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대비 가격경쟁력, 신속 AS 및 소모품 저렴
고급 요구 커져…슈레딩 시스템 개발 금년 내 완료
유압·전기절약·가공 기술로 우수 성능 수명 장기화
경쟁은 당연, 공정 경쟁 통해 시장 안정 성장 해야
유일하게 국내에서 공급 가능한 철강 원료(鐵源)가 철스크랩이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낮은 탄소 배출량은 철스크랩의 중요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보조적 철원에서 가장 핵심적 원료로서 환골탈태(換骨奪胎)하고 있다. 여하히 철스크랩을 확보하느냐 여부가 철강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해 상공정을 고로-전로에서 (직접환원)-전기로로 대체하면서 철스크랩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고급강 생산을 위해서는 고급 철스크랩의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목을 받고 있는 철스크랩이 지난해부터 급격한 수요 감소에 직면하면서 예상 밖의 시장상황에 처해 있다. 공급 부족은 남의 얘기가 되었고 가격은 철근 등 철강재 가격 약세로 동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급 상황 변화로 일찍 현실화된 철스크랩 자급화는 국내 가격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한편 물량 측면에서는 수입량 급감, 수출 본격화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철스크랩 시장 상황 변화는 전기로 제강업계 등 철강업계, 철스크랩 업계는 물론 철스크랩 가공설비(장비) 업계에도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장비업계도 호경기가 찾아오리라던 기대감이 무색할 정도로 수주 감소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 상황에 그칠 것이 분명하다. 머지않은 미래에 수요 회복과 더불어 증가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로를 대체하는 전기로 증설로 철스크랩의 고급화 요구는 유통가공 부문에서의 품질 고급화, 이를 뒷받침할 가공설비에 대한 요구를 확대시킬 것이 명백하다. 특히 슈레딩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지는 이같은 변화의 시기에 철스크랩 가공설비(장비) 업계를 선도하는 주요 업체 대표들을 릴레이 인터뷰한다. 첫번째 인사로, 길로틴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는 리스틸 지상열 대표를 만나봤다.
Q.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선 리스틸이 어떤 회사인지 간략히 소개해주십시오.
A. 리스틸은 철스크랩 처리 기계를 제작, 설치하는 회사입니다. 철스크랩 가공설비(장비)는 집게차부터 포크레인, 계근대 등이 우선 필요하지만 전문 장비로는 절단기부터 선별기, 압축기, 길로틴, 슈레더 등입니다. 리스틸은 2002년 7월 김해 소재 엠티엠서비스(주)로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양산산막공단 내 약 1천평 부지에 자리 잡고 각종 철스크랩 처리 기계 등을 제작, 납품, 설치하고 있습니다.
Q. 철스크랩 장비업계에 종사하시게 된 계기는?
A. 첫 직장이 일본계 로봇제작 업체였습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국내 초기 철스크랩 장비업체인 우주기계에서 약 5년간 근무하면서 철스크랩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회사 사정으로 퇴사한 후 아는 일이자 잘 할 수 있는 일인 철스크랩 장비업체를 창업하였습니다.
Q. 리스틸의 사업 분야 및 경쟁력을 요약해주신다면?
A. 스크랩 기계는 압축기, 칩프레스(분철압축기), 길로틴, 슈레더, 선별기 등이 주장비이고 여기에 최근에는 성분분석기, 방사선 탐지기 등이 부가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리스틸은 이중 압축기, 분철압축기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특히 2축 파쇄기의 경우 성능은 우수하면서도 가격은 낮게 공급이 가능합니다. AS와 소모품의 경우에도 파쇄기의 핵심 부품인 칼날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신속 공급할 수 있는 등 해외 유수업체 대비 많은 장점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리스틸은 길로틴 분야에서 국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독일, 일본 기계 등을 다루면서 축적된 경험으로 독자적 설계가 가능해졌고 가장 적합하고 우수한 부품 등을 여하히 결합해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온 결과라고 봅니다. 설계의 유연성과 유지 보수 측면에서의 장점, 특히 디테일, 안정된 가동, 수명 측면에서 리스틸 장비들은 가장 인정을 받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Q. 많은 납품 및 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들을 뽑아 주신다면?
A. 길로틴의 경우 종전에는 일본 중고기계들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산 제품들이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야드와 스크랩 시장의 특성상 길로틴은 1250톤은 되어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소형 위주인 일본산 길로틴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 움직임에 따라 리스틸은 길로틴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해 많은 제작, 납품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우선 세아베스틸에 납품한 1600톤 길로틴입니다. 일본 모리타 제품을 수입해 조립, 설치를 완벽하게 해낸 장비입니다. 또한 역시 현재 최대급인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납품한 1600톤 길로틴입니다. 자체 설계, 제작을 끝내고 설비는 납품 완료했고 이제 곧 설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Q. 국내 스크랩 장비업체들의 국제 경쟁력 현황과 수출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A. 길로틴을 예로 들면 국산이 일본, 유럽산 대비 가격 면에서 30% 이상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봅니다. 설비 제작비의 경우 일본과 차이가 크지 않지만 수입 장비는 관세, 운반/설치 비용이 많아 총비용에서 30% 내외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능 면에서도 일본산 이상의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설계의 유연성과 유지 보수(A/S) 등에서 차이가 납니다.
일본, 독일 장비의 경우 설계변경이 쉽지 않아 기존 사양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수요가의 요구와 사용 환경에 가장 적합하게 설계에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실례로 리스틸에서 설치했던 세아자원의 경우 6폴 모터를 사용해 내구성을 강화하도록 설계했고 생산성도 8시간 기준 300톤 이상 작업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수요가에 가장 적합하도록 초고속 사양 적용과 내구성을 강화 설계한 사례입니다. 또한 생산성 향상에 따른 부하 경감을 위해 공냉과 수냉을 복합화한 설계 사례도 있습니다.
