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제동 수입은 양극화…글로벌 구조변화 '체질개선' 필수
통상·환경·기술·규격 4대 장벽으로 초격차 경쟁력 확보해야
‘K-철강’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동시에 밀려오고 있다. 과거의 저가(低價), 대량(大量) 중심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고, 고비용·저성장 구조 속에서 산업의 체질 전환이 시급하다. 페로타임즈는 10월 29일 열린 ‘제3회 페로컨퍼런스 – 철강산업 위기 돌파를 위한 산업 고도화 방안 및 대응전략’을 통해 기술, 에너지, 원료, 정책 등 다층적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발표된 주요 세션의 핵심 내용을 순차적으로 보도해, 한국 철강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실질적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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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강산업이 기술과 시장 모두 평준화 단계에 이르면서, 한국 철강산업이 ‘초격차 기술’로 전환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요국의 무역장벽 강화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입은 저가재와 고가 특수강으로 양극화되는 가운데 기존의 ‘가성비 전략’으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정부 ‘철강산업경쟁력강화 TF’ 위원장인 민동준 연세대 교수는 29일 열린 ‘제3회 페로컨퍼런스’에서 “한국 철강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규격 기준 강화와 과잉설비 합리화, 탄소중립 기술·금융·지역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AI팩토리 전환을 위한 인재 양성 체계 구축도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철강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해왔고, 관련 결과가 곧 공개될 예정”이라며 “오늘의 발표는 격려보다 경고의 메시지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부진 원인은 중국이 더 이상 수요국이 아닌 공급국으로 자리한 데 있다”며 “중국이 감산을 해도 인도가 그 빈자리를 채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진 반면, 수입은 일본·중국산 저가재와 고가 특수강 유입이 동시에 늘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 경쟁력은 높지 않고, 가격 경쟁력도 의미가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톤의 잉여 생산량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가성비 중심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국내 철근의 품질 문제도 지적했다.
“국내 생산 철근의 설계 강도는 450~500MPa 수준이지만, 실제 측정치는 500~650MPa로 편차가 크다”며 “이는 토목 설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재질 편차를 5% 이내로 엄격히 제한한다”며 “앞으로는 단순 강도가 아닌 연신율, 항복비, 내진·내화 성능 등 종합적 특성을 갖춘 제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국의 산업 전략도 비교했다.
“일본은 30년 불황 이후 전기로와 고로사의 통폐합 및 제품 영역을 고도화하고 있다”라며 “이밖에 중국 EU, 미국도 각각의 미래전략을 수립해 철강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으로, 특히 인도는 탄소감축 의무가 없어 2035년까지 연산 5억 톤 규모로 제철소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민 교수는 “향후 범용 제품 수출 시장은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지역별 생산 분산과 제품 차별화를 통한 시장 선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 철강산업은 가성비에서 미래시장 중심 전략으로 개편해야 하며, 양적 구조조정과 질적 기술성장을 병행하는 ‘비대칭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향후 철강 고도화의 4대 축으로 ▲구조 고도화 ▲기술 한계 돌파 ▲탄소중립 ▲산업 잠재력 확충을 꼽았다. 철강 규격 고도화를 통해 기술장벽 및 국내 과잉설비를 합리화하고, 기존 범용 제품의 가성비 전략에서 미래 시장 선점형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철강산업은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3세대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큰 특징은 제품, 기술, 환경 전문 고도화와 AI기반 스마트 팩토리 구축, 그리고 임계적 에너지 효율화다.
민동준 교수는 “KS인증 등 철강 규격을 더욱 촘촘하게 규정해 오히려 중국 등을 대상으로 기술 장벽을 세워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앞으로 통상장벽과 환경장벽, 그리고 기술장벽과 규격장벽이라는 4개의 장벽을 새롭게 구축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전방산업과의 연계성 강화도 지속해야 한다”면서 “자동차의 경량화와 더불어 배터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강판, 센서용 차폐강판, 제진강판 등을 개발하고, 고강도·고기능 수요를 선점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기술과 금융, 지역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AI도입을 위해서는 인재 교육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