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태만상] 모듈러 건축물
[철태만상] 모듈러 건축물
  • 김종대
  • 승인 2020.06.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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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동계 평창올림픽 당시 기자단이 사용했던 ‘평창 미디어 레지던스 호텔’ 사진=포스코 제공

독일 뉘른베르크의 한적한 농촌지역 가옥들은 대부분 조립식 주택이다. 2차 대전이후 주거공간이 가장 큰 사회적 고민거리가 되자 독일 정부는 조립식 가옥을 적극 보급했다. 가옥의 외양은 대부분 흡사하다. 뾰족한 지붕과 창문, 현관의 규모와 화초로 만들어진 담의 형태도 규격화되었다.

이 조립식 가옥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벽체와 창문들을 현장에서 조립했다. 냉난방 시설도 조립식이며 설치와 용도변경도 편리하다. 안방을 구분 지었던 벽체를 뜯어내면 큰 응접실을 만들 수 있다.

자로 잰 듯한 이웃과의 경계선은 측백나무로 대신하고 있다. 안 뜰에는 작은 화단이 있어서 직접 화초와 야채를 키울 수 있다. 이 조립식 가옥은 독일인들의 주거 공간 해결에 큰 기여를 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조립식건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름하여 ‘모듈러 건축’의 심상치 않은 등장이다. 모듈러 건축은 철강 산업과도 연관성이 깊다. 철강재가 모듈러 건축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생산한 건축 자재를 조립만 한다. 무거운 철강재나 시멘트와 같은 원자재의 이송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산 먼지에서부터 이동 제한, 안전, 소음 방지 등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골치 덩어리인 각종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는다.

중국이 코로나19가 전국에 급속히 번지자 모듈러 공법으로 우한병원을 단박에 만들어 내자 전세계가 모듈러 건축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8년 동계 평창올림픽 당시 기자단이 사용했던 ‘평창 미디어 레지던스 호텔’<사진>도 모듈러 건축물(포스코 철강재 사용)이다. 이 건물은 100% 재활용이 가능한 철강구조물로 지어졌다.

지난 2월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위해 이 시설을 대구로 옮겨 임시 치료소로 활용하자는 방안을 검토했다. 건축가들은 300실 규모의 이 호텔을 해체하고 이동시키는데 2주일이면 대구로 옮길 수 있다고 했다.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인 뉴욕 맨해튼의 ‘AC호텔 뉴욕 노마드’(26층)도 첨단 모듈러 건축물이다. 168실의 호텔 객실은 모두 폴란드 공장에서 만든다. 완성된 제품은 뉴욕으로 이동되어 크레인으로 차곡차곡 조립하는 식이다.

지난 6월5일 한국철강협회 강구조센터(회장 포스코 김상균 상무) 산하 모듈러건축위원회가 건설회사 관계자를 초청하여 ‘철강-건설 모듈러건축 비즈니스 활성화 간담회’를 연 것은 모듈러 건축이 철강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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