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통신] 철스크랩 수출 '名家'…전기로 제강사 품에 안긴 이유
[미국통신] 철스크랩 수출 '名家'…전기로 제강사 품에 안긴 이유
  • 김종혁
  • 승인 2023.04.20 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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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로 회사인 커머셜메탈(Commercial Metal)은 자회사인 커머셜메탈리사이클링(Commercial Metal Recycling)을 통해 컨테이너 철스크랩 수출 시장을 견인한 어드밴스드스틸(Advanced Steel)을 인수했다.
전기로 회사인 커머셜메탈(Commercial Metal)은 자회사인 커머셜메탈리사이클링(Commercial Metal Recycling)을 통해 컨테이너 철스크랩 수출 시장을 견인한 어드밴스드스틸(Advanced Steel)을 인수했다.

[여환철=캘리포니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의 어드밴스드스틸(Advanced Steel)은 컨테이너로 철스크랩(고철)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국내 수출입 업계에서도 인지도가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중량스크랩(HMS, Heavy melting scrap)을 빠른 시간 내에 컨테이너에 선적할 수 있는 적재장비(Loading Machine)인 'FASTEK'를 최초로 개발했다. 수출 규모는 한 달에 2만 톤에서 3만 톤 규모다. 주 행선지는 아시아다. 

이 장비가 개발되기 이전 미국 고철 시장은 현지 철강사에 판매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수출은 2~5만 톤 규모를 선적할 수 있는 대형모선으로 튀르키예와 아시아로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전부였다. 

환경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시아향 컨테이너 물류비가 낮아졌고, 중소형 야드(고철 하치장)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수출 전선에 하나, 둘 뛰어들었다. 대형모선 수출 부두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수출업체들이 쏟아져 나오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워진 것도 하나의 배경이었다. 컨테이너에 고철을 담아 해외 고객사로 직접 배송하는 '컨테이너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여기서 어드밴스드스틸은 컨테이너 시장에 한 획을 긋는다.

과거 컨테이너에 고철을 실으려면 밥캣(Bob Cat)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FASTEK'는 단 몇 분이면 한 컨테이너를 채울 수 있다. 수출을 활성화하고, 시장의 판도도 뒤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 설비는 자체 야드에서 상차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물론 다른 야드에도 설치되면서 어드밴스드스틸에 귀속된 하나의 공급망이 됐다. 맥도널드 프렌차이즈의 성공 방식과도 견주기에 충분하다. 

'FASTEK' 설비는 긍정적인 영향 이면에 철강사, 대형 및 소형 야드, 수출상에 이르기까지 고철을 확보하기 위한 무한경쟁을 촉발했다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다. 변화는 어느 한쪽에는 위기를, 또 다른 한쪽엔 기회를 준다. 

올해 4월부터는 컨테이너 시대를 연 '어드밴스드스틸'이라는 이름을 볼 수 없게 됐다. 미국 대형 전기로 회사인 커머셜메탈(Commercial Metal)이 자회사인 커머셜메탈리사이클링(Commercial Metal Recycling)을 통해 인수했다. 작년 10월 인수를 발표하고 올해 4월부로 회사명을 'CMC Recycling Fontana(이하 CMC)'로 변경하는 동시에 조직개편까지 마무리했다. 

CMC는 아리조나에 증설중인 신규 철강 공장에 원료를 조달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 대규모 자금과 조직이 투입되면서 미국 서부지역에서의 입지와 영향력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CMC는 고철 공급사를 단순히 원료 확보를 위한 수단이나 원가절감의 대상이 아닌 함께 투자하고, 성숙한 시장을 조정함으로써 상호 경쟁력을 높여가는 데 집중한다.

한국의 전기로 제강사들이 고철 공급사와의 관계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제강사들은 아직까지 가격인하와 원가절감, 단기실적에 치중하고 있다는 혹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서 고철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철강사들은 양질의 고철 확보를 위한 '원료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데 집중한다. 한국 전기로 제강사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철 공급사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다. 

◆ 여환철 통신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철스크랩 및 비철금속 등 원료 전문 회사인 리메탈인터내셔널(REMETAL AMERICA, http://www.remetalintl.com)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철강 무역부문을 거쳐 대한제강 무역팀장과 구매팀장, 미국 현지 법인인 'Daehan Steel America'에서 법인장을 지냈다. REMETAL은 현재 미국 최대 원료단체인 ISRI(The Institute of Scrap Recycling Industries)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페로타임즈는 통신원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미래 원료로 각광받는 철스크랩과 비철금속과 관련한 미국 현지 소식과 동남아 주요국 등의 시장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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