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의 IPO] SK에코플랜트 상장 불발 시 '배당폭탄'
[이경주의 IPO] SK에코플랜트 상장 불발 시 '배당폭탄'
  • 이경주 딜스토리 대표
  • 승인 2024.05.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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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IPO 밸류 낮춘 이유...CPS 우선주에 2026년 300억, 매년 180억씩 추가

[이경주의 IPO]는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핵심 이슈를 연재 보도합니다.

◆이경주 대표는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더벨 산업부에서 유통, 운송, 전자, 자본시장부(IPO)에서 취재 경험을 쌓았다. 현재 자본시장 콘텐츠 전문 매체인 '딜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몸값을 낮추가면서까지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키려 하는 이유는 비대해진 차입과 이자비용 영향이 크다. (관련기사:SK에코플랜트 '가을'에 IPO 윤곽)

보다 깊게 들여다보면 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IPO가 무산되면 차원이 다른 비용부담이 발생한다. 프리IPO 투자자와 맺은 주주간계약 탓이다. 2년 뒤인 2026년까지 IPO를 못할 경우 전환우선주(CPS) 투자자에게 거액의 원금(600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돌려주지 못하면 고액배당이 강제된다. 조달비용이 공짜였던 CPS가 스텝업(Step-up) 발동으로 고금리 회사채 형태로 돌변한다. 첫해 배당율은 원금의 5%이고, 이후 매년 3%포인트씩 가산된다. 2027년부터는 4000억원 규모 전환상환우선주(RCPS) 투자자에 대한 스텝업도 시작되는데 첫해 배당률이 10%에 가까워진다.

두 우선주 스텝업을 막지 못하면 수년 내 우선주배당금 지출액이 수천억원대로 치솟을 수 있다. 연간 3000억원대인 차입 이자 못지않은 비용이 추가된다. IPO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 상장 무산 시 CPS 배당률 스텝업…0%서 5%로, 매년 3%P 가산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6월 4000억원 규모 RCPS(94만주)와 같은 해 7월 6000억원 규모 CPS(133만3334주)를 발행해 총 1조원 규모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이중 IPO를 직접적인 자금회수 수단으로 삼은 투자건은 6000억 규모 CPS다.

우선주는 배당이나 기업파산 시 잔여재산 분배에 있어서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는 주식을 말한다. CPS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까지 부여된 우선주다. 배당 뿐 아니라 상장 전후 보통주전환과 매각을 통해 차익실현을 노릴 수 있다.

그런데 SK에코플랜트 CPS는 우선주배당률이 제로(0%)다. 배당은 배제하고 IPO를 유일한 엑시트 수단으로 삼았다. CPS 투자자들은 발행일로부터 4년 뒤인 2026년 7월까지 IPO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발행사 입장에선 공짜(조달비용)로 자본을 확충하게 된 딜이다.

다만 CPS 투자자들도 보호장치를 해뒀다. IPO가 약속한 시기(2026년 7월)까지 이뤄지지 않았을 때다. 발행사 최대주주인 SK(주)가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는데, CPS 전부를 SK(주)나 SK(주)가 지정한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있는 권리였다.

얼핏보면 SK(주)에 주도권이 있는 계약으로 보인다. SK(주)가 해당시점에 자금이 없으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추가 조건이 있다. SK(주)에 매도청구권 행사사유(상장 미완료)가 발생했음에도 SK(주)가 행사기간 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때다.

이 경우 행사기간 만료일부터 즉시 CPS 우선배당률을 직전 0%에서 5%로 높이기로 했다. 더불어 이후에도 매도청구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다음해부터 매년 3%포인트씩 배당률을 높기로 했다. 즉 CPS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2026년엔 원금의 5%, 2027년엔 8%, 2028년엔 11%로 지속 배당금이 확대되는 구조다. 금액으로 따지면 2026년엔 300억원, 2027년엔 480억원, 2028년엔 660억원을 배당으로 줘야한다.

IPO가 무산될 경우 사실상 CPS 매도청구권 행사가 강제된다고 볼 수 있다. 행사주체인 SK(주)는 원금(6000억원) 만큼 유동성이 경색될 수 있다. SK(주)가 매도청구권을 포기하면 재무부담(우선주배당)은 SK에코플랜트가 지게 된다.

◇ RCPS는 장기리스크, 미상환시 배당률 9%대부터 시작

CPS가 IPO가 무산될 경우 단기리스크가 된다면 RCPS는 중기적 부담을 준다. RCPS는 CPS에서 상환권까지 부여된 우선주다. 상환권이 발행사에게 주어질 경우 RCPS는 자본으로 인정받고, 투자자가 가질 경우 부채가 된다. SK에코플랜트는 상환권이 발행사에게 있어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 RCPS는 사실상 고이율 사모채 성격이 짙다. 기본 우선주배당률이 CPS(0%)와 달리 애초 높게 설정돼 있다. 납입일로부터 5년이 되는 날까지는 △5.5%나 △납입기일 전일 민간채권평가사 4사가 집계한 발행사 5년물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 평균치에 1.45%포인트를 가산한 수치 중 높은 값으로 정하기로 했다.

2022년 RCPS 우선주배당액(304억원)을 감안하면 배당률은 7.6%였다. 2023년 배당액(296억원)에 따른 배당률은 7.4%다. 고금리 시기라 개별민평에 연동해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RCPS 스텝업은 5년 뒤인 2027년 6월부터 발동한다. RCPS가 상환되지 않았을 경우 매년 기본 2%포인트를 가산하기로 했다. 이른 바 '미상환 스텝업'이다. 가령 2026년 기본배당률이 7.5%였는데 2027년 6월 이후에도 잔여 RCPS가 있을 경우 배당률은 9.5%로, 2028년엔 11.5%, 2029년엔 13.5%로 상승한다.

더불어 RCPS 발행기간 동안 약속한 배당률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사업연도에 2.5%포인트를 가산하는 '미배당 스텝업' 조건도 있다. 미배당 스텝업은 미상환 스텝업과 중복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RCPS는 상환권이 발행사에게 있지만 스텝업으로 인해 5년 뒤 사실상 상환이 강제된다고 볼 수 있다. 고이율 사모채로 평가받는 이유다. 상환하지 못할 경우 원금 4000억원에 대한 배당액이 CPS와 마찬가지로 매년 불어난다. 스텝업 첫해 배당률을 9.5%라고 추정하면 배당액은 380억원이 된다. 행여 유동성 문제로 배당을 제 때하지 못하면 ‘미배당 스텝업’으로 비용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역시 IPO가 선결돼야 피할 수 있는 부담이다. IPO로 기존차입과 CPS로 인한 리스크를 해소해야 RCPS도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이 5조6018억원이고, 이에 따라 지난해 이자비용이 3246억원 발생했다. 이자비용이 그해 영업이익(1745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CPS와 RCPS 스텝업이 발동할 경우 300억원 내외인 현재 우선주배당금이 2026년엔 합산 600억원대, 2027년엔 800억원대 2028년엔 1000억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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