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 민동준 교수, 철강 도약의 티핑포인트 "지금이 전환의 시간"
[창간7주년] 민동준 교수, 철강 도약의 티핑포인트 "지금이 전환의 시간"
  • 민동준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정리=편집국
  • 승인 2026.04.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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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AI·인구절벽…철강산업, 구조전환 임계점
가성비 한계 뚜렷…초격차 소재 전략으로 돌파해야
스크랩 관리체계·K-STEEL법·AI혁신 미래경쟁력 좌우
(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부 명예특임교수)
(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부 명예특임교수)

“철강산업의 도약, Tipping Point적 제안”

티핑포인트는 오랜 기간 축적된 작은 변화가 어느 임계점을 넘어서며 급격하고도 비가역적인 상태 변화로 이어지는 시점을 뜻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기후 위기, 인공지능화, 인구절벽, 보호무역 강화, 자원 장벽화 역시 돌발적 현상이 아니라 오랜 변화의 누적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런 점에서 현재는 우리 산업 전반이 새로운 환경으로 넘어가는 티핑포인트의 한복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철강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글로벌 시장, 에너지, 자원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점차 폐쇄적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우리 철강산업의 지속발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지금 중요한 것은 변화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 변화가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하는 일이다. 그것이 해법을 찾기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철강산업은 건설, 자동차, 중공업, 조선산업의 고도화 전략에 대응하는 가성비 높은 소재 전략을 통해 수요산업과 동반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양적·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일본 기술 격차와 대중국 가성비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는 국내외 시장에서 결정적 우위를 잃게 만들며, 결국 가성비 전략의 한계와 함께 이윤 압착(Margin Squeeze) 현상을 낳고 있다. 지금은 바로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티핑포인트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탄소중립, 시장·자원·에너지의 보호무역화, 인구절벽 현상은 AI 기술, 탄소중립 기술, 그린 제품 기술, 그린 전력 기술과 결합하면서 2030년 이후 사회·산업·경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철강산업은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자원·식량·에너지 부족 국가다. 따라서 탄소중립, 보호무역체제, 미래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성비 전략에서 벗어나 질적 우위를 확보하는 초격차 소재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미 중국과 경쟁에 들어간 전기강판, 자동차 소재 같은 고부가 영역에서도 이윤압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하이퍼 전기강판, 극한 경량화 수송기기 소재, 내진·내화·초장수명 구조 소재, 초내열·극저온 에너지 소재, AI용 비자성 소재와 같은 임계 소재로의 고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임계 소재의 차별성이야말로 중국의 가성비, 일본의 질적 우위, 그리고 각종 무역장벽을 동시에 넘어설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전략이다. 결국 문제는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동시에 철강산업은 NDC 2035, 유럽연합의 CBAM, 일본의 GX 프로젝트 등 정책적 장벽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무역장벽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첫째, 수소와 전력화를 중심으로 한 기술개발 및 시설투자 지원, 둘째, 그린철강소재 시장 확대를 위한 그린제품 규격화와 보조금 제도, 셋째, 수소·전력 수급과 인허가를 포함한 국가 정책 인프라 구축이라는 세 가지 전략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철강산업의 요구를 담은 K-STEEL법이 통과 이후에도 시행령으로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대목이다. 2030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AI 역시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50년 동안 축적된 소재기술을 AI화해 기술개발을 가속하는 이른바 철강 게놈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2030년 이후 본격화될 인구절벽 현상은 산업 잠재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경험 기반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격차 수단으로 AI를 핵심적으로 인식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의 데이터화(Datafication)와 함께 인적 수준을 높이는 투자, 생산기술 인력의 재교육(Re-Skilling), AI 기반 기술 가속 모델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

탄소중립의 첫걸음은 녹색자원인 고철에 대한 국가적 관리 체계 구축이다. 현재 개발 중인 수소환원 공정이 상용화되기까지 향후 15~20년 동안은 고철과 환원철(DRI)을 활용한 부분 감축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국내외 고철 수급과 품질 관리가 중대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고철을 국가적 녹색자원으로 지정하고, 고철 등급제 도입을 통해 품질을 높여 고부가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고철 분류 기술개발과 설비에 대한 정책 지원을 통해 고철 산업을 단순 수집업이 아닌 품질 고도화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결국 2030년 전후로 예상되는 산업 티핑포인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만성적인 자원·식량·에너지 부족, 그리고 인구절벽이라는 구조적 약점을 입체적으로 고려한 산업 및 공공정책의 정합성이 필요하다. 미래가 요구하는 신소재를 선점하는 것이야말로 수요산업과의 동반성장은 물론 중국의 가성비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이를 위해 수요산업과 함께 미래 소재의 사용·인증을 위한 기술 플랫폼을 구축하고, 탄소중립 기술에 대해서는 글로벌 컨소시엄을 통한 기술 표준화와 효율성 제고 전략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AI 기술 역시 기술 데이터화, 생산기술 인력의 재교육, 기술 가속 모델 구축을 통해 기술 경쟁력 제고는 물론 인구절벽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결국 기술, 탄소중립, AI를 아우르는 통합 전략은 자원과 에너지, 인재,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산업·연구의 새로운 협력체계를 전제로 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철강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금은 티핑포인트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질적 전환의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초격차 소재, 탄소중립, AI 기반 혁신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우리 철강산업은 다시 미래를 선도할 수 있다.

아울러 철강금속 전문매체로서 우수한 콘텐츠와 언론의 정도를 꾸준히 지켜가고 있는 페로타임즈의 창간 7주년을 철강업계와 학계와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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