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닫힌 사회, 민주주의의 위기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닫힌 사회, 민주주의의 위기
  • 김진혁
  • 승인 2025.0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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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민주주의는 권리와 책임의 균형이다.” - 앤서니 그리피스​

예일대 정치학과 교수 랜드모어의 저서 ‘열린 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과 지평을 제시했다. 고대 그리스인에게 민주주의는 무작위로 선발된 수백 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의회가 상정한 법안을 공적 공간에 모여 토론했었다. 오늘날 국회는 입구에서 출입이 제한되고 정당에 감시되며, 적절한 옷차림과 재산, 연줄을 지닌, 특정 부류의 사람들만의 장소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주의를 거부하기보다는 ‘열린 민주주의’의 참여권, 숙의, 다수결, 민주적 대표성, 투명성의 핵심 원칙을 지켜 모든 시민에게 동등하게 개방함으로써 위험에 처한 엘리트주의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양성, 나와 다르게 보이거나,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어느 정도 관용하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브렉시트나 트럼프Ⅱ 현상, 12월 3일 비상계엄 등으로 표상되는 사건들은 ‘대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사회 전반도 디지털 중독과 양극화의 모순사회에 이르렀다.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 스팸 메일, 독버섯의 가짜 뉴스, 알고리즘이 이끄는 자극적인 콘텐츠 등으로 정치적 양극화 및 분열의 문화가 사회 곳곳에 번져 희망과 욕구는 더 자주 낙담케 되고, 영혼을 점차 혼란스럽고 불안케 한다. 정치 전문가만 분노하지 않고 양극화가 주류가 되어 가족 모임, 학교 행사. 비정치적 모임에까지 파고들어 불편한 감정을 주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3년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중 10명 중 9명이 넘는 사람(92.3%)이 진보와 보수 사이의 정치적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밖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 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 갈등(71.5%)이 심각하다는 답변이다.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8.2%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지인과의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도 33.0%에 달했다.

하버드 대학교의 캐스 선스타인 교수는 오늘날 집단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보고서를 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공화당 지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동성결혼 차별 철폐조치, 기후 온난화 등의 사안에 대한 그룹별 토의를 진행하여 토의 전 15분, 토의 후 15분 후에 자신의 의견이 어떻게 변했는지 추적했다. 결과는 의외의 결과를 냈다. 거의 모든 구성원이 토론 이후 더 극단적으로 변했다.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과 이야기할 때 더 극단화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근간으로 국가발전의 지름길은 충분한 소통과 합의 과정에 이르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과 대립, 긴장과 반목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온·오프라인에서 조성해 활성화해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 협력한다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20세기 초 전체주의 폭력의 시대를 지나온 철학자 칼 포퍼는 인류의 역사를 닫힌 사회와 열린 사회의 투쟁으로 봤다. 그가 말하는 ‘열린 사회의 적’은 오만과 독선으로 개인의 자유와 판단을 억압하는 세력이며, 그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이다. 포퍼의 철학이 아우르는 범위는 정치 체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산업, 이념, 문화 등에도 해당된다.

사회갈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사실에서 진실을 찾고, 그 진실에 근거해 더 높은 객관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거기에서는 흑백논리, 절대적 가치나 유일한 진리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더 다양한 미래지향적 가치를 찾아 다수에게 소망스러운 결과를 창출해야 한다. 공산주의는 혁명을 택하고 프랑스와 독일은 토론으로 이념 갈등을 해소했고, 미국은 대화에서 개선의 길을 택했다.

소통이 안 된 모습은 어항 속 금붕어를 떠올리면 된다. 물속 산소량이 줄어들면 금붕어는 숨을 쉬기 힘들어지고 죽게 된다. 새로운 물을 공급해 줘야 살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조직 내 소통 부재나 정보 차단 행위는 생태계 파괴 요인이 될 수 있다.

외부와의 교류나 접촉 없이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폐쇄적인 시스템의 종말은 파멸이다. 민주주의는 단순한 정치 체제가 아니라,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사회적 계약이다.

“민주주의는 교육받은 시민에 의해 유지된다.” - 토마스 제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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