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포스코와 현대차, 그리고 현대제철
[페로칼럼] 포스코와 현대차, 그리고 현대제철
  • 김종혁
  • 승인 2021.02.23 0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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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현대자동차가 지난 16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한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재계의 관심이 쏠렸다. 또 철강과 자동차 분야의 최고 기업이 맞손을 잡았다는 것은 산업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 세계는 국가 및 산업 간 경계가 없는 인수합병(M&A)이 메가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미래산업성장의 방점이 찍힌 수소 분야에서 이뤄졌다는 점과 또 대형사간의 협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다지는 계기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양사의 협력 사실이 보도된 이후, 업계의 관심은 현대제철로 돌아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합병설이 또 다시 상기되고 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신성장 비전에 맞춰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중장기 미션으로 삼았다. 여기서 핵심은 수소전기차 인프라 확대 등 소수 생태계 구축이다. 포스코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성장의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런 면에서 현대차와 포스코 간의 협력은 현대제철이 그룹 차원의 성장전략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은 16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사진 오른쪽 첫번째),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부사장)(사진 왼쪽 첫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은 16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사진 오른쪽 첫번째),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부사장)(사진 왼쪽 첫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정의선 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을 것을 비롯해 2016년부터 터져나왔던 포스코와 현대제철 간의 합병 가능성은 다시 관심을 받게 됐다.

포스코, 현대제철 양사 모두 합병에 관해서는 “전혀 가능성 없음”으로 선을 긋고 있다.

현실화 여부에 관계없이 전문가들은 양사의 합병에 대한 산업 측면에서의 논의와 구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사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합병이 추진되면서 철강업계 일부에서도 철강 양대 고로사간 합병에 대한 얘기가 한참 오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합병은 ▲중국 바오우그룹 등 글로벌 기업 성장에 따른 산업 차원의 효과적인 경쟁력 제고 ▲현대제철 경쟁력 약화와 현대차그룹 차원의 성장 패러다임 전환 ▲고로의 탄소배출권 관련 글로벌 친환경 이슈에 공동대응 ▲글로벌 메이저 광산기업에 대한 철광석 협상력 강화 등 철강산업 차원의 긍정적인 면이 조명됐다.

특히 중국의 대형화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은 상당 기간 강조돼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능력은 4100만 톤, 2400만 톤으로 합해서 6500만 톤이다. 바오우그룹,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3위, 일본제철을 앞서게 된다.

중국 바오산강철은 2016년 우한강철 인수를 시작으로 현재 1억 톤으로 늘린 전 세계 최고 철강그룹으로 부상했다. 올해 추진되는 산동강철까지 인수하면 2억 톤 체제로 빠르게 다가간다.

또 양사의 합병은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경쟁, 대응할 수 있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광산업체들과의 철광석 계약 등에서 협상력을 키울 수 있고, 무엇보다 미래자동차시장과 그린에너지 등에서 제품 개발 및 시장 선점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된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철강사업을 자동차 소재에 오리엔트 된 포스코로 이관하고, 양사는 그룹 차원의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미래성장동력인 친환경차 등의 분야에서의 공동성장을 꾀할 수 있는 기회를 구상해볼 수 있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은 글로벌 철강기업들의 성장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국내 독점 문제나 특히 포스코가 제철보국의 이념으로 국내 기업들에 양질의 소재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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