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의 IT손자병법] 펜데믹, 세계적 유행병과 SNS 명암(明暗)
[남영준의 IT손자병법] 펜데믹, 세계적 유행병과 SNS 명암(明暗)
  • 남영준
  • 승인 2020.02.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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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본사 고문(전 국제종합기계 사장)
남영준 본사 고문(전 국제종합기계 사장)

미국에서는 올해 겨울 독감으로 1만 4천명이 숨졌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매년 발생하는 일이고, 독감은 백신이 만들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반면 펜데믹(pandemic) 즉, 코로나19 같은 세계적 유행병이 오면 우리는 크게 두려워하고 위축된다. 펜데믹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병이고 짧은 시간에 퍼지므로 두려워한다.

만일 이런 류의 병도 먼저 예측하고 준비한다면 두려워하지 않을지 모른다. 예전에 의학이 발전하기 전인 중세시대의 흑사병이나 1차 세계대전 때의 스페인 독감처럼 지금은 수천만명이 목숨을 잃는 일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펜데믹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독감으로 죽는 사람보다 적은데도 두려움에 잠긴다. 2004년 유행한 사스로 세계 경제는 540억 달러의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지금 SNS는 긍정과 부정의 2가지 측면을 가지고 펜데믹과 어울려 움직이고 있다. 첫째, 긍정적인 면은 SNS로 조기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의미이다. 어느 지역에 유행병이 발생하면 의사를 찾기 전에 SNS로 검색하는 일부터 먼저 한다. 그래서 독감, 감기, 열, 목 아픔, 기침 등 키워드의 검색이 확 늘어난다. 구글과 많은 스타트업들이 검색과 실제 발생의 연관성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일정 부문 효과를 보고 있다.

부정적인 면은 무분별한 정보의 유통이 이루어지는데 공공 미디어의 정보를 믿기보다 SNS를 통한 정보를 더 믿는다. 일반 미디어는 정부의 정책과 공공성에 따라 일정 부문 정보가 제한될 수 있지만, SNS는 제한이 거의 없고 조금씩 강조된다. SNS의 특성상 평범한 정보나 표현은 확산력이 없고, 묻히다 보니 강조되고 보태지는데 팩트의 정확한 확인 없이 만들어지며, 이성적 표현보다 감성적 표현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 마음에 더 다가오고 실제로 느껴진다. 그리고 아는 사람에게 바로 공유한다. 유행병보다 전파 속도가 더 빠르다.

중국처럼 SNS를 통제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공적인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므로 SNS 정보를 더 믿는다. 정부는 더 통제하고 단속하게 되고 그럴수록 SNS의 신뢰성은 올라가는 역설이 일어난다. 우리도 가짜뉴스는 만들지도 말고 유포하지도 말아야 하지만 단속하면 단속할수록 가짜뉴스의 신뢰성이 올라가는 역설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정부나 일반 미디어는 사실 그대로 보고하고 발표하는 일만큼 가짜를 이길 방법이 없다. SNS 정보를 받은 사람도 바로 공유하기보다 한번 생각하고 하는 일이 펜데믹을 막는 일만큼 중요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지만, 백신은 우리 마음에 있다. 두려움을 쫓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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