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토픽] 전기료 인상에 원가부담 가중…제품가 인상 대응 한계 '감산 카드'
[핫토픽] 전기료 인상에 원가부담 가중…제품가 인상 대응 한계 '감산 카드'
  • 정현준/김도형 기자
  • 승인 2023.11.10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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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요금 kWh당 평균 10.6원 인상돼
전기료 원가비중 제품마다 달라…봉형강 5%
시장반응 통해 인상 결정할 듯…관건은 수요
대안으로 야간시간대 조업·생산 효율화 제시
자료=금융감독원/정리=페로타임즈
자료=금융감독원/정리=페로타임즈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6.9% 인상을 결정하면서 전기로 제강업사들은 물론 철강업계 전반의 원가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원가부담은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수요 부진이 극심한 상태여서 가격 인상도 어려운 실적이다. 일부 전기로 업체는 감산을 검토하거나 전기료가 낮은 야간 조업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지난 8일 산업용, 특히 대기업용 전기요금에 한해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6.9%) 인상하기로 했다. 가정용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전기요금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인상과 관련해 철강업계는 전기료 인상이 원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양대 전기로 업체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에너지 비용은 지난 상반기 증가했다. 양대 전기로 업체 중 하나인 현대제철은 6%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은 지난 6월 인적분할로 인해 6월 한 달분만 반영돼 맞비교가 어렵다. 에너지 비용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은 올해 1월 kWh당 13.1원 인상에 이어 5월에도 8원 올랐다. 6개월 만에 인상이다. 지난해에는 3차례 인상됐다.

각 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상반기 에너지 비용은 1조34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730억 원) 증가했다. 동국제강은 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인상분을 고려하면 연간 비용 규모는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철강업계서 최대 전기사용량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지난 2021년 기준 70억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사용했다. 평균 전기료 인상 가격으로 단순계산하면 인상된 전기료만 746억 원 수준이다. 같은 방식으로 포스코는 385억 원, 동국제강 189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제품 중 봉형강의 경우 원가에서 전기료가 5% 내외로 원가부담이 어느 정도는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보며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강사들이 가격 인상 여부를 고심하는 이유에는 인상된 가격이 시장에서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판매가 부진하고 가격이 약세인 시장에서 수요가 받쳐주지 않아 쉽사리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9월과 10월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지만 시장가격은 떨어졌다. 전기요금 인상은 분명히 4분기 가격 인상요인이다. 가격 인상을 못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자명하다.

한편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은 곳도 있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품가격 책정 시 계산식이 있는 포뮬러 방식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전기료가 반영돼 있어 인상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도출된다”며 “산업용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전기료가 싼 야간시간대를 이용해 조업을 하는 방식과 같은 시간에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효율화를 검토하는 것이 현재로서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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