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서점에 들렸다가 눈에 번쩍 띄는 제목의 책을 힌 권 발견했다.. ‘일본제철의 환생’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과거 일본 제조업의 쇠락원인을 일본인의 시각에 바라본 책을 읽은 이후 일본 제조업과 관련된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철강사인 일본제철의 사례를 분석해놓은 책이라서 더 많은 관심이 가서 바로 구입하여 하나하나 형광펜을 그어가면서 꼼꼼히 살펴보았다. 읽어 내려가는 내내 문장 하나하나에서 우리 입장에서 정말 본받을 점이 많은 선진기업이라는 생각을 더욱 가지게끔 하였다.
오늘은 이 자리를 빌어 짧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시간이 날 때 부분 부분 중요한 내용을 하나씩 정리하고자 한다.
‘일본제철의 환생’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베테랑 기자인 우에사카 요시후미가 2019년 사장에 취임한 하시모토 에이지의 리더십 아래, 일본 최대 철강기업인 일본제철이 극심한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글로 정리한 경영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일본제철 위기의 시작은 ‘18~’19년 사이에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20년 3월까지 약 4,300억엔(한화 4조3천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최악의 경영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이다. 이러한 경영손실의 주요한 원인으로 기존의 ’저가 공급 중심의 판매구조‘와 ’내부적인 비효율적인 문화‘가 누적된 결과로 지목이 되었다.
이에 따라 하시모토 사장은 직접 전국의 16개 제철소를 방문하면서 현장 실태를 파악한 후, ’21년 3월에 노후화된 고로 5기를 폐쇄하고, 생산라인 32군데를 정지하고 생산량 20% 감축, 인력 1만명 감축 등의 전례 없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또한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통해 효율성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실행하였다.
이어서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마케팅 측면에서는 기존의 ‘저가 납품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가격 인상 없이는 공급 중단”이라는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고객사들을 설득해서 수익구조를 바로 잡았다. 내부적으로는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 부서에는 민감하게 대응하며, 직원 급여와 보너스를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하였다.
또 하나 글로벌 공급망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글로벌 전략으로 ‘글로벌 1.0⟶2.0⟶3.0’ 3단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글로벌화를 진행했다. 이는 기존에 해오던 일본의 제철소로부터 반제품을 수출해서 현지에서 가공하는 해외사업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인도의 에사르 철강사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미국의 US스틸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확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와 같은 글로벌 공급망 확충 배경에는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필요한 인프라와 기술력 확보를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 에사르 철강사 인수배경에는 에사르가 보유하고 있는 생산설비가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미드렉스(Midrex)방식의 전기로라는 점이다. 이는 탄소배출 절감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향후 수소환원제철 기술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S스틸의 인수배경에는 US스틸이 보유하고 있는 철광석 광산(미네소타주)이다. US스틸이 이곳에서 채굴한 철광석으로 펠릿을 만들어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펠릿은 수소환원제철에서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US스틸이 지난 2021년도에 전기로업체인 빅리버스틸을 인수했는데 이 전기로사의 경우 사용 전력의 약 75%를 태양광과 원자력 발전으로부터 공급받아 고장력강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분 역시 US스틸 인수를 통해서 짧은 기간에 고부가가치 저탄소 철강제품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대체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일본제철은 향후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대응까지 염두에 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구상하고 실천해나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철강사들의 중장기 생존전략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이 책에서 전하는 주요 시사점을 요약하면, 위기대응은 오너십 있는 리더십을 기반으로 현장 중심의 개혁과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가격결정권의 회복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구조조정 후에 직원급여나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하여 글로벌 M&A 등을 통해서 장기적인 생존전략의 기반 강화를 위한 체질 강화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철강업에 종사하고 계시는 모든 분께 필독서로 꼭 한번은 읽어보시기를 권유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