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공급 부족…튀르키예 1개월간 수요 견인차
한국 시장 작년 3월 이후 경량 기준 첫 40만 원 기록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은 동반 상승하며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은 전기로 제강업계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경량A 기준 작년 3월 이후 처음으로 40만 원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내 기록적인 한파로 인한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 최대 수입국인 튀르키예가 1개월간 적극적인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미국 대형모선은 물론 아시아향 컨테이너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대형모선 오퍼는 1월 370달러를 돌파한 뒤 380달러대에 도달했고, 컨테이너는 대만향 오퍼 기준 320달러에 육박하는 등 초강세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23일 철강원료 전문데이터센터인 스틸웨어 자료에 따르면 미국 철스크랩 수출 가격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1월 들어 동부와 서부 연안에서 튀르키예 제강사들과의 거래가 잇따라 성사되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 동부 지역 수출업체는 최근 튀르키예 마르마라 지역 제강사와 HMS 1&2(80:20) 환산 기준 톤당 CFR 376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슈레디드 등 고급 스크랩이 포함된 해당 계약의 HMS(90:10) 기준가는 381달러에 달한다. 서부 연안 역시 이즈미르 지역 제강사와 HMS(80:20) 환산 기준 369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1월에만 동부에서 최소 4건, 서부에서 2건의 계약이 확인됐다.
국내 경량A 구매 가격은 영남지역 기준으로 40만 원에 이미 도달한 상태다. 작년 4분기 내내 기본 테이블 단가는 인상이 없었지만, 현재 특별구매(계약분)를 통해 적용된 인상 폭은 5만 원에 이른다.
가격 급등의 주원인은 국내외 모두 겨울철 공급부족이 심화된 데 있다.
글로벌 급등세를 견인하는 미국 동부 지역의 경우 약 4.5인치의 적설량과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이어지며 스크랩 수집 및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물류비 부담은 다소 완화됐다. 동부-튀르키예 간 해상 운임은 톤당 32달러 수준으로 전월(38달러) 대비 하락하며 수출 가격의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튀르키예 제강사들이 완제품 수요 부진과 리라화 약세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스크랩 구매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현재 미국산 스크랩 오퍼는 385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라고 전했다.
미국발(發) 강세장은 즉각 아시아 시장으로 전이됐다. 대만의 미국산 컨테이너 스크랩 수입 가격은 톤당 300달러를 훌쩍 넘기며 역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한 달 사이 튀르키예가 대규모 물량을 흡수하면서 아시아 현물 시장의 가용 물량이 빠르게 소진된 탓이다. 미국산 HMS 1&2(80:20) 컨테이너 수입 가격은 CFR 톤당 304~307달러에 성약됐다. 물량 확보가 시급한 일부 제강사는 308달러까지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14달러, 전월 대비 10달러 이상 오른 수치다.
공급사들은 오퍼 가격을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현재 대만향 컨테이너 오퍼는 최고 318달러까지 제시되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 5~10달러가 뛰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일본산 벌크 스크랩(H1&2 50:50) 오퍼 가격 또한 314~323달러 강세를 보이며 동아시아 전역에서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원료 가격 급등은 제품 시장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대만 펑신강철 등 주요 제강사는 철근 판매 가격을 톤당 200대만달러 인상(1만6000대만달러)했다. 가격 인상 예고는 가수요를 자극했다. 지난 20일까지 일주일간 대만 내 철근 판매량은 10만 톤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현지 소식통은 “철근 판매 급증은 가격 인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 경기 등 실제 실수요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해 추격 매수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