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무역확장법 232조 유지, WTO 개혁 필요성만 확인“
세계무역기구(WTO)가 2018년 미국 정부가 부과한 외국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가 규정 위반이라는 판정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기구(DSB, Dispute Settlement Body)는 미국 정부가 자국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국가 안보상 긴급 무역제재를 허용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유럽연합,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생산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물량을 제한한 것은 WTO의 무역규정 위반이라고 판정했다.
그러나 9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은 잘못된 해석과 결정을 강력히 거부한다“며 관세 유지 입장을 밝혔다. USTR은 미국이 지난 70년간 국가 안보 문제는 WTO 분쟁기구에서 다룰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WTO의 개혁 필요성만을 확인시켜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8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가안보를 이유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사실상 안보보다는 자국 경제 보호주의의 일환으로 글로벌 경제협업 시스템을 망치는 일이라며 중국, EU, 튀르키예, 캐나다 등은 WTO에 제소했고 이번에 WTO는 미국의 규정 위반이라고 판결한 셈이다. 한국은 2018년 철강 관세 협상 당시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연평균 383만톤이던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은 200만톤 대로 대폭 축소됐다.
한편 WTO DSB의 결정에 대해 통상 각국 정부는 WTO의 결정이 나오면 60일 이내에 상소할 수 있다. 일종의 재심청구다. 그러나 현재 상소기구는 위원 부족으로 개점 휴업상태다. 미국 정부가 2019년 상소위원 선임을 원천 봉쇄한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WTO의 기능을 정지시킨데 이어 이번 WTO 결정까지 무력화시키는 등 WTO 고사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은 각국 정부의 WTO 제소에 대응해 지난해 EU, 일본, 영국 등과 협상을 통해 관세율할당(TRQ, Tariff Rate Quota) 등의 방법으로 일부 개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