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前회장 '포스코정신력' 등대공장 배경 "리튬사업 크게 성공할 것"
권오준 前회장 '포스코정신력' 등대공장 배경 "리튬사업 크게 성공할 것"
  • 김종대
  • 승인 2020.06.0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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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회장을 지낸 금속공학자 권오준 박사가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부제 : 철의 문명사적 궤적)'를 오는 6월 10일 출간한다.

페로타임즈는 출판에 앞서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이끈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첫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데 까지의 여정과,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리튬 등 2차 전지 사업에 대한 그의 평가와 전망 등을 들어봤다.

<각계의 추천사>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는 책에서는 이론이 현장으로 분석되고, 현장은 이론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철로 본 문명의 궤적이자 공학도가 만난 문명사이기도 합니다. 기술서로서 역사서로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래의 예측서로서 적어도 며칠간은 우리를 잡아 놓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정명식, 포스코 전임회장

“저자는 학업부터 직장생활에 이르기까지 50년이 넘게 철과 함께 해왔다.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이 책을 기술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기에 세계적 철강사인 포스코 CEO 경험이 더해져 이 책은 그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깊이 있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원장

“철강기업의 CEO가 철강문명사에 대한 과학적 역사적 관찰을 거쳐 한국철강사의 눈물겨운 스토리로 이어지는 이렇게 진솔한 책을 집필했다는 사실은 감동적이다. 저자는 문명사가(家)도 역사가도 아니다. 이 책은 자서전도 아니다. 그런데 문명사이자 자전적 경험, 과학적 탐구와 세대적 관심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선이 이렇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유를 잘 헤아릴 수 없다.”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중앙일보 칼럼니스트

※ 대담 : 권오준 포스코 전임회장
※ 진행 : 박기현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겸임교수/페로타임즈

Q. 다보스포럼은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가 한국 유일의 등대공장이라면서 세계 10대 등대공장 안에 들어간다는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특별히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주목한 계기가 있으십니까?

A. 언제부터인가 많은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용어의 정리조차 되어있지 않아 불분명하고 불확실한 상황이었지만 IC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해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소위 4차 산업혁명은 철강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 점이 궁금해서 좀 더 파고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거론되던 당시인 2014년 후반 저는 관련 계열사인 포스코ICT의 CEO를 외부에서 영입했는데, 이 분이 최두환 사장입니다. 최 사장은 KT에서 사장과 KT 종합기술원장도 역임했던 분입니다. 그때까지 포스코ICT의 경영은 철강에서 일하던 인재가 주로 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ICT 분야는 급속한 기술 혁신과 함께 변화가 많아지고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새로운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라 철강만 아는 인재들로는 ICT 분야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못 만들어 낸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를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지요. 이 정도라면 AI는 어떤 분야에 들어가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싶었고, 제철소에 적용해도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를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지요. 이 정도라면 AI는 어떤 분야에 들어가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싶었고, 제철소에 적용해도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사진=정강철

2016년 1월에 세계최대 전자박람회인 CES2016이 라스베가스에서 열렸습니다. CES는 전 세계 ICT 기술을 선도하여 새로운 산업 트랜드를 만들어가는 전시회로 알려져 있는데, 저는 최 사장과 같이 CES에 참가해 글로벌 기업들의 변화 동향을 살필 기회를 가졌습니다.

CES에 참석해서 놀란 것은 AI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세상을 완전히 지배해나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전과 달리 AI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어 있었습니다. 모든 서비스가 AI로 통하게 되고 컨퍼런스의 주제는 거의 모두 AI이었습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잡히지도 않던 상황이었으니 놀랄만했죠.

또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가 10명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인공지능의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했으며 대부분의 벤처기업가들은 실제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을 개발해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녁 모임에는 스마트컨스트럭션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하는 회사의 중역도 있었어요, 미국 건설 분야 엔지니어링 회사지만 다국적 기업이었죠. 그 회사를 방문해 스마트컨스트럭션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협의를 하면서 스마트컨스럭션의 개념이 잡히고 AI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건설업은 제조업에 속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건설 중에서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제조업이라 생각할 수 있겠죠. 그 분야에도 AI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도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CES 참석을 계기로 포스코에 스마트팩토리가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요?

