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국내생산세액공제’, 철강 반드시 포함돼야
[페로칼럼] ‘국내생산세액공제’, 철강 반드시 포함돼야
  • 정하영
  • 승인 2026.08.19 0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철강산업을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철강산업에 대한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산업 지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신설 법안으로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세재발전심의위원회’에서 녹색전환과 경제안보를 위해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한 6대 산업에 대해 생산량 기준으로 2036년까지 소득세와 법인세 세액공제 특례를 주자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6대 산업은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2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로봇 부품 등이다. 그러나 발표 직후 철강과 석유화학이 빠졌다는 논란이 있었고, 산업부가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철강산업은 국내생산세액공제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철강은 국가산업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국회에서 ‘철강은 모든 산업의 기초’라는 취지로 철강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의 조선과 방산, 기계, 반도체, 전력망 등은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들 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라도 철강산업 동반 성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다. 철강 생산기반이 급격하게 축소되면 단순히 철강산업 하나가 위축되는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전체의 공급망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중국의 공급 과잉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저가 수출은 현재 한국 철강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구조적 문제 가운데 하나다. 중국이 감산을 강조하고 있지만 장치산업의 특성상 단기간 내 과잉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 결국 밀어내기 수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산 저가재와의 경쟁 때문에 국내 철강사의 가동률과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많은 철강사들이 감산으로 대응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철강은 반도체처럼 생산시설을 한번 폐쇄했다가 시장이 좋아지면 쉽게 다시 가동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국내 설비 폐쇄 등 구조조정 시간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늦추는 것이 반드시 좋은가?”라는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설비폐쇄는 지역경제와의 세수나 고용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계 생산설비의 경우 세액공제 규모에 따라 “폐쇄할 것인가, 계속 돌릴 것인가”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설계 단계부터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다. 우선 생산량 기준으로 세금을 깎아줄 경우 자칫 ‘환경적으로 좋은 철강’보다 ‘많이 생산하는 철강을 지원’하는 제도로 변질될 수가 있다. 그래서 단순 생산량 기준으로 하면 안 된다. '‘생산량과 저탄소 조건'’으로 가야 한다. 가령 ①국내 생산량×②국내 부가가치×③탄소배출 기준×④고급·전략철강재 여부와 같은 방식이다. 이를 기준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에 대해서는 낮은 공제를, 적은 제품에 대해서는 높은 공제를 해주는 차등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철강산업 보호와 탄소중립, 국내 생산기반 유지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또 수입재와의 관계도 감안해야 한다. 국내 철강에만 생산세액공제를 주면 국내 철강사는 경쟁력이 올라가지만, WTO 규범이나 무역상대국이 이를 수출보조금 또는 차별적 지원으로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생산하면 무조건 얼마를 지원한다”보다는 “탄소감축과 국가안보, 전략산업 유지라는 객관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국내 생산에 세제 혜택을 준다”는 구조 위에 설계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철강사를 살려주는 정책’으로 만들 것인가?” 또는 “한국의 철강산업을 재편하는 정책으로 만들 것인가?”이다. 마침 지난해 K-스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와 연계해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국내 철강 생산량에 대해 일률적으로 세액공제를 한다면 사실상 철강 생산 보조금에 가까워진다. 따라서 저탄소 전환, 전략철강재, 국내 공급망, 탄소감축을 함께 평가해서 차등 지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이번 ‘국내생산세액공제’ 논의의 진짜 의미는 ‘철강사 세금 감면’이 아니라, 정부가 철강을 반도체·배터리와 마찬가지로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해야 할 전략산업으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