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안전, 심리적 문화에서 시작된다
[남영준 칼럼] 안전, 심리적 문화에서 시작된다
  • 남영준
  • 승인 2025.08.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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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사람이 일평생을 살아가면서 사고와 무관하게 지내기는 어렵다. 특히 교통사고와 관련된 통계를 보면 사고의 일상성을 실감할 수 있다.

실제로 운전자 대다수가 평생 한 번 이상 사고를 겪으며, 운전 경력 기간 동안 평균 3~4차례의 사고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약 1~2%다. 단순한 확률로만 따져도 100명 가운데 한두 명은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사고는 우리의 삶과 늘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나 같은 위험에 노출된다고 해서 모두 비슷한 결과를 겪는 건 아니다. 일부는 사고를 자주 겪지만 또 다른 일부는 비교적 안전하게 살아간다.

그 차이는 개인의 태도와 습관, 특히 안전을 바라보는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운전의 사례만 두고 보더라도 방어운전이 습관화된 사람은 사고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이는 개인 차원의 이야기이지만 사회나 조직의 차원에서도 똑같다.

조직 내에서 ‘심리적 안전감’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구성원이 실수나 실패를 하더라도 배척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런 심리적 토대가 마련된 조직은 소통이 원활하고, 급작스러운 위험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에서는 안전사고 발생률이 최대 40%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직원들이 위험요소를 두려움 없이 공유하고 실수마저도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심리적 안전감이 부족한 조직에서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직원들이 실수나 위험을 숨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이는 오히려 위험을 증대시킨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은 통제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가 흔히 반복 사고에서 보듯, 원인을 알고도 제때 드러내지 못한 것이 결국 비극을 키운 경우가 많다.

또 조직의 정서적 유대감, 즉 집단응집력은 안전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응집력이 높은 집단일수록 서로 간의 신뢰와 정서적 연결성이 크며 이는 안전수칙 준수와 위험회피 동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다시 말해 안전은 규칙이나 제도만으로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분위기와 관계망 속에서 강화된다. 따라서 조직은 안전 분위기에서 안전 동기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의 작업환경은 이와 반대로 되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작업부하, 불명확한 역할, 조직 변화로 인한 불안정성이 계속되면 근로자의 심리는 고갈된다. 피로와 스트레스는 안전행동을 저해하고 결국 사고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안전을 위한 기술적 관리가 아무리 엄격해도 심리적 요인을 간과한다면 실질적인 안전 확보는 어렵다.

최근 일부 기업들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행동기반안전관리(BBS)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이 자신과 동료의 위험 행동을 스스로 인지하고, 위험요소를 적극적으로 보고하며, 이를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반영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특정 기업의 사례에서 BBS를 적용한 결과, 안전사고가 줄었을 뿐 아니라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도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안전은 단순한 규율 준수 차원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심리적 인식 속에서 확장되는 개념임을 보여준다.

우리가 사고를 피할 수 없는 확률 속에 살아도, 안전을 향한 태도와 문화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 확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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