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가상화폐, 법정화폐 대체할 수 있을까?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가상화폐, 법정화폐 대체할 수 있을까?
  • 김진혁
  • 승인 2021.03.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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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열풍이 불붙은 이유?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가상화폐란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 실물 없이 사이버 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신용과 권위를 부여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이다.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와 달리 처음 고안한 사람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지난달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1조7천억 원어치나 사들여 화제가 되었다. “우리 회사의 제품을 살 때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테슬라는 “현금 수익을 다각화·극대화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에 대한 제도권의 빗장이 하나씩 풀리고 있다. 미국의 신용카드 회사인 마스터카드는 결제수단에 암호 화폐를 일부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가 현재 법정통화인 달러뿐 아니라 비트코인으로도 세금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이 미국 내에선 처음으로 납세의 수단으로 인정됐다. 캐나다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 출시를 승인했다.

오랫동안 중앙은행이 독점해온 화폐 발행권에 도전하는 가상화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상반된다. 하나는 가상화폐는 매우 투기적인 자산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되어 화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유럽중앙은행 총재도 “통화가 아니라 투기적 자산”이라고 했다.

이와 상반된 의견은 합법적으로 향후 화폐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월가도 가치를 인정하고, 대형 투자은행, 사모펀드 등은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섰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은 디지털 가상 자산을 취급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신용카드 업체인 마스터카드 역시 올해 안에 특정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비트코인 열풍이 일어난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전례 없는 양적 완화 정책으로 법정화폐의 가치가 하락됐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신하여 신뢰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금은 새로운 광산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정해져서 인플레 회피 수단으로 인정된다. 사람들은 점차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수단으로 인식한다.

둘째, 일부 슈퍼리치 펀드가 가상화폐를 사기 위해 금 ETF를 팔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암호 화폐를 선호하는 경향이 거세졌다. 은행에 저금해봤자 금리는 1%에 불과하여 인플레이션 헤지를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테슬라, 사모펀드, 젊은 세대들이 암호 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이를 반영하듯이 주요 기관들은 암호 화폐를 채택하고 있다.

셋째,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가 암호 화폐 시장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중국 정부는 이미 디지털 화폐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고, 한국은행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전자화폐 발행을 시사했다.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에 관심을 두면서 암호 화폐 시장과 법정화폐 시장 간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다극화하여 기축통화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가상화폐가 보편적인 화폐로 인정받기에는 아직도 큰 장애물이 남아있다. 비트코인의 광풍은 달러의 위상 악화를 보여준다. 향후 다양한 화폐 결제수단이 등장할 것이다. 탈 중앙화된 자율적 개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신속한 거래를 매개하는 새로운 금(金)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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