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현대제철 수입고철 '꼭지잡고' 대량 계약…국내 구좌는 범퍼?
[해설] 현대제철 수입고철 '꼭지잡고' 대량 계약…국내 구좌는 범퍼?
  • 김종혁
  • 승인 2020.10.13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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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다음주 19일부터 국내 철스크랩(고철) 가격을 전품목 1만 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앞서 추석 직전 18만 톤에 이르는 고철을 국내보다 크게 높은 가격에 계약했다.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 다른 제강사들의 현대제철의 인하에 동참할지 관심이집중되는 가운데 상당수는 가격 인하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눈치다.

업계에서 이번 인하를 놓고 '시장 간보기' 혹은 '분위기 몰기'로 폄하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해외 가격은 조정 가능성에 불구하고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다. 국내외 고철 수급은 타이트한 것이란 평가가 비교적 많다. 또 고철업계어서는 상승 기대감이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제강사가 고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하 결정이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세아창원특수강은 9일부터 전등급 1만 원을 되레 인상했다. 물론 다른 제강사들은 관망세에 있어서 등락 방향은 모호하다.

해외는 섣불리 하락으로 단정짓기 어렵다. 미국 유럽 시장은 회복과 동시에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되면서 안정적인 공급을 기대할 수 없다.

국내 인하로 자칫 물동량이 잠길 경우 또다시 수급에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터키 동남아는 최근 조정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반대로 4분기 대량 구매를 재개하는 동시에 가격을 강세로 견인할 것이란 관측도 비중있게 실린다.

무엇보다 현재 국내와 밀접히 연동되는 일본은 국산을 크게 웃돌고 있다.

9일 관동철원협회의 수출 입찰에서 낙찰 가격을 기준으로 H2는 FAS 톤당 2만8407엔, FOB 기준 2만9407엔이다. 한국 도착도로 34~35만 원에 이른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의 경량A 구매 가격은 어음 기준 27만5000원으로 7만 원이나 낮은 상태다.

국내서 다른 제강사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제철이 인하를 강행할 경우, 구좌업체(납품권을 가진 고철기업)들은 재고 확보 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적자를 보면서 납품해야 할 처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은 추석 이전 미국 러시아 고철을 고가에, 대량을 계약했다. 공교롭게도 추석 이후 가격은 10달러 내외로 떨어졌다.

이번 인하는 시황을 감안했다기보다 고가 계약에 따른 부담을  국내서 해소해야 한다는 내부적인 압박이 작용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시장, 특히 중소상들은 인하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양새다. 인하가 현실화 될 것인지조차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도 다수다.

실제 현대제철은 지난 여름철 해외 급등 국면에서 가격 인하를 예고했다가 철회 혹은 되레 인상으로 번복하는 등 의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제철은 올해 특히 가격 결정에 있어 시장과 동떨어진 행보를 적지 않게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고철 시장은 변수가 많다. 시장의 판단을 고려한 제강사들의 안정적인 국내 정책이 원료 조달이나 원가절감에 유리할 것이란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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