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자산관리,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자산관리,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김진혁
  • 승인 2025.09.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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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나와 궁전 밖에 사는 거지와의 차이는 단 하나뿐이야. 그 거지는 단지 다음 끼니를 걱정하고, 나는 내 삶의 마지막 끼니를 걱정한다는 점이지. 이 사람아, 부를 좇지 말고 부자가 될 목적으로 일하지 말아. 그 대신 행복을 위해 힘쓰고 사랑받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평온을 얻는 일이야.” – 오그 만디노, 『위대한 상인의 비밀』중에서

100세 시대는 이제 막연한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AI의 부상은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며, 고금리·저성장이라는 경제 환경은 개인의 노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그 속도와 삶의 질은 이제 개인의 준비 여부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 사회’다. 2025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를 넘겼고, 2045년에는 37%로 치솟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령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수명도 점차 늘고 있다. 2025년 84.5세, 2045년엔 87.9세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일부 학자는 120세 시대까지 언급한다. 문제는 수명연장에 걸맞은 경제적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년퇴직이 60세 전후임을 고려하면, 최소 20~30년의 노후를 자산 인출로 버텨야 한다. 과거처럼 짧은 노년이 아닌 ‘제2의 인생’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그 현실은 냉혹하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 노인 빈곤율은 OECD 1위다. 한 조사에서는 노후 준비를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라고 답한 이가 전체의 52.5%였다.

국민이 바라는 노후 생활비는 월 369만 원이지만, 실제 63세 이상 연금수령자의 평균 연금은 월 80만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자리의 질도 열악하다. 65세 이상 근로자의 35.4%는 단순노무직에 종사 중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될까? 이유 중 하나는 자산 구성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 미국 가구는 금융 투자, 연금 계좌, 장기 복리 전략 등 금융 중심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반면 한국은 부동산 편중이 심각하다.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경우도 흔하며, 금융 지식이나 분산 투자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그 결과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때 가계 전체가 불안정해진다.

이제 필요한 것은 ‘스스로 평생 월급을 만드는 자산관리 전략’이다. 핵심 세 가지는 장기 인출 전략, 분산 투자, 리밸런싱이다.

첫째, 장기 인출 전략은 노후 자산을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에 초점을 둔다. 물가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확보해 실질 자산가치 하락을 방어한다. 이를 위해 필수 생활비는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으로 구성하고, 일정한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유 자산의 크기보다 예측 가능한 인출 구조가 노후 삶의 안정성을 결정한다.

둘째, 분산 투자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해야 한다. 은퇴 후 가장 무서운 적은 사실상 ‘물가 상승’이다. 은퇴 자금의 실질 구매력을 갉아먹고, 한 번 높아진 소비 수준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이를 대비하려면 주식, TDF(타깃데이트펀드), 채권 등 자산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세액공제, 복리 효과, 노후 자금관리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수단 중 하나다.

셋째, 리밸런싱은 자산 관리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자산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가치가 달라진다. 처음의 투자 비율이 깨지는 것을 방치하게 되면 리스크가 커진다. 정기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정함으로써 수익률 변동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야 한다. 글로벌 자산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더 이상 국내 부동산과 예금만으로 자산을 보존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실제 사례를 보자.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70대 여성 앤 시어스는 50대에 정리해고를 당한 뒤 IRP와 주식에 소액씩 투자하며 자산을 관리했다. 지금은 매달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받고, 여행과 봉사활동을 하며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다. 그녀의 성공은 거창한 재산이 아니라 소액의 장기투자와 꾸준한 자산관리에서 나왔다.

한국 가계 역시 ‘부동산 한 채’ 신화에서 벗어나 복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자산배분의 한 예로, 주식·채권 40%, 예금 40%, 리츠 및 대체 투자 20% 구성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자산만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금융 상품 이해도와 자기계발 역량을 함께 키웠으면 한다. 노후 자산관리의 수준은 금융 문해력에 따라 갈린다.

“인생은 준비된 자에게는 여정이지만, 그렇지 못한 자에게는 생존이다.”

지금 당장은 빠듯하더라도, 꾸준한 학습과 작은 실천이 스스로 평생 월급을 만드는 힘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고단했던 직장생활의 끝에서 ‘경제적 평온’이라는 보상을 받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자산관리를 시작할 골든타임임을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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