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전기로 시대(3) : ‘부수고 골라내고 분석한다’…SICON의 철스크랩 고도화
[기획특집] 전기로 시대(3) : ‘부수고 골라내고 분석한다’…SICON의 철스크랩 고도화
  • 정하영
  • 승인 2026.10.12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coShred·HMS Cleaning·ScrapTuning®·EcoScan® 등 공정별 대응
HMS 이물질·비철 제거하고 슈레디드 스크랩 잔류 Cu 관리
ScrapTuning, 기계·공기·센서 선별 결합…기존 설비에도 적용 가능
EcoScan Online, 용해 전 품질정보 확보…스크랩 원료 관리 정밀화
‘Crafted Scrap’ 지향…전기로 확대 맞춰 원료 단계 경쟁력 부각

◆ 전기로 앞단에서 시작되는 품질 경쟁

전기로 시대가 확대될수록 철스크랩을 둘러싼 경쟁은 전기로 내부가 아니라 원료 야드에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철스크랩의 발생량 자체는 장기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폐자동차와 건축물, 기계·설비, 가전제품 등에서 회수되는 노폐스크랩에는 철 이외에도 구리·알루미늄·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고무·토사 등이 혼입될 수 있다.

1차 기사에서 지적했듯 크기와 밀도가 불균일한 스크랩은 장입 효율에 영향을 미치고, 수분과 이물질은 에너지와 슬래그·집진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구리·주석 등 잔류원소 역시 일부 철강제품의 품질 관리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이에 따라 철스크랩 처리기술도 단순한 절단·압축에서 파쇄→선별→클리닝→비철 회수→성분 분석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독일 SICON의 철스크랩 솔루션을 이 공정 순서에 따라 살펴봤다.

① EcoShred — 먼저 ‘잘 부수는 것’에서 시작

첫 단계는 슈레딩(Shredding)이다.

SICON은 투입 원료와 처리 목적에 따라 EcoRip®, EcoShred®, Slimtec, Classic, 1SS, 2SS, Vertec 등 다양한 파쇄 장비를 구성하고 있다.

SICON이 제시한 1,000kW 모델의 슈레디드 스크랩 생산능력은 시간당 30~45톤, 생산 스크랩의 밀도는 약 1.1t/㎥ 이상이다. 프리슈레더 단계에서 난파쇄물과 무거운 물체를 걸러 메인 슈레더의 부하와 파손 위험을 줄이는 구조다. (EcoShred는 1,000㎾급 뿐만 아니라 보다 더 큰 용량 등 다양한 규격의 Shredding 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파쇄는 고도화의 시작일 뿐이다. 잘게 부순 뒤 무엇을 얼마나 정확하게 골라내느냐가 다음 단계다.

[사진 1] EcoShred Slimtec – 혼합 철스크랩을 일정한 크기와 형태로 전처리해 후속 선별·정제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Shredding 설비. (사진=SICON)

② HMS Cleaning — 중량고철에서 이물질을 걷어낸다

슈레디드 스크랩뿐 아니라 HMS(Heavy Melting Scrap)도 고도화 대상이다.

중량고철은 겉보기에는 철 비중이 높지만 취급·절단·보관 과정에서 토사와 미세물질, 비철금속 등이 함께 유입될 수 있다.

HMS Cleaning은 이를 스크리닝과 자력선별을 결합해 제거하는 설비다. 투입된 HMS를 3D 스크리닝하고 자력선별 등을 거쳐 Clean HMS와 비철금속·이물질로 분리한다.

SICON에 따르면 Mobile은 시간당 30~80톤, Basic은 70~150톤, Advanced는 70~250톤 처리가 가능하다. Advanced에는 투입부 분리, 가속, 3D 스크리닝, 자력선별, 미세 잔재물 분리 등의 공정이 적용된다.

회사는 이 공정을 통해 Fe 함량을 높이는 동시에 구리, 알루미늄 등 비철 성분을 낮추고 STS(Stainless Steel) 분리 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다. 이물질이 줄어들면 같은 1톤의 스크랩을 투입하더라도 실제 용강으로 회수되는 철의 비중을 높일 여지가 생긴다. 특히 EcoCam®을 활용한 추가 정제 단계를 통해 원치 않는 물질을 추가로 검출 및 분리할 수 있다.

