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디자이너의 철학+프리미엄 컬러강판 거대한 조형물로
3D 설계, 디지털프린팅 기술… 1428개 패널에 담아낸 ‘감각’
고내식성 합금강판 GIX 사용, 30년 품질 보증 지속가능건축
서울 종로의 열린송현녹지광장,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곡면의 조형물이 자리 잡았다.
마치 용의 비늘처럼, 혹은 잔잔한 물결처럼 굽이치는 이 작품의 이름은 ‘휴머나이즈 월(Humanise Wall)’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과 동국제강그룹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동국씨엠의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Luxteel)’로 빚어낸 세계 최초의 초대형 강판 조형물이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이기도 한 토마스 헤더윅은 이 작품을 ‘시민들에게 보내는 초대장’이라고 설명한다.
어느 도시를 가도 비슷비슷한 건물들이 만드는 따분한 풍경에서 벗어나, 누구나 편안히 다가와 흥미롭고 따뜻한 이야기를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헤더윅은 자신의 저서 '더 인간적인 건축(Humanise)'에서 강조한 철학을 이번 작품으로 구체화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시선이 공존하다.
▲멀리서 보이는 도시의 풍경(시티뷰) ▲보행자의 눈높이(스트릿 뷰) ▲그리고 소재의 질감을 느끼는 가까운 거리(도어 뷰)가 하나의 벽에 담겼다.
‘휴머나이즈 월’은 두께 1㎜, 750×2400 규격의 강판 패널 1428장을 이어 붙여 완성됐다. 길이 90m, 높이 16m, 무게 80톤의 압도적인 규모다.
용이나 물고기의 비늘 같은 패널이 겹겹이 이어져 곡선의 흐름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직선보다 곡선을 선호하는 헤더윅의 지향점을 잘 드러낸다.
제작 과정에는 동국씨엠의 가공 기술이 고스란히 담겼다.
패널마다 각기 다른 날개(탭)의 각도를 정밀 설계하고, MCT 절삭 가공을 거쳐 뼈대 위에 그물처럼 엮어 올렸다. 또 친환경 고내식성 합금도금강판(GIX)을 적용해 30년간 부식 없이 안정적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애초 헤더윅은 한국의 전통적인 패치워크 방식의 ‘조각보’를 떠올리며 직물을 고려했지만, 옥외 전시 특성상 기후에 취약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철강재로 방향을 틀었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은 우연찮은 기회로 한국에 방문한 헤더윅 스튜디오와 인연을 맺으며 휴머나이즈 월의 소재로 럭스틸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동국씨엠의 고내식성 컬러강판은 약 30년간 품질을 보증해 건축용 자재로 더할나위 없는 조건을 갖췄다.
심지어 친환경 철강제품으로 지속가능한 건축을 추구하는 헤더윅의 요구에도 부합해 그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었다.
동국씨엠의 ‘디지털 프린팅’ 기술은 섬세함을 더했다. 기존의 그라디 업셋 방식이나 실크스크린 방식은 롤을 여러번 교체하는 등 시간이 오래걸릴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프린팅은 연속적인 이미지를, 화질 저하 없이 단 하루 만에 1428개의 모든 패널에 선명하게 인쇄해냈다.
휴머나이즈 월의 제작기간은 도면작업부터 실제 조형물 구현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됐다. 동국씨엠의 특화된 기술력과 신속한 공정 관리, 납기 시스템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성공적인 막을 연 일등공신이 됐다.
토마스 헤더윅은 “이런 게 가능하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수명이 30년 되는 제품에 색과 글자를 넣고 질감과 감각을 넣는 것 말이다”라며 “비엔날레의 가장 어렵고 놀라운 부분을 환상적으로 만들어준 동국씨엠 엔지니어들의 열정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휴머나이즈 월에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수 있는 이스터에그도 숨겨져있다. 아이 두 명이 그려진 일러스트가 조형물 곳곳에 약 20개가 숨겨져 있어 찾아내는 재미도 있다. 이와 함께 딸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거울에 비친 토마스 헤더윅의 이미지와 헤더윅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도 발견할 수 있다.
휴머나이즈 월 반대편에는 ‘일상의 벽’이 전시됐다. 각각의 작품 뒤편 마감재에도 럭스틸이 사용돼 고급스러운 미감과 튼튼한 내구성을 갖췄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5회를 맞이했다. 그 중심에 선 ‘휴머나이즈 월’은 도시 한복판에 초대형 곡선을 세우며 관람객들에게 건축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휴머나이즈 월은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상설 전시 형식으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내년 3월 전시 종료 후에는 하늘공원으로 이전·재배치 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공공성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