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욱 부회장 컬러강판 초격차 전략…코로나19 위기 아닌 기회였다
장세욱 부회장 컬러강판 초격차 전략…코로나19 위기 아닌 기회였다
  • 김세움
  • 승인 2021.08.2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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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강판 9개라인 85만 톤 체제 최대 규모
꾸준한 투자와 연구 코로나19 기회로 작용
코로나19 팬데믹 반영 ‘Life’ 콘셉트 제시
럭스틸 바이오 3.0 “바이러스 99.9% 제거”
글라스 페트 제품 일본 인도 등 최강 입지

동국제강은 지난 1972년 국내 최초로 컬러강판 생산라인 1CCL을 준공한 이후 지속적인 투자와 저변 확대를 통해 업계를 선도해왔다. 연간 생산능력(CAPA) 역시 업계 1위로, 1999년 30만 톤 수준이던 컬러강판 생산능력은 2020년 말 기준 75만 톤까지 성장했다. 올해 부산공장 S1CCL 도입으로 9개 라인, 총 85만 톤 체제를 구축,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컬러강판 생산기업으로 입지를 더 강화했다. 동국제강은 선두 기업으로서 컬러강판 시장 저변을 획기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동국제강은 KG그룹의 동부제철 인수, 현대제철 컬러강판 사업 구조조정 등 부침을 겪은 동안 꾸준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단일공장으로는 규모나 기술력에서 단연코 글로벌 ‘톱’으로 인정운 받는다. 올해 KG동부제철, 아주스틸 등이 컬러강판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선두 기업인 동국제강이 새로운 지평을 연 컬러강판 시장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동국제강의 다양한 럭스틸 제품을 활용해 시공한 N서울타워(좌측), 강북삼성병원(우측 상단), 단독주택(우측 하단).
동국제강의 다양한 럭스틸 제품을 활용해 시공한 N서울타워(좌측), 강북삼성병원(우측 상단), 단독주택(우측 하단).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고, 수많은 기업이 위기에 처했다. 2020년 내실 경영의 기조를 더욱 강화하고, 수익성을 지켜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글로벌 No.1 컬러 코팅 기업으로서 컬러강판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겠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2020년 3월20일. 장세욱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꾸준한 기술개발 코로나19 ‘기회로’

꾸준한 투자와 신제품 개발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2019년 국내 유일하게 해안가 내식성을 보증하는 ‘super smp강판’을 출시했고, 패턴과 길이 제약이 없는 코일형의 ‘럭스틸 디지털 프린팅 강판’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국내 최초의 항균 컬러강판으로 개발한 ‘럭스틸 바이오'는 출시 1년 만에 116%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2017년 37%, 2018년 35%, 2019년 35%, 2020년 35% 수준으로, 컬러강판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업계에서 맏형으로 통한다. 올해 최고 주가를 올린 포스코강판 역시 과거에는 유니온스틸(現 동국제강 컬러사업부문)이 그 모태다. 포스코강판은 1988년 2월 동국제강이 포스코의 합작으로 세운 포항도금강판으로 시작했다.

포스코가 자동차강판 분야에서 국내외 ‘톱’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면,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분야에서 글로벌 ‘톱’으로 부상, 한국의 대표 주자가 됐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 인수 이후 컬러강판의 생산기술을 고도화하면서 기능성 디자인 등에서 선두 기업 입지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동국제강의 강점은 기술력에 더한 디자인적 요소다. 업계 최초로 디자인 전담팀을 도입하고, 전문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개발하는 데 주효했다.

동종업계가 프리미엄 가전 및 고급 건자재 시장에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컬러강판 역시 동국제강이 지평을 열어놓은 분야다.

가전·고급 건축물을 아우르는 폭넓은 포트폴리오, 고객 니즈를 반영한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는 동국제강만의 차별화를 극대화한다.

컬러강판 쌍두마차 럭스틸 & 앱스틸

‘Made In Dongkuk’ 컬러강판은 크게 '럭스틸(Luxteel)'과 '앱스틸(Appsteel)' 두 가지 브랜드로 구분된다.

