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이 동부제철 인수 이후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KG그룹 입장에서는 자기 몸집의 2배 이상인 대어(大漁)를 낚은 셈이다. 5년 이상 투자에 발목을 묶였던 동부를 정상화 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인수 이후 운영을 위한 자금 동원 능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당진 전기로 설비 및 인천공장 부지 매각은 자금 조달의 핵심으로 인식된다. 자금이 해결된 이후는 사업의 구조조정과 재편, 강화가 순차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중심 사업에는 칼라강판, 석도강판, 이세철 대표이사 내정자의 전공인 강관이 핵심 부문으로 지목된다. KG그룹의 동부제철 인수와 방향에 대한 업계의 평가를 정리해봤다. [편집자주]
KG그룹이 동부제철 인수 대상자로 떠오르자 업계는 의아스러운 표정을 금치 못했다. 철강 경험이 없는 데다 규모에서도 동부제철을 담기에 역부족이란 평가가 많았다. 실제 매출 규모를 비교해보면 KG그룹 핵심인 KG케미칼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2828억 원, 동부제철은 2조5451억 원으로 2배나 크다. 시가총액을 비교해도 KG케미칼은 18일 종가 기준 1495억 원인 데 비해 동부제철은 1852억 원이다. 일각에서는 규모를 뒤로 하고라도 자금력에서 동부를 정상화하는데 실패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평가에도 인수는 사실상 확정됐다. KG케미칼은 종속회사이자 동부제철 인수법인인 KG스틸을 통해 주식 4000만 주를 획득, 지분 40%를 취득했다. 계약금 360억 원은 계약취득 날인 13일에 납부했고, 잔금은 취득예정 날인 8월30일이다. KG그룹이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3600억 원을 투자해 2배 규모의 기업을 인수한 셈이다. 추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동부제철을 인수, 사실상 경영권을 얻게 된다.
동부제철은 업계 5위 규모의 철강기업이라는 점에서 정상화에 대한 관련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주력인 컬러강판은 동국제강과 함께 양대 축으로 통한다. 관련업계에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동부제철의 국내 컬러강판 점유율은 작년에 20% 아래로 떨어졌다. 19%가량으로 추정됐다. 현재 동국제강이 독보적인 업계 1위 자리를 굳힌 가운데 동부제철은 포스코강판(18%)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
인천공장의 강관사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중구경 강관 생산능력은 14만 톤, 스파이럴 강관은 11만 톤, 형강은 6만 톤이다. 동부제철이 건재 시장을 중심으로 비교적 호실적을 거둬온 데다 새로 대표이사 자리에 앉을 것으로 예측되는 이세철 내정자가 넥스틸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용융아연도금강판(GI)를 대표로 하는 도금재 시장에서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과 4파전을 벌인다. 동부제철은 특히 강건재 시장에서 전통적 강자로 인식된다. 4파전 구도에서 점유율은 작년 기준 10%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석도강판의 경우 TCC스틸과 양대 구도에서 비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KG그룹은 인수 계약 조건 상, 2025년까지 재매각을 할 수 없다. KG그룹이 동부제철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앞으로 동부제철 경쟁력을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따라 그룹은 또 다른 차원의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KG케미칼과 매출규모를 단순합산하면 4조 원에 육박한다.
자금조달은 KG그룹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이를 위해 동부제철 주요 설비 매각이 추진될 전망이다. 당진 아산공장의 전기로 설비는 매각을 재추진한다. 2017년 카베스틸로의 인수가 성사 마지막 단계에서 불발됐다. 현재 당시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기업을 중심으로 물밑 접촉이 진행되고 있다.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다. 2017년 당시 인수의사를 밝혔던 곳은 카베스틸 외에 인도, 중국 철강사들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광범위한 대상 선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KG그룹의 인수자금과 전기로 매각 대금 등이 수혈되면 동부제철의 부채비율을 100%대로 현격히 낮아진다. 하지만 이후 정상화를 위한 투자재개를 위해선 자금이 넉넉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논의되고 있는 인천공장 부지 매각은 자금조달의 핵심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천공장 부지는 최근 인천시에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인천공장은 인천 서구 가좌동 571-3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부지면적은 약 30만평에 이른다. 공시지가는 5월 말 기준 118만5000원으로, 토지 가치만 3555억 원에 이른다. 공장부지가 상업용도 등으로 최종 변경된 이후에는 2배 규모로 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KG그룹은 인천공장 매각 대금을 활용, 이를 대신할 컬러 및 도금 라인을 당진공장에 신규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및 회사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동부제철은 현재 당진공장에 냉연 170만 톤, 아연도 87만 톤, 석도 25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했다. 인천은 냉연 70만 톤, 아연도 65만 톤, 칼라강판 42만 톤, 석도강판 18만 톤이다. 인천의 경우 판재 외에 중구경강관 14만 톤, 스파리럴강관 11만 톤, 형강 6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도 보유하고 있다. 전기로 열연 300만 톤은 2014년 12월부로 가동이 중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