A. 맞습니다. 그러나 CES 참석 후 귀국하면서 무한한 능력을 가진 AI를 적용해야겠다는 당위성은 느꼈으나 과연 소위 굴뚝기업이라는 제철소에 적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모자라는 상태였고, 또 한다면 어떻게 시작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바로 이 즈음인 2016년 3월에 알파고와 이세돌이 바둑대국을 벌인 거예요. 이 소식을 접한 저는 AI가 만능이라고들 하나 알파고가 천재 기사인 이세돌을 이길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의 예상과는 달리 이 대국에서 제철소 현장의 활용을 고민하면서 긍정적인 시각에서 살펴보니 할 수 있는 분야가 제법 많이 있었습니다.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는 이렇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Q. 제철업종과 인공지능이 어떻게 어울릴 수 있다고 보신 겁니까?

A. 사람들은 보통 ‘철강’ 회사를 굴뚝기업으로 생각합니다. ICT와 거리가 먼 데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AI를 통한 지능화 그 전 단계가 뭘까요?

바로 자동화 단계입니다. 자동화 측면에서 보면 철강회사처럼 잘 된 곳이 없습니다. 각종 생산 공정이 가장 빨리, 또 저절로 흘러가지 않으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불량이 속출하니까 자동화 측면에서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이 철강업입니다.

그 철강사들 중에서도 포스코는 최고 수준에 있었습니다. ICT 기술 측면에서 포스코의 자동화는 톱 수준인데 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 ‘지능화’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 겁니다. 지능화는 AI를 쓰는 것이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며, 빅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IoT(Internet of Things)를 활용합니다. 철강사에서 지능화가 가능한 이유는 지능화 역시 자동화에서 활용하고 있는 ‘최적화’가 필수이고 같은 개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자동화 단계에서는 수식모델을 만들어서 조업조건을 도출해 내잖아요. 그 조업조건이 뭐냐 하면 최적화된 값이에요. 이전까지는 옛날 방식으로 최적화 값을 뽑았는데, AI를 쓰면 더 정확도가 높은 최적화 값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또 이 값은 조업 중에 시시각각으로 나오며 이 값을 이용하면 조업 상태를 기계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최적 상태가 되게끔 운전을 제어하는 겁니다. 이렇게 자동화에 AI를 보태면 철강공정의 효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추진해 보았습니다.

그 당시에 포스코는 세계 최고 경쟁력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연간660만톤을 생산하는 열간압연 공장이 4명으로 돌아가고 있었으니까 자동화가 엄청 진행된 거죠. 그래서 AI를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방법론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포스코 스마트팩토리_광양제철소 연주공장 연연속주조
포스코 스마트팩토리_광양제철소 연주공장 연연속주조/사진=포스코

결국 전통적인 자동화에 AI, 빅데이터, IoT 기능을 부가하여 조업을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것입니다. 포스코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정의를 이렇게 나름대로 내린 겁니다. 기존의 자동화에 AI, 빅데이터, IoT 기능을 부가하는 것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고, 또 스마트팩토리로 불렀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팩토리’라는 개념을 나름대로 정리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직원들을 독려하였더니 포스코의 어떤 프로세스에도 다 적용이 되는 겁니다. 스마트팩토리는 컴퓨터 있는 곳, 자동화하는 곳에는 다 필요했던 기능이었습니다.

1년 정도 추진하면서 각 단계에서 과제가 진행된 것을 살펴봤더니, 제철소 전체에 무려 130개 정도가 진행되었더군요. 물론 과제별로 성과의 정도에서 편차도 있었지만, 대체로 좋은 방향으로 결실이 맺어졌습니다. 이렇다면 정말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뒤에 적극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Q. 그런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팩토리는 범위를 정하고 혹은 목표를 정하고 추진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추진하다 보니 더 좋은 결과를 내게 된 것입니까?

