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해설] KG케미칼, KG동부제철 '새역사의 거울'
[이슈해설] KG케미칼, KG동부제철 '새역사의 거울'
  • 김종혁
  • 승인 2019.09.11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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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케미칼의 탄생 'KG그룹의 모체'…동부제철 인수와 ‘닮은 꼴’
KG케미칼 인수당시 1400억원 매출이 2018년 1조2828억원 '폭증'
또 하나의 성공스토리 철강산업지도의 변혁 여부 '이목집중'

글로벌 ‘톱’ 수준의 포스코도 동부제철 인수를 꺼렸다. 철강과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KG그룹이 인수에 나섰다. 2019년 9월부로 인수가 완료됐다. 동부제철은 KG동부제철로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서게 됐다.

인수의 성패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철강은 이미 공급과잉으로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지 오래다. 특히 동부제철, 동국제강과 같은 단압밀(mill)은 고로와 같은 상공정의 부재로, 소재를 외부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숙명적 제약이 있다. 현대제철에 인수된 현대하이스코, 동국제강에 인수된 유니온스틸 등이 그 한계를 증명했다.

하지만 KG동부제철 인수의 성공 가능성에 주목되는 이유는 KG그룹 모체인 KG케미칼의 시작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인수 당시 매출 1400억원의 KG케미칼은 1조3000억원에 육박한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곽재선의 회장 특유의 도전과 자신감은 동부제철로 다시 투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KG케미칼은 KG동부제철의 거울로 인식된다. 단순한 인수의 차원을 넘어 또 하나의 그룹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KG동부제철은 KG그룹의 모체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 인수 당시와 닮아 있다. 인수 이후의 투자와, 추가적인 인수합병 등은 연 매출 1400억원의 KG케미칼을 1조3000억원에 육박한 대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사진=KG동부제철>

 

KG케미칼의 탄생…동부제철 인수와 ‘닮은 꼴’

KG동부제철은 KG그룹의 탄생과 맥을 같이 한다. 동부제철의 인수의 성공 가능성에 보다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KG그룹은 KG케미칼이 모체로 만들어졌다. KG케미칼은 1954년 국내 첫 비료회사인 경기화학에서 시작됐다. 경기화학은 1990년대까지 1000억원대의 매출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다. 산업이 저성장국면에 진입하면서 내리막이 시작됐다. IMF 외환위기는 경기화학의 연명을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곽재선 회장은 2003년 경기화학을 인수, KG케미칼로 사명을 바꾸고, 현재의 KG그룹의 골격을 세웠다.

인수는 곽 회장 특유의 도전과 자신감이 배경으로 평가된다. 곽 회장은 1985년 세일기공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일반 직장인으로 시작했던 데서 사업가로서 새로운 인생의 도전장을 던졌다. 세일기공은 전문건설업체로, 비료분야와는 사실상 거리가 멀었다. 대체로 산업용, 플랜트의 상하수도 및 배관 등의 공사가 주력 사업분야였다. 세일기공(현 KG네트웍스)은 KG제로인과 합병, KG그룹의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하게 된다. 현재 KG케미칼은 곽재선 회장이 18.0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KG제로인은 16.69%를 보유하고 있다.

자료 : 금융감독원/페로타임즈DB

곽재선 회장의 동부제철 인수는 경기화학 때와 다르지 않다. 과감한 기질이 또 다시 발휘됐다. 

KG동부제철 역시 철강산업이 하향국면에 진입한 이후 유럽발 금융위기 등이 철강업황을 장기침체에 빠뜨렸다. 동부제철 경영은 큰 충격을 받았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당진 전기로 열연공장은 제대로 가동되기도 전에 2014년 말로 문을 닫고, 2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부담만 안겼다.

국내외 유력 철강사들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히 불발로 그쳤다. 정부의 요청에도 포스코마저 동부제철 인수에 손사래를 쳤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빅3' 역시 동부제철 인수 결과는 실패가 될 것이란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곽 회장의 동부제철 인수는 경험이 없는 철강분야에 뛰어든 것부터 무모하다는 평가가 나올법했다.
 

KG케미칼의 성공…KG동부제철의 거울

자료 : 금융감독원/페로타임즈DB

KG동부제철의 거울로 비춰질 KG케미칼은 2003년 새로 출범한 이후 괄목할 성장세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인수 당시인 2003년 연결기준 1466억원에서 2018년 1조2828억원까지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매출 증가율은 무려 774.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억원에서 725억원으로 1311.2% 폭증했다.

KG케미칼은 2010년 전후로 그룹을 전방위로 확장하기 위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갔다. 2005년 설립한 KG바텍을 2011년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또 시화에너지를 인수, 지금의 KG에너지로 사명을 변경하고, 그룹을 전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2010년엔 언론사인 이데일리까지 그룹 품에 안았다. 가장 최근인 2017년에는 KFC코리아, 희테크(KG ICT) 등을 인수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분야는 KG이니시스, 케이지올앳 등의 전자결제 사업이다. 2018년 기준, KG케미칼의 연결 기준 매출인 1조2828억원 중 전자결제 사업은 6941억원으로 전체 54.1%를 차지한다. KG그룹은 현재 KG케미칼을 중심으로 화학, 에너지, 전자결제, 미디어 및 금융, 교육 사업, 요식업 등 각 분야에 손을 뻗쳤다.

곽 회장의 이번 동부제철의 인수가 또 하나의 성공스토리로 완성될지, 또 우리나라 철강산업 지도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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