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영풍의 주주들과 손잡고 MBK를 비롯한 장형진 등 영풍 경영진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영풍의 주요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사모펀드에게 권한을 넘긴 것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기사 :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엑시트 전략은)
앞서 지난 13일 공시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영풍은 MBK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풍의 경영진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은 MBK가 행사하게 됐으며, 관련 콜옵션과 처분권한도 넘어간 상태다. 특히 영풍은 향후 10년간 고려아연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 10년이 경과한 이후에도 MBK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고려아연 측은 수차례의 중대재해 사건으로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이 전원 구속된 상황에서 자산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려아연의 지분을 이같이 사용한 것은 업무상 배임 등 형사책임과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상장법인으로 회사의 이익이 아닌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가져오려는 오너일가의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영풍정밀 주주들은 이번 사익 추구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법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청구,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 위법행위 유지청구 및 경영협력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각종 가처분을 시작으로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등 각종 본안소송,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등 형사고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따른 감독당국 진정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고려아연 노조는 지난 18일 울산에서 상경해 19일부터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MBK자본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약탈적 공개매수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