유지 보수의 경우 수입 장비가 따라 올 수 없는 장점입니다. 일본, 유럽산의 경우 언어와 시차, 거리상의 문제로 사소한 A/S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빈발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경우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해 고장이 나더라도 단시간에 해결이 가능합니다.
특히 외국산 장비들이 모듈화되어 있어 고장, 보수 시 부품 수리비 등이 많아지지만 국산은 고객 편익 위주 설계로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리스틸의 경우 가장 마모가 많이 되는 곳, 스크랩과 직접 닿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리해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해 그만큼 유지 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 가장 많이 보급된 일본산 길로틴은 일본 제작사들의 원가 절감이 계속돼 내구성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이 국내 사용자들의 지적입니다. 특히 열처리 부분과 장비에 사용된 강판의 두께 등에서 약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산은 발주자들의 요구사항을 설계에 반영해 내구성 및 속도 등에서 독일 장비와 유사하다고 봅니다.
수출의 경우 국내 장비업체들의 수출 영업력은 낮거나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본은 종합상사, 철강 전문상사들이 적극적으로 기계, 장비 수출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스크랩 장비들의 수출도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종합상사 등 능력 있는 에이전트의 수출 노력이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스크랩 장비의 우수한 품질과 제작 능력에도 불구하고 거의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인도, 동남아 등지에서 스크랩 장비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향후 보다 증가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물론 종합상사 등의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스크랩 소비 감소로 업계의 어려움이 커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체감하시는 상황 변화와 특히 장비업체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국내 장비업체 간의 경쟁 현황 및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십니까?
A. 발주 물량이 많이 줄어 신규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철근 등 철강 수요 감소가 철스크랩 취급 물량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장비업체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길로틴의 경우를 보면 기존에 사용하던 일본산 중고 길로틴의 대체 수요가 주를 이루다 보니 장비 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국내 스크랩 장비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어렵고 수주 경쟁이 심한 이유입니다.
기계설비업계를 보면 유압기계(프레스) 부문의 기복이 특히 심합니다. 유압기계 비중이 높은 스크랩 장비업체들도 당연히 부침이 크지요. 특히 호황 기간은 짧고 불황이 긴 업계 특성이 많은 장비업체들의 지속생존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봅니다. 이에 따라 오늘 부도가 발생해 사라졌다가 내일 상호를 바꾸거나 대표가 변경돼 다시 영업을 하는 장비업체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솔직히 리스틸처럼 창업 이후 20여년을 넘게 스크랩 장비 사업을 꾸준하게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스크랩 장비업체들의 부침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파산-피인수-사업 재개-파산을 반복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습니다. 스크랩 장비업계가 안고 있는 숙명이자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쟁은 당연한 일이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장비업계의 환경이 이렇다 보니 우선 생존을 위해 비상식적 저가나 품질과 수명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설비 사양으로 수주 경쟁에 참여하는 것은 장비업계는 물론 수요가들에게도 결코 득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고급 스크랩 수요 증가로 슈레더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등 최근의 환경 변화에 대응해 철스크랩 업계나 장비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A. 스크랩 품질에 제강사 등 수요가들의 관심이 최근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급 스크랩 투입으로 인한 생산 수율 하락을 방지하고, 또 탄소중립 추진으로 전기로에서 고품질 강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철스크랩 사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고급 스크랩 확보는 쉽지 않아 경량 등 중저급 스크랩을 고급화할 수 있는 슈레딩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슈레더, 길로틴 등 장비를 갖춘 철스크랩 가공업체는 제조업으로 산업분류하는 관련 법령 개정도 스크랩 가공설비, 장비의 수요 증가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슈레더의 본격적인 도입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슈레더 국산화 역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경량 등 중저급 스크랩의 고급 스크랩화를 효율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해서는 슈레더 일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수요업체(제강사, 스크랩업체)의 현황에 가장 적합토록 각종 가공설비와 선별기 등을 조합한 슈레더 시스템의 설계, 제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리스틸은 일본 테즈카와 기술협력,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올해 안에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공급 체제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공급 측면에서 앞으로의 문제 중 하나가 중국산 장비들인데 현재 가격 면에서 설비 제작비는 60~70% 수준이지만 아직 품질이 조악해 경쟁력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일부 장비업체들이 국내 자체 제작을 포기하고 중국산을 판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산 스크랩 장비의 국내 확산을 재촉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중국산 품질 수준을 보다 빨리 제고시킬 가능성도 안고 있어 스크랩 장비업체들의 자제, 제강사/스크랩 업체들의 장기적 안목에서의 판단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Q. 리스틸이 갖고 있는 독보적 기술, 장비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A. 길로틴과 압축기 등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그 근원에는 유압 기술과 전기절약 기술, 강판 등 구조물 가공 기술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유압 기술의 대표적 우수 사례는 실리더별 가동 설계를 가능케 해주고 있고, 전원 차단은 전기료 절감 등 운용 유지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집니다. 강한 구조물 설계, 제작은 장비 전체의 수명을 장기화할 수 있습니다. 리스틸의 장비들은 성능이 우수하고 튼튼한 장비로 인정을 받음으로써 중고기계 시장에서도 타사 제품 대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A.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모두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철스크랩 시장의 변화는 장비업체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스크랩 업계나 장비 업계 모두 공동 발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