A. 둘 다의 개념이 합쳐졌다고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일을 하려다 보면 개념을 가져야 합니다. 목표가 어디 있는지 잘 몰라서 개념화를 시켜준 것이 처음 과정이죠.

우리가 하는 것을 앞으로 ‘스마트팩토리’라 그러자. 스마트팩토리는 “AI, 빅데이터, IoT를 써서 조업의 효율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라고 하니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최적화를 이루어내면서 공정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스마트팩토리를 실현하게 된 겁니다.

포스코에서 스마트팩토리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자 중소기업부 장관이 포스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중소기업부와 포스코는 얼핏 보면 관계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기업은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영세기업이 모두 어우러져 함께 가치 창출을 하고 그 결실을 공평하게 나누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포스코의 계열사, 협력사, 고객사, 그리고 관련된 일반 중소기업까지 포함해서 모두가 스마트팩토리 구축 작업을 필요로 하거든요. 그래서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 실현을 위해 포스코가 선도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Q.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팩토리를 쓰는 기본적인 플랫폼이 있을 것 아닙니까? 이 프레임의 특성과 쓰임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A. 우리는 앞서 말씀드린 고민을 해결하면서 포스프레임(PosFrame)이라는 플랫폼을 만들게 됐습니다. GE사에 갔다 오고, 지멘스도 다녀오고 해서 플랫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글로벌 협력을 시작했어요.

그러나 이들 기업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은 철강사와 같은 고속, 연속조업에는 최적화 되어있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포스코 고유의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을 만들었습니다.

포스프레임은 스마트팩토리를 포스코 각 공정에 적용할 때 제철소의 모든 공정에 다 적용시킬 수 있게끔 만들어 놨습니다. 즉, 제철소에서 빅데이터를 처리하고 AI를 실행하는데 가장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플랫폼이 포스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프레임은 철강에 특화되어 있고 특히 고속연속공정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다른 기업, 다른 업종에도 적용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종이 만드는 공장에서 포스프레임은 최적의 퍼포먼스를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초속 수십 미터(m)로 빠르게 흘러가는 고속 공정엔 어디든지 큰 수정 없이 쓸 수가 있습니다. 만일 어떤기업이 원한다면 구축해주고 지원해줄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러 있습니다.

Q. 포스코는 신사업을 여러 가지 하면서 실패도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입니까?

A. 4년 4개월 CEO 재임 중 많은 신사업을 구조조정 하였는데 그 과정에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고유의 기술력이 있어야 신사업에서 성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남의 기술 갖고는 절대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스스로 고유기술을 갖고 있어야 신사업을 시작하기 용이하다는 겁니다.

포스코가 진입장벽이 높은 고유기술을 개발한 신사업 분야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양극재입니다. 양극재라는 고유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신사업으로 나갈 수 있게 된 겁니다. 신사업은 핵심자원을 확보해야 더 큰 힘을 갖게 됩니다.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향후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이 리튬 사업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염가로 생산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향후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이 리튬 사업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염가로 생산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사진=포스코

양극재의 핵심자원은 리튬입니다. 리튬은 남미에서 많이 나옵니다. 남미 중에서도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가 만나는 삼국 접경지대에 주로 있어요. 그것 때문에 저는 볼리비아에 다섯 번이나 갔다 왔어요.

볼리비아는 고원국가로 수도인 라파스는 해발 3,600m 고지에 위치하고 있고, 리튬을 함유하고 있는 염호의 대부분은 4,000m 고원에 있습니다. 리튬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거기에서 리튬 자원을 확보하려고 고산병을 겪으면서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그 나라는 자본주의가 아직 시스템화 되어있지 않아서 공무원들이 건 누구건 간에 의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뭔가 해보려고 움직이려 들지를 않아요. 결국 볼리비아에서는 협력을 성사시킬 수 없어 철수하였습니다.