[사진 2] HMS Cleaning Advanced/HMS Cleaning Advanced Beschriftung - SICON HMS Cleaning Advanced 공정 구성. 스크리닝과 자력선별 등을 통해 HMS에 혼입된 이물질과 비철금속을 분리한다. (사진=SICON)

③ ScrapTuning® — 핵심은 ‘구리 관리’

슈레디드 스크랩 고도화에서는 구리(Cu) 관리가 중요한 과제다.

철과 함께 섞여 들어온 구리는 제강 과정에서 단순 산화정련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잔류원소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용해 이후 제거하기보다 스크랩 가공·선별 단계에서 구리 함유 물질을 최대한 분리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SICON의 ScrapTuning®은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춘 모듈형 시스템이다.

Poker Separator에서 긴 물질을 제거하고 MagStand 등의 자력선별을 거쳐 철 성분을 정제한다. AirKnife는 케이블과 가벼운 이물질을 분리하며, PrimeScrap은 구리가 많이 포함된 물질과 저동 슈레디드 스크랩을 추가적으로 구분한다. 이후 필요에 따라 자동 광학·센서 선별 기술을 결합한다.

SICON은 이러한 공정을 통해 제강사의 요구조건 등에 따라 잔류 구리 함량 0.10~0.15% 수준의 슈레디드 스크랩 생산을 목표로 제시한다.

처리능력은 구성에 따라 시간당 20~300톤이며, 전체 라인을 새로 설치하는 것뿐 아니라 필요한 모듈을 기존 슈레더 후단설비에 추가할 수도 있다.

SICON은 이렇게 사용 목적에 맞춰 품질을 조정한 스크랩을 ‘Crafted Scrap on Demand’라고 표현한다.

[사진 3] ScrapTuning®/Render ScrapTuning® - SICON ScrapTuning® 공정 개념도. 기계적 정제와 자력·공기·센서 선별 등을 단계적으로 결합하는 모듈형 시스템이다. (사진=SICON)

④ EcoScan® Online — ‘좋아졌다’에서 ‘얼마나 좋아졌나’로

가공과 선별이 끝나면 마지막 과제가 남는다. 실제 스크랩 품질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SICON의 EcoScan® Online은 이 지점을 겨냥한다. 컨베이어로 이동하는 슈레디드 스크랩을 온라인으로 분석해 Fe 함량과 구리, 크롬, 니켈, 바나듐, 몰리브덴 등 필요한 품질 정보를 파악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ScrapTuning®과 연결하면 정제된 스크랩의 최종 품질을 확인하고 그 정보를 제강공정에 전달하는 체계를 구성할 수 있다.

과거 스크랩 거래가 등급과 중량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러한 기술은 앞으로 중량+성분+품질 데이터를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제강사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투입할 스크랩의 품질정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면 원료 배합을 보다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파쇄→정제→선별→분석’ 하나의 체계로

SICON 솔루션의 특징은 각각의 장비보다 이들을 하나의 공정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철스크랩 산업의 역할이 단순 수집·유통에서 원료 가공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연간 약 6억3,000만톤의 재활용 철원이 철강 생산에 사용되고 있고, 2024년 전기로 조강 생산은 약 5억4,900만톤에 달했다. 앞으로 전기로 비중이 확대될수록 철스크랩의 양뿐 아니라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적용의 관건은 ‘현장 맞춤형’

해외에서 개발된 설비를 그대로 들여오는 것만으로 국내 철스크랩 고도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철스크랩의 종류와 품질, 업체별 처리량, 야드 공간, 기존 슈레더·길로틴 설비와의 연계, 철강사가 요구하는 원료 규격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청원금속은 SICON과 협력해 국내 업체의 기존 설비와 원료 특성에 맞는 적용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시스템을 한꺼번에 설치하기보다 필요한 공정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철스크랩 고도화의 목적은 첨단 장비 자체가 아니다. 같은 철스크랩에서 불필요한 성분은 더 많이 제거하고, 철은 더 많이 회수하며, 최종 품질을 확인해 제강사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만드는 것이다.

전기로 시대가 가까워질수록 철스크랩은 ‘발생하는 대로 사용하는 원료’에서 품질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원료로 바뀌고 있다. SICON의 다양한 솔루션이 국내에서 관심을 받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