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실패를 방치하는 리더, 실패로부터 배우는 리더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실패를 방치하는 리더, 실패로부터 배우는 리더
  • 김진혁
  • 승인 2025.05.26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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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골프 실력을 높이는 비결은 내 몸이 허용하는 가장 편한 스윙을 찾아 훈련하는 것이다. 1타, 1타 집중해서 스윙 연습하면서 시행착오를 극복한다. 반면에 공이 나가는 방향을 알 수 없는 어두운 환경 속에서 아무리 죽기 살기로 스윙 연습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

리더라면 누구나 성공하길 원한다. 위기에 처한 조직을 구하고, 사람들에게 존경받기에,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훌륭한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 많아도, 성공한 리더는 그다지 많지 않다.

2세기경, 어느 그리스 의학자가 사람의 몸에서 혈액 일부를 뽑아내 독소를 배출하는 ‘사혈(瀉血)’ 요법을 퍼뜨려 19세기까지 널리 사용되었다. 실제로는 병으로 약해진 환자의 체력을 더욱 빼앗을 뿐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이처럼 실패를 방지하고 학습하지 않는 현상을 ‘폐쇄 회로(Cloosed Loop)’라고 한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의 저서 ‘예언이 끝날을 때’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1954년, 어느 사이비 교단의 교주가 “12월 31일 세계는 홍수가 일어나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라고 예언하자, 신자들은 가족의 반대에도 직장 그만두고, 가진 것을 모두 판 후에 교주와 함께 살고 있었다. 페스팅거는 예언이 빗나가면 교주를 사기꾼으로 비난하고 원래 생활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신도들은 신념을 바꾸지 않았다. 예측이 빗나가도 신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신께서 우리의 깊은 신앙을 어여삐 여겨 한 번 더 기회를 주셨어. 우리가 세상을 구한 거야!” 페스팅거는 신념과 다른 사실이 나타나도 틀렸다는 것을 바꾸지 않는 현상을 ‘인지부조화’라고 명명한다. “인지심리학상 확신이 너무 강한 사람은 바꾸기 힘들다. 그런 사람은 반대증거로 신념이 흔들리면 ‘인지 부조화’라는 병리 현상으로 발전한다.”

성공한 리더는 상황과 환경에 잘 적응하며,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신념이 있다. 실패한 리더들은 실패로부터 배움을 무시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문제 해결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도 독불장군이 될 때 실패를 향한 문이 활짝 열린다.

실패한 리더의 공통점은?

하나, 자신의 방법을 언제나 바꾸지 않는다. ‘예측’이라는 전략적 전제에 의존하지 않고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 흔히 말하는 ‘성공의 함정’, 즉 과거의 성공에 집착한다. “내가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이 방식이 옳아!”하고 무조건 고수한다.

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한때 세계를 제패했던 IBM, SONY, NOKIA 모두 새로운 기술과 기업이 탄생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에 둔감했다.

셋, 자신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밑에서부터 올라온 리더일수록 더욱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경영자 위치까지 올라온 사람이라면 분명 대단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조직이나 기업을 모두 지배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류이다. 조직원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자기 외의 모든 사람을 열정인에서 관람객으로 추락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리더 주변에 아첨하는 사람들만 남을 때 조직은 몰락한다.

넷, 초기 성공에 대해 자만하고 인재를 키우지 않는다. 실패한 기업, 소니, 모토로라, 존슨앤드존슨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었지만, 추락하기 전까지 자만했다. 리더는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뒤에서 인재를 키우는 사람이다. 리더 한 사람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세 사람의 일을 동시에 감당할 수는 없다. 따라서 좋은 인재를 알아보고 그와 함께 성장해야 조직이 산다. 리더는 조직원들이 성장하고 배울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인재를 키우는 일은 매출 증가나 조직 규모, 성장처럼 단기적인 목표에 밀리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인재를 키우지 않는다고 당장 조직이 망하진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하지 못한 조직원은 조직을 해치기 마련이다.

다섯, 조직 문화가 없다. 올바른 조직 문화란 이견을 억누르기보다 전략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유연성을 갖춘 조직이다. 다양한 해석을 용납하고 창의적 사고를 중시하는 조직일수록 방향 전환이 빠르다. 의사 결정할 때 조직의 정체성과 일치하는 여부를 점검하지 않고 외부 신호에 휘둘릴 때 실패의 징표다.

그밖에 단기성과에만 흔들리고, 리더 개인의 과도한 이미지에 집착하고,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듯한 모습에 만족하는 조직은 실패한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조직이란 서로를 안전하게 지지하는 문화, 실패를 도전의 흔적으로 여기고 학습하는 조직, 자만한 태도를 버리고, 리더 스스로가 겸손과 공감, 비전을 제시할 때 진짜 리더로 거듭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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