칠레는 리튬의 자원 조건은 가장 우수하지만 이미 기득권을 확보한 기업이 너무 많아 일이 진행되기 어려웠습니다. 리튬을 뽑기 위해서는 염수를 증발시켜야 되는데, 비가 거의 오지 않으면 1년, 비가 자주 오면 2년 이상 걸려야 리튬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칠레의 아타카마 염호는 1년 강수량이 100mm 정도에 불과해 1년 정도 증발로 리튬을 뽑아낼 수가 있죠. 여기에서 생산되는 리튬은 전 세계 수요의 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우리가 아르헨티나로 진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우리 기술력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 기술로 리튬을 뽑아내는 데에는 짧게는 8시간 밖에 걸리지 않고, 공정을 바꿔 원가를 줄이려면 2~3개월 정도 걸립니다. 

아르헨티나가 그 기술력을 보고 우리를 인정해 주었습니다. 강수량이 칠레보다 많아 염수를 2년 정도는 증발해야 리튬을 얻을 수 있었던 아르헨티나로서는 포스코 기술을 사용해야만 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지요.

아르헨티나는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할 권리를 포스코에 주었으며, 이에 포스코 는 리튬 추출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향후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이 리튬 사업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염가로 생산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리튬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할 전망이라 앞으로 포스코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리튬 양극재 사업의 핵심은 포스코의 고유 기술입니다. 8시간에서 길게는 2~3개월 만에 리튬을 뽑을 수 있는 기술 덕분에 높은 품질의 리튬을 낮은 제조원가로 뽑아내는 겁니다.

이 기술은 전임회장 시절 제가그룹 내 비철강 전문연구소인 RIST에서 원장으로 있을 때 개발을 시작했는데, 뒤에 포스코에 제가 CTO와 CEO로 부임하면서 사업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고, 현재는 후임 회장의 리더십 하에서 추진되어 상업화 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Q. 포스코는 박태준 회장이 설립하여 지금까지 오면서 상하가 조화롭고 소통이 아주 잘 되는 기업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는 평을 듣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 제가 회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고맙게 생각했던 것 중의 하나가 경영진에서 방침을 세워 “이렇게 가자!”고 하면 직원들이 한 마음이 되어 따라주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임직원들이 그렇게 따라주지 않았다면 회장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포스코는 삼성이 아니고, SK도 아니고, 그야말로 포스코 그 자체라는 겁니다.

거기에 해답이 있었어요. 일본 식민지 시절에 선조들이 흘린 피의 대가로 받은 청구권 자금으로 설립한 곳이 포스코입니다. 그래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일종의 마음의 빚, 그리고 의무와 책임감 같은 것이 우리들 모두에겐 다 있습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그것을 느끼고 있어요.

포스코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대기업들이 기술, 경험, 자본 다 없는 무에서 창립해서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이들 모두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은 같습니다만 포스코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지요.

포스코는 기업문화의 밑바탕에 정신적인 자산을 하나 가지고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선조들의 피의 대가로 받은 청구권 자금으로 세운 회사라 는 감동과 마음의 빚, 그리고 더 잘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들이 우리들에게 있었습니다. 그것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죠.

그래서 포스코는 직원들의 자긍심 같은 것이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직도 경영정책이 정해지면 위에서 아래까지 한마음이 되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위기가 닥치면 임직원이나 노사가 한마음으로 협력하는 기업문화가 형성하였으며 지금까지 훌륭하게 자라왔다고 자부합니다.

지금 포스코는 세계 제 1위 기업입니다. 규모가 최대는 아니지만. 기술 경쟁력은 1위거든요? WSD(World SteelDynamics)가 평가한 2019년 기술 경쟁력 세계 1위. 10년 연속입니다. 그런 것들이 포스코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옛날도 그랬고 지금도, 그리고도 앞으로도 1위가 가능합니다. 그런 정신이 ̒세계 최고'이어야 한다는 포스코정신의 바탕이라고 봅니다. 창업부터 지금까지 전체 임직원들에게 이어져 내려오는 기업 정신과 문화의 바탕이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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