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태만상] 변신해야 사는 시대
[철태만상] 변신해야 사는 시대
  • 김종대
  • 승인 2020.08.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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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은 ‘카 셰어링’ 사업을 운영한다. 카 셰어링 이용자들은 자신의 현재 위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자동차의 위치를 스마트폰으로 찾아 내 예약한다. 휴대폰으로 예약하고, 차량을 선택한다. 시간단위로 렌트한다. 쓴 만큼 비용을 정산하면 끝이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대신 공유시대가 왔다. 철강기업이 주목할 것은 자동차 렌트 고객이 한 명 늘어날 때마다 잠재적으로 자동차 구매자 한 명을 잃게 되고, 자동차 생산량도 줄어든다. 철강재 사용량은 도미노현상처럼 감축되는 기막힌 일이다.

무인자동차 시대가 성큼 눈앞에 왔다. 무인자동차는 독일 루르 공업지대의 철강 대기업 티센크룹(Thyssen Krupp AG)에게 고통스러운 압박을 줬다. 급기야 티센크룹은 기술담당 CEO(라인홀트 아하 츠)를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영입했다. 그는 철강기술은 전혀 모른다.

“외부에서 영입된 경영자는 기업 내부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의문을 제기할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는 역설이다. 허를 찌르는 선택이지만 사고의 차이는 확연하다. 티센크룹의 고정관념을 뛰어 넘는 결단은 생산 현장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티센크룹 프레스타(Presta:Press와 Stamp의 합성어) 뮐하임 공장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가득찬 생산 현장이다. 이 공장은 스티어링(Steering)을 생산한다. 생산라인 M70스테이션에서는 로봇이 스티어링 기어의 핵심 부속인 파워 팩(Power pack)을 조립한다.

M70스테이션에서는 전자공학이 기계공학과 결합하고 기계공학을 다른 공학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 시킨 것이 ‘스티어링 칼럼(스티어링 휠의 지지대)이 없는 자동차’이다. 미래에는 운전자의 모든 손 움직임이 무선으로 휠에 전송된다. 이 변화는 철강 산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미 운전사 없는 무인 자동차는 실현되었다. 범용으로 쓰느냐는 시간 문제이다. 유튜브에서 500만명이 접속했다는 모 자동차 회사 광고를 보면 운전자는 승용차 운행 중에 팔짱을 끼고 있거나, 눈을 가리고 있다. 그 사이 승용차는 제 스스로 라운딩하고 정차를 한다.

이런 자동차는 무게가 이전의 자동차보다 3~4kg 가볍다. 칼럼(column)이 없는 스티어링 때문이다. 점차 이런 추세로 간다면 몇 세대에 걸쳐 철강 생산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철강기업 직원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철강을 덜 쓰는 시대가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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