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기 보다는 침묵하는 쪽이 차라리 그 관계를 해치지 않을 지도 모른다.”-몽테뉴
말의 홍수에서 살고 있다. 세상의 말 가운데 8할은 듣지 않아도 상관없는 말들이다. 온통 소음으로 둘러싸여 있고, 쓸데없는 말이 넘쳐나고 있다. 상호비방과 뒷담화, 마케팅의 광고 소리, 방송마다 똑같은 뉴스, 잡담수준의 프로그램에서 말이 눈사태처럼 쏟아진다.
많은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부터 찾고, 스마트폰을 수시로 뒤적이며, 손닿는 곳에 놓아야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걸으면서도 쉬지 않고 울려대는 스마트폰 소리에 몰입한다. 정치가의 막말, 심지어는 자연 속에서도 이어폰을 꽂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우리 정신이 온전하길 바랄 수 있겠는가?
“잘 알면 세 마디로 족하다. 잘 모르니 서른 마디가 필요한 법이다.” 영국의 비평가인 토머스 칼라일의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무색하다.
말을 많이 하는 이유는 어째서일까? 말을 많이 하는 게 자신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침묵의 힘을 모르고, 경청과 침묵이 내면의 힘을 키우고 삶의 핵심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고립에 대한 두려움’의 심리적 기반도 있다. 쓸모없는 말을 쏟아내면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반대로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입을 다물 줄 아는 사람에게는 진중하게 대접한다.
적게 말하고 많이 사랑하는 사람, 말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성숙한 사람이다. 그들은 말을 아낀다. 침묵을 통해 인격의 성장과 정신적 깨달음을 얻는다. 침묵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침묵을 통한 경청 속에서, 우리 자신에게 중요한 시간을 상대방에게 내어주는 ‘자기 증여’의 한 형태이다. 경기 시작 전에 조잘거리는 선수는 없다. 다들 입 다물고 정신을 가다듬는다. 정적 속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종교에 묵언 수행이 있다. 수많은 철학자는 침묵의 힘을 강조했다.
“어떤 것에든 이로운 말 밑에는 그보다 나은 침묵이 존재한다. 침묵은 영원처럼 깊고 말은 시간만큼 얕다.”-토마스 칼라일
“사람이 잘 말할 수 있는 재능을 갖지 못하면 침묵을 지킬 줄 아는 지각이라도 있어야 한다. 만약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라 브뤼에르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일수록 말하기를 좋아하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침묵을 지킨다. 적게 아는 사람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나 질문을 받을 때 이외는 말을 아끼는 것이다.”-루소
블레이즈 파스칼은 “이 무한한 우주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려움으로 몰아 넣는다.” 선택적 침묵의 역사적 사례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세상 모든 것의 시작을 ‘수(數)’로 본 피타고라스는 그의 추종자들에게 교육기간 동안에는 침묵을 지키도록 요구했다. 이는 사색과 자기 성찰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미국 남북전쟁 기간 동안 일부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노예제도에 대한 항의 표시로 말을 하지 않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시민권운동가이자 ‘현대 시민권 운동의 어머니’라고 칭하는 로자 파크스는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내주기를 거부하는 침묵을 사용했다. 그녀의 행동은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미국 남부의 인종 분리 폐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세기에 선택적 침묵이 시민권 운동과 베트남 전쟁 시위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침묵은 사회적 변화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선택적 침묵은 특정 문제에 주목을 끌 수 있다.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이유를 묻게 되고, 이는 더 광범위한 대화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침묵으로 권력 구조에 도전할 수 있다. 저항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삶의 큰 기쁨은 침묵하는 마음에 있다. 음악에 쉼표가 있듯이 우리 마음에도 침묵이 필요하다.
침묵의 기술은? 첫째, 뒷이야기는 좋은 게 거의 없다. 뒷담화는 피하거나 안 보는 게 상책이다. 둘째,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한다. 침묵이 좋다고 해도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항의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죄다. 셋째, 침묵보다 나은 할 말이 있을 때에만 입을 연다. 넷째, 말의 양을 조절하여 침묵을 효과적인 설득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다섯째, 주위 환경을 고요하게 만들기다.
말하기 전에 여백과 쉬는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중요한 말일수록 후회할 가능성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되뇌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