럭스틸은 2011년 론칭한 건축 내·외장재용 브랜드로 '호화로운(Luxury)'과 'Steel'에서 이름을 따왔다. 화려한 디자인과 완벽한 성능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2016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며 품질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영업방식을 BtoB(Business to Business)에서 BtoD(Business to Designer)로 변경, 국내외 디자이너를 직접 공략한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건설 현장이나 설계사무소를 방문해 신축 건축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뒤 설계부터 시공까지 철저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전략이 통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랜드마크인 N서울타워의 경우 시공 과정에서 럭스틸을 사용한 부분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건물 외벽과 천장에는 은회색 징크 패턴 제품을 통해 메탈 특유의 느낌을 강조하고, 목무늬 패턴으로 구성된 적갈색 루버 장식은 실제 목재와 유사한 재질감을 부여하면서 내구성도 높였다.

강북삼성병원도 럭스틸을 활용한 대표적 건축물 중 하나다. 건물 한 동 전체에 사용된 대리석 패턴 제품은 천연 대리석 석재의 대체제로 사용된 긍정적 사례로 꼽힌다. 기존 석재와 동일한 수준의 외관을 구현하면서 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 파괴를 줄일 수 있어 친환경 소재를 찾는 고객의 선호도가 높다.

단독주택, 빌라 등 고급 주거용 건물에 사용되는 빈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골접힘 형태로 제작된 라인 패널 등을 바탕으로 외벽의 구조적 강성을 보강하면서, 다채로운 형태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KTX 광명역, 고척 스카이돔, 송림 아시안게임 경기장 등 각종 공공시설과 광화문 D타워, 제주 신라면세점 등 유수의 건축물에 사용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외 역시 중국을 시작으로 러시아, 유럽, 호주, 미국 시장 등을 활발하게 공략 중이다.

동국제강이 ‘2021년 컬러강판 디자인 트렌드 및 신제품 발표회’에서 공개한 신규 디자인.
동국제강이 ‘2021년 컬러강판 디자인 트렌드 및 신제품 발표회’에서 공개한 신규 디자인.

동국제강은 이같은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5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된 디자인 전담팀을 운영, 2019년부터 매해 '컬러강판 디자인 트렌드 및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속 주거 공간에 대한 재해석을 담은 디자인 콘셉트 'Life'를 제시하고 ▲Hi digital ▲Touched star ▲Hidden Treasure 세 가지 테마를 선보였다.

‘Hi digital’ 테마의 경우 프린팅 롤(roll) 기법을 활용한 디지털 프린팅 컬러강판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자유롭게 표현해 이목을 끌었다.

또 ‘Touched star’는 화려한 패턴에 질감을 더해 철강제품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디자인을, ‘Hidden Treasure’는 기존 개발 및 생산된 디자인 중 미공개 작품을 엄선해 소개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야외활동이 제한되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건물'과 '공간'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해석하자는 취지"라며 "국내외 비대면 프로모션 전개 등 판매 역량을 지속 강화해 초격차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6월에는 SK에코플랜트와 항바이러스·향균 패널 확대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향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 3.0'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럭스틸 바이오 3.0는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기존의 박테리아, 곰팡이는 물론 코로나19 등 바이러스도 30분 내에 99.9% 제거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선별 진료소, 식품 공장, 제약회사 등 세균 차단이 필요한 공간은 물론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 공간에도 내외장재로 공급할 예정이다.

동국제강 앱스틸 제품을 활용한 LG 오브제 컬렉션.
동국제강 앱스틸 제품을 활용한 LG 오브제 컬렉션.

앱스틸은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앱(App)처럼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의미를 담아 2013년 론칭했다.

주로 삼성 비스포크, LG 오브제 컬렉션 등 프리미엄 가전에 사용되며, 코로나19 팬데믹이후 가전업황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유리처럼 투명한 재질의 글라스 페트(Glass Pet)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글라스 페트는 특수 공법과 설비를 활용해 도장 표면의 선영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솔리드(Solid) 색상부터 반짝임을 더한 펄(Pearl) 등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다. 고광택 제품을 선호하는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글로벌 가전업계 역시 앱스틸을 주목하고 있다. 샤프, 파나소닉, 하이얼 등 일본·중국계 기업은 물론 비디오콘, 고드리지 등 인도 가전업체의 러브콜도 이어지는 추세다.

인도의 경우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플라스틱 대신 메탈 소재 고급 백색가전 수요가 급증한 데다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이에 따라 연산 26만6000톤 규모의 부산공장 6CCL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인도향 수출에 집중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 측은 "다양한 색상과 무늬, 질감을 구현할 수 있어 현지 가전업체의 관심이 높다"며 "과거에는 꽃무늬가 들어간 제품의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심플한 디자인을 찾는 고객사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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