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의 미국 전선계열사 수페리어에식스(Superior Essex, 이하 SPSX) 자회사가 최근 KCGI의 투자를 받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CGI가 대표적인 행동주의펀드로 주로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 경영에 적극 개입해왔기 때문이다. SPSX는 정상적인 기업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S는 지난달 말 KCGI와 미래에셋자산운용PE부문 컨소시엄을 SPSX의 자회사 에식스솔루션(Essex Solutions)가 진행하는 2억달러(약27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KCGI 컨소시엄은 오는 11월까지 대금마련을 위한 펀딩을 진행할 계획이다.
SPSX가 평소 KCGI가 관심을 쏟아온 타깃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KCGI는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인데 사명에서도 지향하는바가 명확히 드러난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다.
주로 경영진이나 지배구조에 큰 하자가 있어 기업가치가 훼손된 기업을 타깃해 지분을 사들이고 적극적 경영개입을 해왔다. 소액주주 입장을 대변하며 대주주와 대립하는 구도를 자주 연출해 왔다.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고 배당과 자사주매입 등을 주로 요구해왔다.
△땅콩회황의 한진칼과 △2000억원대 직원횡령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쉰들러와 대주주간 소송전이 진행된 현대엘리베이터 △ DB하이텍 등이 대표적 투자처였다. 모두 대주주와 각을 세운 후 주가가 오르면 엑시트(자금회수)를 도모했다.
반면 SPSX는 지배구조나 경영진에 문제가 없을 뿐더러 유망한 기업이다. SPSX는 미국에 소재한 세계 최대 권선(Magnet Wire)제조사다. 나스닥 상장사였는데 2008년 LS그룹이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권선은 모터나 변압기 등 전자장치에 감는 구리선이다. 전기차용 구동모터와 AI(인공지능)산업에 필요한 초고압 변압기에 권선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초호황을 앞두고 있다.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은 생산거점을 소유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중국, 말레이시아, 일본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권선공장 증설용으로 추정된다.
업계관계자는 “KCGI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펀더설정기금이 3조원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기존 운영전략만으론 적정 수익을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정통 사모펀드와 같이 유망한 기업을 선점해 수익을 다변화해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