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레딩·선별·클리닝·온라인 분석…스크랩 전처리·정제 기술 주목
SICON, HMS Cleaning·ScrapTuning·EcoScan 등 솔루션 보유
청원금속, 국내 철강업계 적용 가능성 검토…기술지원 체계 모색
철강 설비 공급 경험 기반 스크랩 가공·품질관리 분야 사업 확대
중량 철스크랩의 이물질과 비철금속을 분리해 원료 품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진=SICON)”
◆ 철스크랩 경쟁, 이제 ‘양’에서 ‘질’로
전기로 확대와 탄소중립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철스크랩의 확보와 함께 품질 고도화가 철강업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철강 설비·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청원금속이 독일 SICON의 철스크랩 가공·선별·품질관리 솔루션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철스크랩은 발생원과 가공 방법에 따라 품질 편차가 크다. 특히 노폐스크랩에는 구리·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과 토사, 고무, 플라스틱 등의 이물질이 혼입될 수 있다. 전기로 투입량이 늘어날수록 단순히 철스크랩 물량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안정적인 조업과 제품 품질을 담보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한편 세계 철강산업에서 철스크랩의 위상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BIR에 따르면 세계 철강 생산에는 연간 약 6억3,000만톤의 재활용 철원(recycled steel)이 사용되고 있다. 2024년 주요 국가·지역의 사용량은 4억6,060만7,000톤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2,250만7,000톤으로 전년보다 14.0% 감소했지만 조강 생산 대비 사용 비중은 35.4%에 달했다.
전기로 비중 상승에 따라 앞으로의 핵심은 단순히 많은 스크랩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품질의 스크랩을 확보해 전기로 조업에 적합한 원료로 가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청원금속, SICON 국내 공급·기술지원 파트너 역할 모색
이런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유수의 철강 설비 전문기업인 청원금속은 SICON의 철스크랩 관련 설비와 솔루션을 국내에 소개하고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원금속은 국내 제철·중공업 분야에 해외 설비와 기술을 발굴·공급해 온 철강 설비 전문기업이다. 회사는 코크스·고로에서 연속주조, 압연에 이르는 철강 생산공정의 각종 설비와 기술을 국내에 공급해 왔다.
이번 검토는 기존 철강 생산설비 영역에서 한발 더 나아가 원료인 철스크랩의 가공과 품질관리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청원금속이 검토하는 역할도 단순한 장비 판매에 한정하지 않는다. 국내 스크랩 가공업체와 철강사의 원료 조건, 처리량, 기존 설비 등을 검토한 뒤 적합한 설비를 제안하고, 설치 이후 운전과 유지보수·기술지원까지 연결하는 국내 파트너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국내 공급 모델과 대상 설비, 사업 범위 등은 SICON 및 국내 수요업체와의 협의를 거쳐 구체화될 예정이다.
◆ SICON, 스크랩 ‘가공부터 품질 확인까지’
독일 SICON은 철스크랩과 비철금속 재활용 분야의 장비·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단일 장비뿐 아니라 슈레딩→선별→클리닝→비철 회수→품질 분석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제품군에는 EcoShred® 계열 슈레더를 비롯해 HMS Cleaning, ScrapTuning®, MagSpin, AirKnife, PrimeScrap®, EcoScan® Online 등이 포함된다. SICON은 이를 개별 설비로 적용하거나 기존 플랜트 업그레이드의 경우 기존 스크랩 처리라인과 결합할 수 있도록 모듈화하고 있다.
특히 SICON이 강조하는 영역은 철스크랩을 단순히 잘게 파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철 함량을 높이고 구리 등 비철 성분과 이물질을 줄인 뒤 최종 품질까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는 철스크랩의 품질 편차가 커질수록 원료를 공급하는 가공업체와 사용하는 철강사 모두에게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 HMS에서 슈레디드까지 ‘고급 원료화’
대표적인 설비인 HMS Cleaning은 중량 철스크랩(HMS)에 섞여 있는 토사와 미세물질, 비철금속 등을 스크리닝과 자력선별 등을 통해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SICON은 Mobile, Basic, Advanced 등으로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으며 처리능력은 모델에 따라 시간당 30~250톤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Fe 함량을 높이고 구리·알루미늄 등 비철 성분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슈레디드 스크랩에서는 ScrapTuning®이 핵심 역할을 한다. 기계적 클리닝과 자력·공기·센서 선별 등을 조합해 슈레디드 스크랩의 잔류 구리 함량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그 결과물이 제강 공장의 화학적 요구사항을 정확히 충족하는 ‘가공 스크랩(Crafted Scrap)이다.
SICON은 원료와 설비 구성, 제강사 요구조건 등에 따라 구리 함량 0.10~0.15% 수준의 저동 스크랩 생산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회사는 ‘Crafted Scrap on Demand’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 EcoScan Online, 품질을 ‘측정하는 원료’로
여기에 EcoScan® Online이 결합된다.
기존에는 철스크랩의 정확한 성분을 용해 이후에 확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EcoScan Online은 컨베이어를 통해 이동하는 스크랩을 분석해 Fe 함량과 Cu 등 품질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설비다.
ScrapTuning과 EcoScan Online을 연계하면 가공→선별→정제→분석을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SICON의 설명이다.
철스크랩을 단순히 ‘고철 몇 톤’으로 거래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성분과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제강 원료로 관리한다는 개념이다.
◆ 국내 스크랩 산업 고도화 가능성 검토
청원금속이 주목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국내 철스크랩 산업은 오랜 수집·가공·유통 경험을 축적하고 있지만 전기로 확대와 고급강 생산 증가를 감안하면 앞으로는 선별·정제·성분관리 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존 스크랩 야드 전체를 새로 구축하기보다 필요한 공정을 단계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모듈형 설비는 국내 업체들이 검토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ScrapTuning의 경우 SICON도 개별 모듈을 기존 설비에 추가하는 방식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청원금속은 앞으로 국내 철강사와 철스크랩 가공업체의 요구를 파악하면서 SICON 솔루션의 적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결국 전기로 시대의 철스크랩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뿐 아니라 확보한 원료를 얼마나 안정적인 품질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로 확대되고 있다. 청원금속과 SICON의 협력 검토 역시 이러한 철스크랩 시장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