅, 구매 방식은 철강업계는 물론 관련업계의 적지 않은 불만을 낳고 있다.

얼마 전 열연강판 가격은 크게 올리고 냉연판재류 가격은 소폭 인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최근에는 비공식 자료를 통해 일본산 열연강판의 저가 수출에 철강협회를 통해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내수 시장을 지키고 가격을 올리려는 의도지만 시장 논리에는 맞지 않는 일이다. 더구나 최근 냉연제품을 일부 수요가들에게 초저가로 판매한 사실을 보면 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구매 부문에서는 최저가 낙찰제를 비록 개선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경쟁력을 가진 우수 납품기업이 지속 발전생존하기 어렵다.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요인이 될까 우려스럽다.

좀 더 시각을 넓고, 길게 본다면 무엇보다 세계 철강업계가 거대공룡 중국 철강산업의 성장에 대응해, 또 미래를 위한 전략 마련과 실행에 골몰하고 있는 반면 포스코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임 회장 시절 이뤄냈던 구조조정의 과실과 재무적 안정을 이용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기업시민’이라는 당연한 사회적 역할 외에 기 업의 미래비전은 찾기 어렵고, 철강업계의 맏형 역할은 실종됐다.

일본의 일본제철과 JFE스틸 등이 위기 대응과 설비보수를 위한 자금 조성을 위해 보유주식 등 자산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떨어진 주가(株價) 지지를 위해 1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벤처지원을 위해 소진하고 있는 금액도 1조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치산업인 철강사업의 경쟁력 근원인 설비보수 비용은 2018년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다.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중국 철강사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건만 포스코는 오히려 현지법인의 지분을 매각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지금의 포스코는 미래비전을 통한 위기극복과 성장보다는 수성에 멈춰 있다는 판단이 불가피하다. 더불어 업계 맏형 으로서의 리더십도 실종된지 오래다. 생태계 차원의 상생과 공존, 발전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작금의 철강산업은 코로나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절체 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이 위기를 여하히 극복하느냐에 미래가 달려있다. 포스코의 새로운 변화가 절실한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