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사모펀드 경영의 허와 실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사모펀드 경영의 허와 실
  • 김진혁
  • 승인 2025.05.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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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최근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PEF) 경영 방식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약 7조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국내 대형 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여타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 대한 전략 부재,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지적되었다. 4조 원을 차입한 후 이를 상환하기 위해 알짜 자산인 주요 점포를 매각했다. 기업 회생계획을 알면서도 6천억원에 달하는 단기채권을 발행하고, 점포 임대료 및 금융이자 상환을 유예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44조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범죄 집단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글로벌 PEF라 할지라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투자 실패를 피할 수 없다.

2017년, 락앤락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홍콩의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하며 경영권을 상실했고, 결국 7년 만에 상장 폐지됐다. 2021년 한샘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2022년에는 21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상장 이후 최초의 적자로, 경쟁업체 현대리바트와 에넥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IMM이 인수 당시 주당 22만원에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현재 주가는 4만 원대로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반토막 났다.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에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던 영화엔지니어링은 2009년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에 인수했으나 7년 만인 2016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대주주인 MBK가 기술력 강화나 기업 체질 개선보다 무리한 해외 수주와 배당 확대를 통한 단기 실적 개선에만 치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2017년, 영화엔지니어링은 인수가의 절반인 500억원 수준에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매각됐다.

사모펀드란 무엇인가?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 채권, 기업,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일반적인 공모펀드와 달리 투자자 구성이 제한되며 높은 기대수익률과 함께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는 특징이다.

사모펀드는 현금 및 자산이 풍부한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인수한 뒤,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인 후 주식을 되팔아 수익을 남긴다. PEF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약탈적 자본이라는 인식이 있는 반면에 산업 구조 재편에 필요한 조력자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사모펀드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자본 시장에서 비효율적인 기업의 정상화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상속세 부담을 느낀 중소·중견업체 오너들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사모펀드를 이용하기도 한다.

저성장 기조로 인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 구조조정 방식으로는 채권금융기관의 자율적 기업구조개선 협약과 법원의 기업회생 절차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부실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 이루어지는 사후적 조치로, 대량 해고와 이해관계자 간 갈등 등 상당한 비용을 초래하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기업 부실이 심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이 되었으면 한다.

사모펀드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적 이익 실현에 초점을 맞추는 경영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모펀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과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신뢰받는 사모펀드 시장 조성을 위해 일반투자자 대상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대폭 강화하는 법적 개선도 필수적이다.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기업 매각 시 일정 부분의 수익을 기업 성장과 직원 복지에 재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PE의 투자 및 경영 과정에서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외부에서 감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리스크 방지 등 관리‧감독은 물론 안정적 운영을 위한 모니터링 강화, 레버리지(차입) 비율 제한 등의 금융당국 규제도 요구된다.

다만 과도한 규제는 사모펀드가 위기에 처한 기업에 긴급 자금을 공급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메기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모펀드 스스로의 경영 철학 변화와 함께 정부의 적절한 규제 및 지원의 조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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