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철강 기업의 절반이 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 상황인 최악의 국면에 직면했다. 역대 최악으로 평가되는 경기부진 탓이다. 여기에 철광석 가격 강세에서 비롯된 원가부담은 수익성을 옥죄고 있다.
기업별로 체감하는 부진의 강도는 다르다. 1위 기업인 포스코는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중소 철강사, 특히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의 단압 밀(mill)들은 적자를 오가는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유통부문은 고통은 더 크다. 가격을 인상하는 철강 메이커와 반대로 인하를 요구하는 수요업체 사이에서 넛크래커(nut cracker) 신세다. 판가를 올리려는 노력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업계에서 철강 산업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과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실제 철강 및 비철 주요 기업 69곳의 작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76조92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조8276억 원으로 0.4% 늘어나는 데 그쳐 사실상 정체됐다. 영업이익률은 7.6%로 0.4%p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철강 등 주력 사업을 최대한 맞비교 하기 위해 개별실적을 기준으로 했다.
기업별로 포스코 등 몇몇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적은 추락했다. 매출이 감소한 곳은 총 25곳(36%)였다. 수익성은 심각할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적자 혹은 이익이 급감한 기업들은 50곳(72%)에 달했다. 이 중 적자 기업은 3분의 1인 15곳(32%)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를 제외한 매출은 46조2696억 원으로 4.1%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182억 원으로 무려 30.4%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2.2%p 떨어졌다.
업계 2위인 현대제철마저 매출은 10.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4.3%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후퇴했다. 포스코의 매출은 10.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1.2% 급증해 대조됐다. 영업이익률도 전체 평균의 3배 규모인 12.4%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고로사를 제외하면 온통 적자 투성”이라며 “중소 철강사들이 그 기반을 잃어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각 기업에 따라 극한의 원가절감과 철강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및 제품 개발로 신시장 개척 등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 상황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데 실망감이 높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