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뿌리부터 망가뜨릴 것인가
제조업 뿌리부터 망가뜨릴 것인가
  • 정하영 페로타임즈 편집인
  • 승인 2019.06.12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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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책 강화로 철강금속 업계에 관심 커져
고로 조업정지 사태 예견할 수 있었던 사안
고로 생산 중단은 철강 생산 중단과 같은 일
철강 자력 공급 중단은 제조업에 엄청난 악영향
제조업 뿌리부터 흔들지 말고 신중한 검토 진행 필요
정하영 (본지 편집인)
정하영 (본지 편집인)

철강금속업계의 6월 초는 매우 뜻깊은 시기다. 6월 3일이 비철금속의 날이고 9일은 철의 날이다.

철강금속인들은 매년 기념식을 갖고 자긍심과 책임감을 다지는 한편 유공자 표창과 마라톤 등 각종 행사를 통해 이를 자축하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올해 6월은 철강금속인들에게 무거운 시간들로 다가와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향후 진행에 따라 산업의 존폐 내지는 상당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해외 철강금속 업체들의 직접투자를 통한 국내시장 진출, 그리고 환경 관련법에 따른 조업정지라는 대내외 문제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비철금속업계의 경우 중국 밍타이알루미늄 사의 광양알루미늄 건설, 영풍 석포제련소 조업중지라는 변수에 직면해 있다. 철강업계 역시 세계 최대 STS제조업체인 중국 청산강철의 STS냉연공장 국내 합작투자에 이어 철강산업의 상징이자 가장 중요설비인 용광로(고로) 조업정지 조치에 직면해 있다.

현재 철강금속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 건설·자동차 등 수요산업 부진, 환경규제 강화 등 정책 변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실제로 철강금속 업체들의 매출 정체와 함께 영업이익률 하락은 수년전부터 현실화 되어 왔다. 이미 시장에서는 IMF 때보다 힘들다는 말들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란 점에서 관련 업계는 물론 정책 담당자 등 관련 종사자들의 심각한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국 철강금속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또 환경 분야에 힘을 쏟고 있는 정부의 정책 변화와 철강금속 산업에 대한 따가운 눈총이 존재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철강금속업계는 그동안 철강금속 산업에 대한 미래와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왔다. 실질적인 발전전략이 존재치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 대한 인식 공유와 대응전략 마련도 지지부진했다.

예를 들면 해외업체의 국내 직접투자에 대해서는 지원 일변도의 정책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철강금속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객관적이면서도 타당성이 있는 투자조건의 강화가 필요했다, 대표적으로 환경 및 품질 조건 등을 강화하는 정책 개선이 바로 그것들이다.

조업정지와 관련해서는 국민의 환경에 대한 요구수준 상향, 정부의 환경정책 강화는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을 가시화하고 이를 홍보해야 했다. 철강금속 산업과 설비의 특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과 필요성, 제조업의 핵심 엔진임을 강조해야 했다.

그랬다면 현재와 같은 일방적인 ‘조업정지’ 사태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환경 개선을 위한 가시적인 노력들을 보여줬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대로 환경부, 특히 환경 관련 단체의 관련 법 강화와 요구는 너무 서두르고 지나치다는 판단이다. 이번 고로 조업정지 행정처분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고로 조업정지 10일은 설비특성상 그 고로에 대한 ‘사형 선고’와 다름없다. 고로의 생산 중단은 곧 철강 생산 중단이다. 철강재 공급 중단 사태는 해당 철강사에 그치지 않는다. 제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역시 막대하다.

제조업 및 수출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산업과 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망가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보다 더 신중한 검토와 진행이 꼭 필요한 일이다. 철강업계에 시간을 줘야하고 기다려 줘야 한다.

더불어 철강금속 업계는 이번의 사태를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 보다 더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대응과 준비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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